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대신 택할 수 있는 선택약정할인율의 25% 상향 방침과 관련 그 적용 대상을 놓고 정부와 업계가 갈등을 벌일 전망이다.
미래부는 13일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율 상향의 시행일이나 적용대상 가입자, 방식 등 구체적인 사항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부 언론이 9월부터 시행한다고 보도한 것에 대한 해명차원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22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요금할인율 상향과 관련 “2개월의 시행 준비가 소요될 것”이라고 발표했기 때문에 머지않아 정부안과 관련된 내용이 이동통신 회사에 통보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8월 초에 25% 할인율 조정 내용이 담긴 공문이 발송되면 공식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런 일정으로 추진되면 약 한달 간 전산 시스템 적용 등의 시간을 고려해 미래부가 9월부터 시행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행 시기보다 적용 대상자 범위가 더 큰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동통신 3사는 할인율 상향 자체를 반대하고 있고 소송까지도 고려하는 상황이다.
이통 3사는 그러나 양보를 한다 하더라도 기존 가입자까지 소급 적용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신규 가입자들만 적용하겠다는 뜻이다.
통신사의 한 관계자는 “과거 12%에서 20%로 올릴 때도 사전 논의가 부족한 건 마찬가지였는데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이란 법 취지를 고려해 양보한 것이지만 지금은 그 때와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에는 정부가 강제적인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다 법 해석의 논란 여지도 있고 무엇보다 다른 통신비 인하 방안들과 맞물려 돌아가는 상황이어서 모든 가입자에게 소급해 적용하자는 건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문제는 미래부가 업계 입장을 받아들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이다.
소급 적용이 이뤄지지 않으면 공약 후퇴라는 비판에 직면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정부가 선택요금할인율 인상 만으로 1조원 규모의 가계통신비 인하 효과가 예상된다고 했지만 소급적용 없이 추진될 경우 기존 소비자는 체감할 길이 없어 불만이 더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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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국정위가 발표한 과제 중에 선택약정할인율 상향은 단기 과제로 꼽혔지만 이 문제로 논란이 길어질 경우 장기 과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가 25% 인상은 받아들이되 소급 적용을 끝까지 반대할 경우 이를 강제할 수단이 별로 없다는 점도 미래부의 고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