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증권사들이 핀테크 기업들에게 오픈API를 통해 금융정보를 제공하고, 핀테크 기업들이 이를 활용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한 금융권 공동 핀테크 오픈플랫폼이 서비스 1주년을 맞았다.
아직은 금융권이 제공하는 API를 사용해 눈에 띄는 성과를 낸 핀테크 기업들을 찾아보기는 어렵지만 제대로 활용될 수 있을까라는 우려는 어느 정도 덜어낸 모습이다. API를 연동해 자사 서비스를 개선하려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금융위원회 산하 핀테크지원센터는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제19차 핀테크 데모데이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5개 핀테크 기업들은 금융권 공동 오픈API를 활용해 어떤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고 있는지를 소개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금융위원회 손병두 상임위원은 "오픈플랫폼은 핀테크 산업 핵심 인프라로 금융사만 가능했던 고유 기능들을 핀테크 기업과 공유해 플랫폼 참여자와 이용자 모두에게 새로운 가치와 혜택을 제공하는 시스템"이라며 "오픈플랫폼이 없다면 핀테크 기업들이 서비스 개발단계에서부터 개별 금융사와 일일이 협약을 맺어야 하고, 모든 금융사와 연계된 서비스를 만드는데 평균 수 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상임위원은 "지난 1년 간 노력으로 10개 핀테크 서비스가 상용화 됐고, 하반기에는 속도가 붙어 10개 이상 서비스가 추가로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10월 중 1단계 금융규제 테스트베드 방안을 시행해 보다 다양하고 혁신적인 서비스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방안에는 규제조치를 하지 않는 '비조치의견서', 금융사가 핀테크 기업에 위탁하는 '파일럿 테스트', 핀테크 시범사업을 규제 영향 밖에서 할 수 있는 '지정대리인 제도' 등이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금융권 공동 핀테크 오픈플랫폼 성적표 보니…
현재 금융권 공동 핀테크 오픈플랫폼은 금융결제원 주도로 주요 은행들이 참여하는 은행권과 코스콤 주도로 증권사들이 참여하는 금융투자업권 오픈플랫폼으로 나뉜다.
이 중 은행권은 7개, 금투업권은 3개 서비스가 상용화 됐다. 현재 16개 은행이 참여하고 있는 이 오픈플랫폼은 잔액조회, 거래내역조회, 출금이체, 입금이체, 계좌 실명 조회 등 5개 오픈API를 지원한다. 올해 3월부터 지원하기 시작한 테스트베드(개발자사이트)에는 800여명이 가입됐다.
총 90개 핀테크 기업들이 이를 활용한 서비스를 계획 중이며 이중 7개가 실제로 연계한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14개 금융투자사가 참여한 금투업권에서는 계좌조회, 주문, 시세, 분석정보, 기타 등 74개 오픈API가 지원되고 있다. 35개 핀테크 기업이 이를 활용한 서비스를 구상 중이며 3개가 상용화됐다.
이날 데모데이에 참석한 핀테크 기업들은 5개다. 먼저 중고나라를 운영 중인 큐딜리온과 친구, 동료들 간 모임에 필요한 회비를 모으고 관리하는 등 용도로 쓰이는 크라우드펀딩 서비스 모아를 운영 중인 와이크라우드펀딩은 은행이 제공하는 입출금 API를 활용한다.
또한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해 투자자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자산관리서비스 기업 파봇과 증권사 계좌를 이용해 투자 수익률 대회 앱인 '월스트릿파이터'를 운영하는 세븐핀테크는 증권사 계좌조회 API를 연결시켰다.
상장기업의 실적, 지분변동 등 중요한 공시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알려주는 앱을 서비스 중인 패스트콜은 분석정보API(공시분석API)를 썼다.
중고나라는 하반기 중 회원 간 안전결제를 지원할 생각이다. 와이크라우드펀딩은 모아를 이달 출시했다. 세븐핀테크도 이달 대회 플랫폼을 서비스하기 시작했으며, 파봇과 패스트콜은 9월부터 본격적인 오픈API 연동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 NH농협은행, KISA에 농협API 테스트베드 구축2017.08.30
- P2P대출 투자자 보호책, 오픈API로 해결한다2017.08.30
- 핀테크 기업도 오픈API 제공한다2017.08.30
- 자본 시장 겨냥 핀테크 서비스도 확산될까?2017.08.30
코스콤 정동욱 핀테크연구부장은 "자본시장 오픈플랫폼은 금융API 마켓플레이스로 어느 기업이든 참여가 가능하지만 특히 더 많은 증권사가 참여할 경우 핀테크 서비스가 활성화될 것"이라며 협조를 당부했다. 금투업권에서는 지난달 13일 핀테크 오픈플랫폼 모바일 버전인 '오핀(O'Fin)'을 출시해 개발자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금융권 공동 오픈플랫폼은 현재 은행, 증권사 등에서 개별 플랫폼 형태로 운영되는 중이다. 쉽게 말하면 은행과 증권사가 제공하는 오픈API를 하나의 핀테크 서비스 내에서 녹여내 쓸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