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쉽게 쓰는 수소차 ‘투싼IX FUEL CELL'

카셰어링 투입으로 일반인 이용 가능...충전소 확대가 관건

카테크입력 :2017/07/07 15:32    수정: 2017/07/07 16:36

(광주=조재환 기자) 올해 3월 이전까지는 수소연료전지차(이하 수소차)를 쉽게 시승할 수 없었다. 8천만원대에 육박하는 비싼 가격은 수소차 대중화에 걸림돌이 되기도 했다.

수소차는 타기 어렵다는 편견은 올해 3월 이후로 사라지게 됐다.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보육기업이자 카셰어링 업체 ‘제이카’가 광주시 일대에 현대차 투싼IX FUEL CELL(이하 투싼 수소차) 도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제이카에 따르면 투싼 수소차의 이용 가격은 30분 기준으로 5천400원이며, 주행요금은 1km당 110원이다. 만일 투싼 수소차의 주행가능거리가 100km 이하가 되면 운행과 차량 대여가 제한되며, 제이카 직원이 직접 수소충전소에 차량을 이동시켜 충전을 진행하게 된다.

한번 충전으로 최대 415km까지 갈 수 있는 투싼 수소차의 장단점을 직접 광주광역시 일대 40km를 돌며 살펴봤다.

■소음 걱정없는 SUV, 콘텐츠 부족은 아쉬워

광주송정역 제2주차장에 자리잡은 투싼 수소차 운전석에 올라 직접 시동을 걸었다. 투싼 수소차는 계기반 클러스터에 ‘WELCOME' 문구와 현대차 로고를 띄우며 운전자를 맞이했다.

투싼 수소차는 차량 스스로 출발이 가능한지에 대한 여부를 판별하는 시스템이 있다. 시동을 건 이후, ‘출발 가능합니다’ 문구가 나오면 운전자는 마음놓고 변속기를 ‘D' 모드로 작동시킨 후 주행할 수 있다. 만일 수소연료전지의 냉각수가 부족하거나 이온 필터 점검이 필요한 경우 클러스터에 경고 문구가 등장한다.

차량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점을 확인하고, 직접 광주송정역을 벗어나 광주시 일대를 주행해봤다. 광주시 일대만 주행 가능하도록 제한됐기 때문에, 고속도로 주행보다는 일반 도로주행에만 전념했다. 주행시 최대 시속은 60km/h대를 유지했다.

투싼IX FUEL CELL 수소연료전지차 (사진=지디넷코리아)

가속페달을 밟는 순간, 투싼 수소차의 정숙성은 탁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차량 주행시 들을 수 있는 모터음도 들리지 않을 정도다. 노면음은 어느 정도 들어오지만 운전자에게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

투싼 수소차에는 140리터 크기의 연료탱크가 차량 내부에 자리잡아 있다. 이 연료탱크는 차량 뒤쪽 트렁크 아래쪽에 위치해 있다.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연료 전지 스택은 차량 앞쪽 보닛 아래쪽에 자리잡아 있다. 이 연료 전지 스택은 129PS(95kW)의 출력을 내며, 최대 토크는 30.6kg.m다. 119.7PS(88kW)의 모터 최고 출력을 지닌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보다 힘이 좋다는 의미다.

투싼 수소차는 전체적으로 주행하는데 큰 무리가 없을 정도로 잘 갖춰졌으나, 이를 살릴 수 있는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점은 아쉽다.

여기서 말하는 콘텐츠는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를 통한 ‘에너지 흐름도’ 그래픽과 충전소 정보, 배터리 현황 등을 뜻한다. 제이카에서 운영하는 투싼 수소차에는 단순히 길 안내를 위한 내비게이션, 후방 카메라 화면, 라디오, 블루투스 음악 등의 콘텐츠만 있어 아쉬움을 준다. 계기반 클러스터의 크기도 작아, 다양한 정보를 포함시킬 수 없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 중 하나다.

투싼 수소차의 외관. FUEL CELL 문구가 수소차 임을 보여준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투싼 수소차 실내는 일반 투싼IX와 큰 차이점은 없다. 제이카의 블랙박스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 (사진=지디넷코리아)
129PS(95kW)의 출력을 내는 수소 연료 전지 스택이 투싼 수소차 앞쪽 보닛 안에 위치해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140리터 크기의 수소 연료 탱크는 차량 뒷편 트렁크 안쪽에 자리잡았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혹독한 테스트 거친 투싼 수소차...올해 단종 앞둬

투싼 수소차는 전 세계 친환경차 업계의 상징적 존재다.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양산돼 지난 4년 동안 수소차의 미래와 방향성을 제시해 준 차량이기 때문이다.

투싼 수소차는 수소차 가격 인하 필요성을 제시해준 모델이다. 출시 당시 판매가격이 1억원대에 육박했지만 정부의 수소차 보급 활성화 정책에 힙입어 판매 가격이 8천만원대로 인하됐다. 내년 출시되는 SUV 타입의 수소차 FE는 2천750만원에 달하는 정부 수소차 국고 보조금과 각 지자체 보조금 혜택을 받으면, 실구매가가 3천만원대로 낮춰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현대차는 수소차 활성화와 안전성 강화를 위해 투싼 수소차에 혹독한 자체 테스트를 진행했다. 화재 시험을 통해 수소 연료 탱크의 위험성이 없는지 점검했고, 영하 40도에 이르는 추위속 방치 시험등을 거쳤다. 이 모든 테스트를 거쳐 투싼 수소차를 내놓게 됐다는 것이 현대차 설명이다.

수소연료탱크가 있어도 뒷좌석 거주공간은 나쁘지 않은 편인 투싼 수소차 (사진=지디넷코리아)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는 전혀 다른 모습의 투싼 수소차 충전구. 차량 왼편 뒷쪽에 자리잡았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하지만 투싼 수소차는 올해 단종을 앞두고 있다. 내년 출시되는 FE로 수소차 대중화에 기여하겠다는 것이 현대차 전략. 투싼 수소차의 추가 가격 인하를 바라는 소비자들에겐 아쉬울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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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앞으로 투싼 수소차는 제이카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일반 자동차 팬들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만일 전국적으로 수소차를 위한 충전소 보급이 확대되면, 일반인들도 쉽게 투싼 수소차를 빌리고 충전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내년 평창올림픽 개최 시기에 FE 양산형을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