알리바바그룹의 마윈 회장이 '신유통' 개념을 제시한 이래 중국 경제를 뒤흔드는 기업이 등장했다. 알리바바와 징둥 등 온라인 전자상거래 공룡의 오프라인 진출에 이어 '신선식품' 분야에서 새로운 유통방식으로 O2O 앱 1위에 등극한 업체가 화제다.
서비스명은 '디몰(Dmall, 중국어명 뚜어디엔)'이다.
중국 시장조사 기업 이관(易?)에 따르면 8월 유통 O2O 앱 순위에서 디몰이 전체 51개 유통 플랫폼 중 1위다. 월 활동 사용자가 408만6천400명을 넘어섰다. 2위는 징둥이 운영하는 '징둥다오지아'가 차지했지만 월 사용자는 디몰의 절반 수준인 201만300만명에 그쳤다. 징둥다오지아는 징둥의 오프라인 신선식품 O2O 배송 플랫폼이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계는 징둥을 2배 넘는 수치로 제압한 디몰이 가져온 신유통 경쟁력을 분석하고 나섰다. 징둥과 전혀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는 디몰은 최근 베이징과 항저우 등 수 십개 도시에 진출해 기세를 넓히고 있다. 디몰 특유의 방식으로 알리바바와 징둥이 '독점'하다시피하는 온라인 전자상거래의 다크호스로 등극한 것이다.
디몰이 오프라인 슈퍼 및 상가와 협력하는 방식은 근본적으로 징둥·알리바바와 차이가 있다.
예컨대 징둥다오지아의 경우 슈퍼가 온라인에 매장을 열면 징둥다오지아가 상당 부분 온라인 '유입'과 '오프라인 배송'을 담당한다.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제품을 주문하면 배송 직원이 근처의 상점에서 제품을 수령해 배송을 완료한다. 이때 상점이 징둥다오지아에 3~10%의 수수료를 낸다. 동시에 징둥다오지아는 소비자로부터 4위안(약 690원)의 배달비를 받는다. 어떠한 슈퍼도 징둥에 매장을 열어 온라인 판매를 할 수 있으며, 이같은 간단한 방식을 통해 징둥다오지아 역시 빠르게 세력을 확장하고 많은 사용자의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디몰의 전략은 다르다. 디몰은 슈퍼 및 상가와 협력할 때 'QR코드를 매개로 한 시스템 차원의 연결' 모델을 택했다. 슈퍼에 들어선 소비자가 QR코드로 스캔하면 제품을 온라인 구매할 수 있으며 수 시간 내 집으로 배송이 된다. 슈퍼의 시스템과 디몰의 시스템을 직접 연결한 것이다. 기술, 제품, 창고 현황, 재고, 물류, 회원, 마케팅 등 방면에 있어 온라인과 오프라인 정보를 완전히 일체 시켰다.
이 전략은 성공했다. 1년 여만에 400만명이 넘는 사용자를 모았다. 디몰의 첫번째 성공 요인은 바로 오프라인 사용자를 '온+오프라인' 사용자로 전환시켰다는 점이다.
디몰의 '자유쇼핑'과 '차오푸(중국어로 1초 만에 지불이 이뤄진다는 의미)' 기능을 보면, 소비자가 슈퍼에서 자유쇼핑 기능을 활용해 셀프로 직접 QR코드 결제를 할 수 있게 했다. 이때 소비자는 오프라인에 위치해 있지만 온라인 쇼핑 구매자가 된 셈이다. 제품은 2시간이면 자택 등 원하는 목적지로 배송된다.
배송 시간도 선택할 수 있다. 오프라인 슈퍼의 회원인데 온라인 사용자가 된 것이다. 이 사용자는 향후 진짜로 온라인에서 제품을 구매하고 오프라인으로 배송을 받을 수도 있다. 이 방식은 오프라인 슈퍼에 있어 오프라인 사용자를 '지켜' 주면서도 온라인 소비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했다. 이렇듯 결정적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용자 일체화가 이뤄지면서 소비자는 '슈퍼에서 계산대에 줄을 서지 않아도 되는' 이점을 누릴 수 있다.
이때 디몰은 크게 두 가지 기능을 하게 되는데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인터넷 기술을 통해 자체적인 경영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하나의 완전한 전자상거래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DNA를 심는 것이다. 이 방식은 오프라인 유통기업의 '온라인화'를 도모했다고 볼 수 있다.
디몰은 이 모델을 실현하면서 또 하나의 정보를 온라인 세상과 오프라인 공간에서 합치시켰다. 바로 '창고 재고' 정보다.
예컨대 한 상점이 총 10개의 새우 재고를 갖고 있다고 쳤을 때 3개는 QR코드로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7개는 오프라인에서 판매하기로 했지만, 오프라인 판매가 잘되서 10개의 새우가 모두 팔릴 수 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3개의 새우 재고가 그대로 있다고 나오지 않도록 한 것이다. 이를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정보를 실시간으로 동기화 시켰다. 사용자들이 온라인 구매를 하고 난 직후 슈퍼의 시스템과 곧장 연결돼 재고 숫자가 변동되면서 불일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
그간 일반적으로 오프라인 슈퍼가 온라인에 매장을 열면 이 점이 잘 실현되지 않았다. 슈퍼의 제품종류(SKU)가 워낙 많고 온라인 전자상거래 운영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갑작스러운 매진 사태와 불필요한 재고 문제가 컸고 이로 인한 소비자의 고충이 불가피했다. 이 점에서 디몰은 오프라인 슈퍼의 온라인화를 도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회원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오프라인 회원의 온라인 데이터가 쌓이면서 구매 성향 등 분석도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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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몰은 물류 효율도 높였다. 가전제품과 달리 신선식품의 경우 제품 단가는 낮지만 재고 관리와 물류가 생명이다. 유통기한을 넘기면 안된다. 디몰의 경우 시스템 연결을 통해 물류 효율을 높였다. 디몰 플랫폼 내에서 각 상점의 재고와 물류, 배송 시스템을 연결해 정보를 통일하고 기존 오프라인 상점의 물류 개선을 도왔다.
약 1억 달러의 투자를 받은 디몰은 초창기 신선식품 '대리구매'로 시작했지만 현재 중국 전국 20여 개 도시에 진출해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200명이 넘는 기술인력이 시스템 연구개발 및 인터넷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