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코리아' 역사 새로 쓴다

24년 인텔 아성 제친듯…2Q 영업익 사상최대

홈&모바일입력 :2017/07/05 07:50    수정: 2017/07/05 17:57

삼성전자가 지난 2분기에 인텔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세계 반도체 업계 1위에 오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올해 2분기에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이 151억 달러(약 17조3천억원)를 기록하며 인텔의 매출(144억 달러·약 16조5천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이후 매출 기준으로 인텔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텔은 1993년 개인 컴퓨터용 펜티엄 중앙처리장치(CPU) 칩을 출시한 이후 24년간 반도체 업계 선두를 유지해왔다.

■삼성 반도체, 24년 절대왕정 인텔 아성 깨뜨린 듯

삼성의 이 같은 호실적은 반도체 슈퍼 사이클(장기 호황)이 이어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호조가 두드러진다. 공급 업체가 제한된 가운데 스마트폰 메모리의 고용량화, 서버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 수요 증가로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의 호황이 이어지면서 인텔의 주력 제품인 CPU 수요를 앞지르게 된 것.

반도체 사업의 약진으로 삼성전자는 올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전망한 삼성전자 1분기 실적은 매출액 58조2천494억원, 영업이익 13조1천189억원이다. 이는 2013년 3분기 10조1천600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보다 약 3조원을 상회한 것이며 지난 분기보다 무려 61.1% 증가한 수치다.

■2분기 전체 영업이익 13조원 상회…사상 최대

2013년에는 IM(IT·모바일) 부문이 영업이익 6조7천억원을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했지만 올해는 반도체 사업이 주도했다. 회사는 지난 2분기 반도체 부문에서만 영업익 추정치인 13조원 중 절반 이상인 7조원 이상을 벌어들인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시장 지위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서버 D램과 SSD 수요가 증가하는 시장 상황 속에서 삼성전자는 3D 낸드 기술 주도권을 바탕으로 이익을 크게 개선, 올 2분기 인텔의 시장 점유율을 넘어설 전망”이라며 “D램 가격은 지난 분기 27달러에서 오는 3분기 28~29달러 수준으로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 생산라인 증설 추가 투자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1위 자리를 굳히기 위한 초격차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1위 지키기 위한 37조원 투자 계획도 발표

회사는 4세대 64단 V낸드를 생산하는 평택 1라인에 2021년까지 총 30조원을 투자, 생산량을 확보해 메모리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화성 사업장에는 6조원을 투입해 첨단 인프라에 최적화된 신규라인을 확보하고 중국 시안의 반도체 라인 증설도 검토해 현지 낸드플래시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2분기 반도체 사업 호조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사진=미국 지디넷)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서버향 반도체 수요가 높아 지난 분기 대비 D램 가격은 7%, 낸드는 5% 증가할 전망이며,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내년까지도 반도체 업계 선두를 유지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다만 최근 반도체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내년 D램 비트그로스(비트 단위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의 경우 CMOS 등 제품의 생산량을 늘리는 동시에 (D램) 캐파가 없어지면서 올해보다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스플레이(DP) 부문과 IM 부문도 실적 상승이 점쳐진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삼성디스플레이가 거의 독점 공급하는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의 스마트폰 탑재가 확대되면서 약 1조5천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 사업도 갤노트7 파동 딛고 안정궤도 진입

IM 부문의 2분기 예상 영업익은 3~4조원 수준으로 6조원대 실적을 기록했던 2013년보다는 적지만 지난해 갤럭시노트7 여파로 2조원대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 분기보다 개선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011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제치고 글로벌 판매량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황 연구원은 “OLED는 아직 시장 규모가 큰 편은 아니지만 마진이 좋으며 모바일은 이전 같진 않지만 여전히 잠재력은 있다”며 “최근 들어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와 오포의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는 것처럼 향후에는 기술력 있는 업체들만 살아남을 것이며, 삼성이 (스마트폰 경쟁력이 높은 만큼) 혁신적인 신제품을 내놓으면 가능성은 낮지만 향후 10조원 중후반대 이상의 영업익도 기록할 수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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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소비자가전) 부문은 지난 1분기보다 증가한 7천억~8천억원대 영업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에어컨 수요 증가와 TV 신제품 출시한 데 따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LG전자의 OLED TV 등으로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추격을 받고 있지만 아직 전체 TV 시장에서는 28% 점유율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회사는 2006년에는 TV 시장에서 일본 소니를 넘어서고 전세계 TV 시장 1위에 등극한 바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국내 기업 역대 실적의 최대 수준인 50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 2분기에는 실리콘밸리 4대 업체인 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의 영업익(합계 약 12조7천500억원)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