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저소득층과 어르신 등 취약계층의 통신요금을 감면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가운데 그 비용을 누가 부담해야 하는지를 놓고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취약계층 통신비 감면의 경우 여타 가계통신비 인하 논란 항목들과 달리 '선별적 복지'에 해당하기 때문에 기업보다 정부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논리가 제기되는 것이다.
국정자문위원회는 최근 가계통신비 인하 방안을 발표하면서 올해 하반기 중으로 기초연금수급자들에 대해 월 1만1천원의 통신비를 신규로 감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이미 감면 혜택을 받고 있는 저소득층에 대해서는 추가로 1만1천원을 더 감면한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그 비용을 누가 부담하느냐는 데 있다.
최근 진행된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 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은 이 문제를 지적했다.
고 의원은 유영민 장관 후보자에게 "(복지 비용인)취약계층 통신비 감면을 왜 기업이 해줘야 하느냐"고 물은 뒤 "통신사에 일방적으로 부담을 전가하면, 통신사는 수익성 확보를 위해 고가 요금제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에게 그 부담을 전가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정부가 기업한테 받는 전파사용료나 주파수 할당 대가 등을 취약계층 통신비 인하 예산으로 활용하는 게 어떠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업계도 이같은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방송통신발전기금과 정보통신진흥기금 중 소외계층 통신접근권 보장, 농어촌 광대역망 구축, 사이버폭력 예방 지원 등에 쓰이는 금액은 260억원이고, 이용자를 위해 사용하는 예산은 약 16억원"이라며 "정부 요구대로 보편적 요금제를 통신사가 만들어야 한다고 하면, 취약계층 지원은 기금 안에서 정부가 집행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고 의원의 지적에 유 장관 후보자는 "풍선효과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면서 "정부도 부담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래부는 이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취약계층 통신비 추가 감면을 위해 정부의 추가 지원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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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부 관계자는 "다른 나라에서도 정부가 취약계층 통신비 감면을 지원해 주는 곳은 없고,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하고 있다"며 "정부의 취약계층 통신비 감면을 위한 예산 투입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통신비 인하 방안 논의가 구체적으로 진행될수록 이 문제도 계속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