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인공지능(AI) 경쟁에선 승리하기 힘들다. 특유의 비밀주의 문화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 시절부터 애플은 ‘신비주의 전략’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극대화하고 있다. 아이폰을 비롯한 새 제품이 출시되기 직전까지도 관련 정보가 전혀 새 나가지 않았을 정도로 철저한 보안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이런 기업 문화가 차세대 경쟁 지역으로 꼽히는 AI 영역에선 오히려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IT 전문매체 더넥스트웹은 6일(현지시간) 소비자 시장에서 애플의 성공을 이끌었던 비밀주의 문화가 로봇이나 AI 분야에선 오히려 나쁘게 작용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AI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시장과는 경쟁 방식이 조금 다르기 때문이다.
더넥스트웹은 이 같은 논지를 펼치기 위해 애플이 경쟁 기업들에 비해 AI 관련 논문 발표 건수가 현저하게 부족하다는 월스트리트저널 보도를 인용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애플은 AI 관련 논문 편수가 4편에 불과하다. 반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같은 다른 경쟁 기업들은 수 십 편에서 수 백 편 가량의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그렇다고 해서 애플이 AI에 관심을 갖지 않는 건 아니다. 최근 AI 총괄을 새롭게 영입했으며, 애플 본사에선 조만간 자율주행차를 운행할 계획이다.
애플의 각종 서비스들에도 AI 기술들이 핵심적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 세상이 깜짝 놀랄 혁신적인 제품? AI쪽은 조금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관련 논문 발표는 적은 걸까? 더넥스트웹은 애플의 이런 행태가 AI 주요 경쟁자들의 고질적인 문제를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상당수 AI 경쟁업체들은 핵심 알고리즘이나 기술들을 공유하길 꺼린다는 것. 그래서 다른 업체들에게 일정한 기여를 하려 들지 않는다는 게 더넥스트웹의 지적이다.
그렇다면 이게 어떤 문제를 야기할까?
더넥스트웹은 왓슨 AI 플랫폼을 이끌고 있는 라마 아키라주의 입을 통해 이런 관행을 비판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현재 대부분의 핵심 AI 알고리즘들은 다 공개가 돼 있다. 따라서 진짜 성과는 그 다음 단계에서 나온다.
무슨 얘기인가? 공개된 AI 알고리즘을 훈련시켜서 뭔가 다른 걸 만들어내면서 성과를 올리는 쪽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결국 AI 경쟁은 서로 지식을 공유하면서 공동체에 기여하는 것이 출발점이 돼야 한다는 것. 그런데 애플은 비밀주의 기업 문화 때문에 지식 공유에 소극적이라는 게 더넥스트웹의 지적이다.
더넥스트웹은 이 같은 근거를 토대로 “그 동안 사례를 보면 애플은 경천동지할 혁신적인 뭔가를 개발하길 원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AI 쪽은 다른 분야와는 경쟁 방식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 중국, 인터넷 3사+정부 긴밀하게 협조
이 매체는 특히 AI는 단순히 미국 내 어떤 업체가 더 많은 돈을 버느냐는 차원을 넘어선 중요한 의미를 갖는 분야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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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두를 비롯한 주요 인터넷 3개사가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는 중국에 비해 미국은 큰 강점을 갖지 못한다는 것이다.
결국 이런 상황에서 애플처럼 비밀주의로 일관하는 한 AI 경쟁에선 앞서기 힘들 것이란 게 더넥스트웹 주장의 골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