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세운 정부…공정위도 이통사 압박 가세

통신비 논란 와중에 규제기관 동시다발 압박

방송/통신입력 :2017/08/09 17:57    수정: 2017/08/09 17:57

공정거래위원회가 9일 통신사의 요금 담합 의혹과 단말기 출고가, 유심가격 등에 대한 현장조사를 시작했다.

이날 방송통신위원회도 선택약정 요금 할인제 안내 실태조사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선택약정할인율 상향 조정을 두고 이통 3사의 의견을 수렴하는 일정에 맞춰 정부 규제기관이 동시다발적으로 통신 업계를 압박하는 양상이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이 취임 전부터 이해관계자와 폭 넓은 의견을 나누겠다고 거듭 밝혔던 것와 달리 정부와 민간 회사 간의 힘겨루기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공정위는 그동안 이동통신산업을 두고 시장구조 개선을 연구하는 단계를 밟았다. 지난 5월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이동통신산업에 대한 시장분석’ 연구용역을 맡기고 다음달 말까지 결론을 도출하려고 했다.

이 연구용역이 담합 조사를 위한 것은 아니었다.

전기통신사업법,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등 현행 규제와 장기간 과점 상태가 고착화된 시장에서 경쟁촉진 요소를 찾는 것이 연구목적이었다.

즉, 시장 구조 개선을 위한 규제틀 변화 가능성을 짚어보는 성격이었다.

반면 이날 시작된 현장조사는 사업자 간 담합 여부를 따지는 것이 목적이다. 최근 들어 참여연대, 녹색소비자연대 등 시민단체가 주장해온 담합 의혹을 규제기관이 직접 조사하고 나선 것이다.

김상조 위원장은 인사청문회 당시 이통사의 단말기 가격 책정 과정에서 담합 여부를 조사할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요금제와 더불어 유심 등을 동시에 현장조사 내용에 포함시킨 것은 이례적이란 평이 나온다.

특히 통신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의 선택약정할인율 상향 행정절차의 당사자인 이통사의 의견을 수렴하기로 한 날 공정위가 칼을 빼들고 나섰기 때문에 이통사는 압박으로 여길 수 밖에 없다.

자료 =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방통위의 실태조사도 정부의 압박카드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실태조사 일정이 논란이 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방통위는 새로운 제도를 시행한 직후 새 제도가 조기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실태조사를 통한 행정지도를 해왔다. 즉, 25%로 선택약정할인율을 상향한 뒤 통신사들이 이를 잘 지키고 있는지 실태조사를 할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방통위가 밝힌 실태조사 기간은 이날부터 오는 25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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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통신사의 선택약정할인율 상향 관련 의견 제출이 마감된 날부터 시작해 행정처분명령 공문이 나오고 이통사가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이라는 행정소송 카드를 꺼내거나 추가적인 의견 교환으로 소통의 여지가 남아있는 시점에 실태조사를 진행하는 셈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하룻동안 동시에 벌어진 규제기관의 행정절차는 통신사들이 행정소송 외에 탈출구를 모두 막는 상황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