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주 지진 당시 늑장 재난방송이 논란이 됐지만 개선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재난 상황의 대응과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 즉각적인 재난방송 체제를 갖춰야 하지만 참사 이후 사회적 질타를 받고도 안전 불감증이 만연하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성태 의원(자유한국당)은 방송통신위원회가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해 하반기 185건의 재난방송을 30분 이상 초과해 송출했다고 12일 밝혔다.
특히 102건의 늑장방송 중 지역 MBC와 SBS 지역민방의 늑장 편성 비중이 79.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태 의원은 “경주 대지진으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경주시민들은 그날의 아픔과 불안감 속에 생존배낭을 항시 구비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국가 재난사태를 통해 신속한 재난사실전달로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강조됐지만 여전히 방송사는 재난방송에 대해 늑장대응으로 일관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지난 경주 지진 이후 방송통신위원회는 지진대응 긴급 재난방송 매뉴얼을 만들어 자막 크기와 내용, 송출시간 등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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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역지상파가 재난방송이 방송사의 의무라는 사실을 간과한 채 누락분에 대한 과태료 처분을 반복한다는 사실도 문제로 지적됐다. 실제 지난해 말 실시한 방송재난관리계획 지도점검도 서울에 본사를 둔 지상파와 종편 등 10개사에만 그쳤을 뿐, 지역 지상파의 늑장방송 대응방안은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의원은 이어 “재난방송 점검결과는 신속하게 도출해 개선 작업에 반영해야 함에도 올해 상반기 재난방송 실태가 아직까지 파악되지 않은 점 역시 문제”라며 “재난방송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빠르고 신속하게 개선해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