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B 세그먼트 소형 SUV 스토닉으로 25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과 경기도 남양주 블루문카페까지 왕복 150km 구간을 오고갔다.
서울부터 남양주까지는 조수석에 탑승했고, 돌아오는 길인 남양주부터 서울까지는 직접 운전했다. 이날 시승하면서 가장 눈에 띈 것은 트립 컴퓨터 상 누적 연비다. 차 내 에어컨을 틀고 80km/h, 100km/h 정속주행을 해보니 쉽게 트립컴퓨터 상 누적 연비 20.0km/l를 넘겼다. 주행 후 확인해본 누적 주행 연비는 21.6km/l였다.
스토닉은 지난 13일 출시 당일, 기자들에게 아주 강한 인상은 남기지 않았다. 현대차 코나의 킬러 콘텐츠로 여겨지는 컴바이너형 헤드업 디스플레이, 차선유지보조시스템(LKA) 등이 탑재되지 않았다. 또 가솔린 모델 없이 ‘디젤 온리(Only)' 정책을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의구심은 시승을 진행하기 전 단순한 걱정일 뿐이었다. 직접 시승해보니 스토닉은 젊은 20대~30대 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있는 주행 감각을 갖췄다. 또 ‘드라이브 와이즈’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패키지 중 차선이탈경보시스템(LDA) 반응 속도도 높아 초보운전자에게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티볼리보다 작은 스토닉...경쾌한 주행 성능 갖춰
기아자동차는 스토닉 출시 당시 ‘1천800만원대’ 가격을 내세웠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로 티볼리가 주도해온 ‘생애 첫 SUV'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것이 회사 측의 전략이다.
하지만 스토닉은 티볼리를 압도할 만한 차체 크기를 갖춰지지 않았다.
우선 스토닉의 경우 차체 길이(전장) 4천140mm, 차체 넓이(전폭) 1천760mm, 차체 높이(전고) 1천520mm(17인치 타이어 기준), 차체 휠베이스 2천580mm다. 티볼리는 전장 4천205mm, 전폭 1천795mm, 전고 1천600mm(18인치 타이어 기준), 휠베이스 2천600mm다. 수치 상으로 큰 차이가 난다.
눈여겨볼 것은 엔진 및 파워트레인이다. 스토닉에 탑재된 1.6 E-VGT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10마력(ps) 최대토크 30.6kgf.m의 힘을 발휘한다. 변속기는 7단 DCT를 쓴다. 스토닉보다 차체가 큰 티볼리는 6단 아이신 자동변속기에 115마력, 30,6kg.m의 힘을 내는 1.6 LET XDi 디젤 엔진이 탑재됐다.
티볼리와 큰 차이 없는 디젤 엔진이 들어간 스토닉은 전체적으로 경쾌한 주행 성능을 갖췄다. 초기 가속시에는 디젤 특유의 소음이 들리고, 60km/h 제한인 일반도로 주행시 노면음이 들어오지만, 100km/h 고속도로 진입 시 지체 없는 가속성능을 갖췄다. 7단 DCT 변속기 탑재로 티볼리보다 변속충격이 적다는 것도 특징이다.
■LKA 부재 아쉬워...LDA 반응 속도는 빨라
스토닉은 코나처럼 ADAS 패키지가 갖춰졌다. 차량 앞쪽에 레이더와 카메라 등이 갖춰져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하이빔 보조(HBA), 후측방 충돌 경고(BCW), 전방 충돌 경고(FCW), 차선 이탈 경고(LDW), 운전자 주의 경고(DAW), 후방 교차 충돌 경고(RCCW)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스토닉은 그러나 LKA(차선유지보조) 기능이 없다. 코나의 경우 LKA 기능이 있다. 1천800만원대 SUV 콘셉트를 맞추기 위해 LKA 기능을 제외한 것으로 분석된다. 스토닉 ADAS 패키지인 ‘드라이브 와이즈’는 전 트림에 85만원 선택사양으로 적용된다.
LKA 부재의 아쉬움을 떠나 보낸채, 고속도로 진입 전 구간에서 스티어링 휠 방향을 살짝 오른쪽으로 틀어봤다. LDW의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스토닉 내에서 발생하는 LDW 경고음은 기존 현대기아차에 비해 큰 차이점이 있다. 기존보다 좀 더 음이 높아진 느낌이다. 경고음 소리는 기사 아래에 위치한 스토닉 시승 영상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스토닉 LDW 시스템은 반응 속도가 빠른 편이다. 차체 바퀴가 차선에 닿기도 전에 스토닉 계기반 클러스터가 경고음을 울린다. 차선 내 주행이 서툰 초보운전자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 성능이라고 생각했다. LDW만큼이나 중요한 FCA는 안전 상 테스트 하지 않았다.
■정속주행 습관 유지하면 돈 버는 차
스토닉은 다른 차종에 킬러 콘텐츠로 내세울 수 있을만한 게 없다.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 크기도 7인치가 최대며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스템, UVO 컨시어지 등의 편의사양이 마련되지 않았다.
스티어링 휠 왼쪽에 탑재된 음성인식 버튼의 경우, 차량과 애플 카플레이가 서로 연동될때만 사용가능하다. 최근 업그레이드 된 현대기아차 자체 음성인식 기능은 스토닉 내에서 쓸 수 없다. JBL 같은 프리미엄 스피커도 스토닉에 탑재되지 않는다. T맵 연동 내비게이션이 지원되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다.
하지만 스토닉은 충분히 연비 경쟁 능력을 갖췄다. 고속도로에서 크루즈 기능을 설정하고 주행한 결과, 손쉽게 19.0km/l를 넘어 22.0km/l까지 찍었다. 서울 메이필드 호텔 도착 시 확인해본 최종 누적 연비는 21.6km/l였다. 기아자동차가 제시한 정부 신고 복합연비 17.0km/l(15인치), 16.7km/l(17인치) 보다 높다. 시승차는 17인치 타이어가 탑재된 프레스티지 모델이다. 스토닉으로 오랫동안 연비운전을 진행하면, 정말 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스토닉은 당분간 경쟁모델인 쌍용자동차 티볼리 월별 판매량을 따라잡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티볼리의 경우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월별 평균 4천849대 판매량을 세웠다. 기아차 스토닉의 경우 월별 판매 목표량은 티볼리의 약 3분의1 수준인 1천500대다.
하지만 스토닉의 초반 판매량은 좋다. 지난달 27일부터 24일까지 20 영업일동안 2천500대 이상의 누적 계약량을 세웠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 월별 판매량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스토닉의 구체적인 초기 판매 현황은 9월 1일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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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닉 판매가격은 ▲디럭스 1천895만원 ▲트렌디 2천75만원 ▲프레스티지 2천265만원이다.
*영상 = [기아자동차 스토닉 시승] '연비 21.6km/l' 고연비에 안전사양까지 갖춘 소형 SU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