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합동기구인 4차산업혁명위원회 출범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대통령 직속 기구인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문재인 정부의 차세대 IT-경제정책의 성패를 가늠할 중요한 기구로 꼽힌다.
그런만큼 위원회 규모와 위상도 엄청나다. 위원장은 총리급이다. 여기에 4차 산업혁명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청와대 정책실장이 공동 부위원장으로 활동한다. 민관을 아우르는 초대형 기구다.
4차 산업혁명은 ▲일자리 창출 ▲인구절벽 해소 ▲자치분권과 함께 문재인 정부가 ‘4대 복합-혁신과제’ 중 하나로 꼽은 주제다. 그 한 축을 이루는 4차산업혁명위원회 수장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대한민국의 차세대 먹거리를 위한 기틀을 닦는 막중한 임무를 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4차 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을 맡아야 할까? 한 마디로 딱 잘라 말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몇 가지 기본 자질을 꼽아볼 수는 있다.
첫째. IT 기술의 과거와 현재를 꿰뚫는 전문지식이 필요하다.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등이 핵심 역할을 하는 4차 산업혁명은 실체가 불분명하다. 한 마디로 규정하기 쉽지 않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 기술들이 어떤 쪽으로 발전해나갈 지 짐작하는 것도 간단한 작업이 아니다.
별 하나 제대로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목적지를 찾아가야 하는 역할. 그게 4차산업혁명위원장의 어깨 위에 걸려 있는 과업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호’를 제대로 이끌려면 어떤 자질을 가져야 할까? 나아갈 길을 제대로 찾기 위해선 지나온 길을 잘 알아야 한다. 특히 최근 30년 동안 첨단 IT기술이 어떤 발전 과정을 거쳐왔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이 있어야만 한다.
둘째. 융합적 사고를 바탕으로 미래를 읽어내는 통찰력이 있어야 한다.
혁명은 있던 걸 부수고 새로운 걸 건설하는 작업이다. AI와 IoT 등이 이끌 4차 산업혁명 역시 그런 엄청난 작업이 수반될 것으로 예상된다.
4차산업혁명위원장은 그 작업을 진두 지휘해야 한다. 과거와 현재에 대한 식견 못지 않게 미래를 향한 융합적 사고가 요구된다. 결국 중요한 건 과거와 현재를 바탕으로 미래를 읽어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셋째. 민관 통합기구를 이끌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IT산업에 대한 식견과 미래에 대한 융합적 통찰 능력은 4차산업혁명위원장이 꼭 갖춰야 필요조건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하다.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갖는 무게가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총리급 위원장이 부처(미래부)와 청와대를 함께 이끄는 구조다. 그런만큼 위원회의 수장은 전문지식, 통찰력과 함께 강력한 리더십을 겸비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거대한 조직을 제대로 이끌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정관계 및 업계를 조율할 협상력도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선 ‘선택과 집중’이 요구된다. 문제는 선택과 집중 과정엔 어쩔 수 없이 소외되는 부분이 있단 점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은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우선 순위가 확 달라질 수도 있다. 국가 차원의 프로젝트라면 더더욱 이해상충하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이 많다.
때론 여야 정치권 뿐 아니라 정치권과 업계, 그리고 정부가 서로 팽팽하게 맞서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4차산업혁명위원장은 때론 이런 상황까지 조율하고 합의를 이끌어내는 막중한 임무를 등에 짊어지고 있다.
독일이 ‘인더스트리 4.0’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과정에선 메르켈 총리의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민관합동기구인 독일공학아카데미(acatech)를 이끈 헤닝 카거만 위원장의 리더십이 중요한 기반이 됐다.
곧 출범할 4차산업혁명위원회 역시 비슷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그런만큼 위원회 위상에 적합한 인재를 잘 임명하는 것은 4차 산업혁명 선제적 대응을 향한 중요한 첫 단추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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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4차산업혁명위원장에게 요구되는 덕목을 크게 네 가지로 제시했다. 이 덕목을 겸비한 적합한 인재라면 민관을 가리지않고 과감하게 영입할 필요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4차산업혁명 성공적 수행’이란 거대한 과제가 갖는 시대적 무게를 잘 감안한 멋진 인선을 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