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6일 이동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요금과 서비스 등 본원적 경쟁에 집중해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서로 죽고 죽이는 경쟁은 앞으로 하지 말자”고 강조했다.
규제당국의 수장과 이통사의 첫 만남 자리에서 가장 먼저 나온 이야기는 마케팅 중심의 과열 경쟁은 피해달라는 것이다.
이효성 위원장은 이날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등 이통 3사 CEO와 만나 “과거 아이폰 대란 때와 같이 시장이 혼탁해지지 않도록 소모적인 마케팅 과열경쟁을 지양하고 이용자 편익을 위한 요금과 서비스 경쟁에 매진해달라”고 말했다.
위원장이 지목한 아이폰 대란은 단말기 유통법 시행 한달 만에 벌어진 일로, 애플 아이폰6가 출시된 직후 주말 사흘 동안 이통 3사가 공시 지원금 외에 우회적으로 현금을 추가 지급하는 페이백 등 불법 보조금으로 얼룩진 대표적인 마케팅 과열 사례다.
이 위원장은 특히 “9월 말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 폐지로 아이폰 대란과 같은 시장 혼탁이 발생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단통법 시행 3년째가 되는 10월부터 한시적으로 운영키로 한 지원금 상한제 법 조항이 일몰된다. 다음달부터 휴대폰을 구입할 때 이통사가 지급하는 지원금이 현행 최대 33만원을 넘어설 수 있다.
다만, 상한제 폐지 이후 모든 소비자가 알 수 있는 공시 지원금 외에 아이폰 대란 당시와 같은 우회적인 이용자 차별 마케팅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특히 삼성 갤럭시노트8, LG V30이 출시된 이후 지원금 상한제가 폐지되면서 과열 마케팅이 일어나기 쉬운 장기간의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탓에 시장이 혼탁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방통위원장이 이통사 CEO에 미리 주의를 환기시킨 셈이다.
이효성 위원장은 지원금 상한 폐지 이후 마케팅 과열 경쟁 외에 알뜰폰을 겨냥한 마케팅도 지양해줄 것을 당부했다.
지난 7월 알뜰폰은 본격적인 서비스 시작 이후 처음으로 이통 3사에 번호이동 시장에서 가입자를 빼앗겼다. 8월 들어서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상대로는 가입자 이탈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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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와 비교해 시장에서 후발 사업자에 속하는 알뜰폰은 번호이동 시장에서 가입자 순증으로 규모를 꾸준히 키워왔다. 약정 만료 가입자도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가입자 방어 시장에서 부침을 겪을 수도 있지만, 이통 3사와 비교해 마케팅 여력이 부족한 점을 최근 들어 집중 공략당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 위원장은 이에 “지난 7월 알뜰폰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대한 언론의 우려가 있었다”며 “전통적인 갑을 관계에서 벗어나 알뜰폰, 중소 유통점 등과 상생할 수 있는 다각적 방안을 적극 강구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