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가 상징이나 다름 없던 140자 제한 조치를 풀기로 했다. 일부 사용자에 한해 280자까지 늘렸다.
트위터는 26일(현지시간)공식 블로그를 통해 140자 제한을 풀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시범 조치란 단서를 달긴 했지만 트위터의 상징이던 ‘간결한 표현’을 포기한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날 트위터 측은 “이번 변화에 대한 조사 결과에 대해 만족하긴 하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확대하기 전에 소수그룹을 대상으로 먼저 시범 적용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 '140자 제한'은 트위터 초기 성공 비결 중 하나
’140자 제한’은 트위터가 출발 초기 다른 서비스와 차별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짧고 간결한 표현이 모바일 세대의 감성과 맞아 떨어졌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특히 일부 긍정론자들은 트위터의 140자 제한이 모든 이용자들에게 평등한 환경을 만들어줬다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글을 아주 잘 쓰든 그렇지 않든 큰 차이 없이 소통할 수 있도록 해 줬다는 것이다.
물론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140자 제한과 그냥 흘러가버리는 타임라인 방식 때문에 초보 이용자들이 즐길 글이 별로 없다는 비판도 강하게 제기됐다.
이용자가 계속 늘고 있는 페이스북과 달리 트위터는 정체 상태를 면치 못하는 것도 이런 한계 때문이란 지적도 적지 않았다.
지난 해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로 복귀한 잭 도시 역시 140자 제한을 풀 가능성이 있다는 언급을 하기도 했다. 결국 트위터는 1년 여 간의 고민 끝에 글자 제한 조치를 푸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트위터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간결하던 장점 대신 정보를 우겨 넣은 글들이 난무할 것”이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40자 제한 때문에 한번 더 생각한 뒤 간결하게 표현하던 장점이 사라질 경우 더 어정쩡해 질 수도 있다는 비판이다.
■ "한국-일본-중국은 140자로도 큰 문제 없어"
이에 대해 트위터는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트위터는 자신들이 분석한 이용자 데이터를 근거로 들었다.
트위터는 한국, 일본, 중국 같은 동양권에선 140자 제한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일본 트위터 이용자들 중엔 140자를 꽉 채워서 글을 올리는 비율이 0.4%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트위터가 280자 확장 조치에 한중일을 제외한 건 이런 사정과도 관련이 있다.
반면 영어권에선 조금 다르다. 전체 이용자의 9% 가량이 140자 제한을 꽉 채운 글을 올린다는 것.
트위터는 “대부분의 일본 트윗은 15글자 정도인 반면 영어 트윗은 34자 수준이다”면서 “영어권 이용자들에겐 140자 제한이 트위터를 이용하는 가장 큰 장벽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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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는 또 “140자에 맞춰야 한다는 제한이 없을 경우 훨씬 더 많은 트윗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근거를 토대로 트위터는 “간결함은 트위터의 생명이다. 이 부분은 절대 변경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이번 조치는 ‘간결함’을 포기하는 게 아니라 글자 제한 때문에 트윗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숨통을 터주기 위한 것이란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