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 시장 겨냥 핀테크 서비스도 확산될까?

인터넷입력 :2016/09/13 08:56

손경호 기자

핀테크 기업들이 여러 은행, 증권사들과 일일이 계약한 뒤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고서도 표준화된 API를 활용해 금융정보를 받아서 사용할 수 있게 지원하는 금융권 공동 핀테크 오픈플랫폼이 문을 열었다.

이전까지 금융사 내부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핀테크 기업들에게 문을 열어주는게 맞는지, 수수료를 얼마나 책정할 것인지 등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던 만큼 금융사가 추진하는 오픈API 정책이 제대로 된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당장은 은행보다 증권업계가 빠르게 움직이는 모양새다. 증권사를 대상으로 한 오픈플랫폼을 구축, 운영하는 코스콤은 최근 11개 핀테크 기업들과 오픈API를 활용한 서비스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여기에는 가람애널리틱스, 두물머리, 시그니처무브컴퍼니, SBCN, QARA, 빅트리, YesStock, 앤톡, 라이프가이드, 트레뉴, 다음소프트 등이 포함된다.

금융권 공동 핀테크 오픈플랫폼이 문을 열면서 핀테크 기업들이 오픈API를 통해 증권계좌 관련 정보를 전달받아 로보어드바이저와 같은 서비스에 적용하게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진행 상황에 대해 코스콤 내 증권업계 대상 오픈플랫폼 책임자인 김광열 부서장은 "기본적으로 증권사에서 계좌잔고, 계좌별 거래내역, 계좌별 포트폴리오, 계좌별 관심종목에 대한 4개 오픈API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핀테크 기업들이 제공하는 서비스 내에서 증권사 고객들이 동의한 경우에 한해 자신의 계좌 관련 정보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김 부서장은 "업무협약을 맺은 핀테크 기업들이 증권사가 제공하는 정보를 활용해 로보어드바이저와 같은 온라인 자문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하거나 종목별 시세를 분석해 고객들에게 주식 매매시점을 알려주는 서비스 등이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핀테크 기업들이 오픈API를 통해 전달받은 고객 정보를 분석해 투자성향을 평가한 뒤 안정형, 수익추구형 등 성향에 따라 금융투자상품을 제안하거나 시세차익을 노려 매매정보를 알려주는 시스템트레이딩 등이 등장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거꾸로 증권사들에게 자신들의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핀테크 기업도 등장했다. 소셜미디어, 뉴스분석 등 기업에 대한 재무제표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려운 정보들을 모아 오픈API를 통해 증권사에게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는 비즈니스 모델을 계획 중인 회사들이 있기 때문이다.

김 부서장은 "오픈API는 증권사가 가진 정보를 핀테크 기업들에게 제공하는 것에 더해 거꾸로 핀테크 기업들이 증권사에게도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양방향으로 운영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증권업계는 내년 1월부터 주식을 사고파는 주문을 낼 수 있는 주문API도 공개한다. 이렇게 되면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쓰지 않고서도 핀테크 앱을 통한 주식거래가 가능케 된다.

오픈API 이용 수수료에 대해 김 부서장은 "초기에는 수수료를 받지 않고 활성화되는 정도를 봐서 수수료를 책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