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훈 카카오 대표가 국내에서 플랫폼 사업으로 성장했던 것과 달리 해외 시장에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또 글로벌 기업이 국내 시장에 급속히 침투한 최근 수년 간의 상황을 고려해 국내 IT 기업이 받는 역차별 해소가 중요하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임지훈 대표는 지난 2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의견을 밝혔다.
■"해외 진출, 카카오가 잘할 수 있는 것은 콘텐츠"
임지훈 대표는 해외 진출의 답을 경쟁력 있는 '콘텐츠'에서 찾았다고 밝혔다.
우선 현재 카카오가 국내에서 지배적인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메신저 사업이나, 인터넷 태동기 초반부터 운영된 포털 사업의 경우 해외 진출에서 큰 성공을 거두기 힘들다고 봤다.
이미 국가별로 지배적 사업자가 자리 잡힌 메신저나 포털 등 플랫폼 사업의 경우 전국민이 사용하는 1위 사업자가 되지 못하는 이상 큰 사업적 의미가 없다는 게 임 대표의 판단이다.
임 대표는 "대한민국이 강한 콘텐츠를 들고 해외에 진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글로벌 경쟁력이 강한 웹툰, 웹소설이나 엔터테인먼트, 게임 등을 갖고 해외 사업을 준비해왔다"고 설명했다.
최근 카카오는 게임 제작사 펄어비스의 '검은사막'의 퍼블리셔로서 북미·유럽에서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웹툰·웹소설 등을 서비스하는 카카오페이지의 경우 중국 콘텐츠사 텐센트와 협업해 중국 시장에 진출, '기다리면무료'라는 자체 수익 모델로도 해외 시장에서 상당한 수익을 내고 있다.
■"글로벌 IT 기업과 똑같은 운동장서 뛰게 해달라"
임 대표는 최근 구글세 등 지속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역차별 이슈에 대해 문제 의식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임 대표는 "포털에 공급되는 뉴스들은 정보 유통 파워가 훨씬 큰 글로벌 인터넷 서비스에서도 볼 수 있다"며 "이들보다 카카오·네이버 등 국내 인터넷 업체가 더 어려운 도전을 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기업이라고 더 큰 혜택을 바라는 게 아니라, 글로벌 IT 기업과 똑같은 운동장에서 뛰고 싶을 뿐"이라며 "이용자의 시간을 두고 경쟁하는 인터넷·모바일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에 시장 점유율을 뺏기고 있는데, 동일한 상황에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지훈 대표는 글로벌 기업이 한국 시장에 자유롭게 진입하는 인터넷 시장에서 가장 두려운 개별 사업자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용자들이 별다른 기회 비용 없이 서비스를 옮겨탈 수 있는 무한 경쟁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보다 앞서기 위해서는 결국 이용자에게 더 좋은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진화시켜갈 뿐이라는 게 임 대표의 설명이다.
■"대표 교체설, 의식 안해...내부 구성원 이야기에 집중"
2년간 대표 교체설이 꾸준히 불거졌던 때에도 임 대표가 집중한 것은 내부 구성원의 의견이었다.
임지훈 대표는 "어차피 대표 연임 여부는 주주총회에서 결정하는 것"이라며 "그런 것을 의식하다 성과를 못 내는 게 훨씬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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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 서비스 이용자와 내부 구성원들에게 신뢰를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밝힌 임 대표는 외부 노출을 꺼린 대신 지난 임기 2년간 직원들과의 소통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세계적으로도 카카오처럼 한 국가에서 수많은 이용자와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다양한 사업을 하는 회사는 많지 않다"며 "향후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과 각기 서비스 간 연결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가장 이례적이고 미래적인 모습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