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행정부 시절 확립된 망중립성 폐지를 추진하고 있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일반 시민 의견 접수 시한을 2주 더 연장했다.
미국 FCC가 16일(현지시간) 마감할 예정이던 망중립성 관련 의견 접수를 오는 30일로 늦췄다고 더버지를 비롯한 미국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응답하기 위해선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10여 개 단체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다만 FCC는 8주 정도 더 시간을 달라는 요청에 대해 2주 연장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 '유무선 ISP, 커먼캐리어 의무 면제'가 핵심 쟁점
망중립성 이슈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FCC는 톰 휠러 전임 위원장 시절인 지난 2015년 유선 뿐 아니라 무선 사업자에게도 ‘커먼캐리어 의무’를 부과한 강력한 망중립성 원칙을 도입했다.
이를 위해 유무선 인터넷서비스사업자를 통신법 706조의 타이틀2로 재분류하는 강력한 조치를 단행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곧바로 ‘오바마 색깔지우기’에 착수했다. 아짓 파이 FCC 위원장은 지난 5월 유무선 ISP 산업분류를 원위치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57쪽 분량의 팩트시트(fact sheet)를 공개했다.
당시 3인 체제로 운영되던 FCC는 아짓 파이 위원장의 제안을 2대 1로 통과시켰다.
이후 FCC 절차에 따라 3개월 간의 의견 접수 절차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FCC가 의견 접수 사이트를 열자마자 디도스로 의심되는 공격으로 인해 한 때 접수 불가능한 상태가 되는 등 적지 않은 혼란을 겪었다.
하지만 FCC는 이번 의견 접수 시한 연장은 초기에 발생한 사이트 다운 사태와 직접 관련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 톰 휠러 때 접수된 370만건의 5배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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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의 망중립성 죽이기는 미국 전역에서 엄청난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접수된 의견만 해도 FCC 역사상 가장 많은 규모에 이른다.
더버지에 따르면 현재까지 타이틀2 재분류를 골자로 하는 아짓 파이 팩트시트와 관련해 접수된 의견 건수는 2천 만 건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톰 휠러 위원장 시절 망중립성과 관련해 접수된 의견 370만 건의 5배를 웃도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