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기반 '긱 경제'를 활성화해야 하는 이유

[박재현 칼럼]

전문가 칼럼입력 :2017/07/06 08:08    수정: 2017/07/06 08:10

박재현IT칼럼니스트
박재현IT칼럼니스트

“세상을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지금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해. 왜냐하면 공부를 열심히 해야 좋은 학교에 갈 수 있고 그래야 좋은 직장에 취직할 수 있단다."

성장하면서 부모님께 가장 많이 듣는 충고 중 하나이다.

구구절절 옳은 말이다. 부모님 시절만 하더라도 안정된 회사가 평생을 책임져 주었으니까. 그러나 과연 지금도 맞는 말일까? 그리고 회사가 평생을 책임져 줄 수 있는 것 일까? 먼저 답은 “아니다." 왜냐하면 취업 후 평생을 책임져 주는 직장은 이미 사라지고 오히려 평생 즐겁고 의미를 갖고 살 수 있는 직업을 갖는 것이 보다 중요한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YOLO(You only live once), 한번 사는 인생 원하는 것을 하며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지금과는 다르게 살아야 한다.

최근 여러 지면을 통해 회자되고 있는 말 중 하나가 '긱경제(Gig Economy)'이다. '공유 경제', '온디맨드 이코노미', 'P2P 이코노미' 모두 긱 경제와 동일한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참고로, 긱은 1920년대 미국 재즈 공연장에서 필요한 연주자를 즉석에서 임시 섭외해 공연하는 행위에서 유래됐다). 필자는 공유 경제라는 다소 추상적이고 모호한 용어보다 유연한 자기 고용을 강조한 긱 경제가 보다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긱 경제는 자산, 재능, 시간 등을 보유한 사람이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과 직접 연결하여 이를 제공하고 대가를 주고받는 거래 방식을 말한다. 차량이 필요한 사람에게 운행하지 않는 차를 직접 제공하거나 페인트 칠을 원하는 사람에게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에 합당한 대가를 주고 받는 것이 바로 긱경제 행위이다.

(사진=씨넷)

긱 경제 출현 배경은 무엇일까? 인공지능,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ICT 기술 발전에 따라 생산 능력이 급등하며 인간들의 근로 시간이 줄고 있다. 이전에는 누리지 못하던 자유 시간이 점차 늘고 있는 것이다. 인간 수명 또한 늘어 100세가 기본 수명이 되었다. 1인 가구, 1인 창업, YOLO 등이 말해 주듯이 삶에 있어 자아 실현이 개인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자아 실현, 원하는 삶을 위해서는 따분한 일을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즐겁게 원하는 일을 찾아 하는 삶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덕후, 능력자처럼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 몰입하여 자유롭게 일하는 삶이 바로 이러한 긱 경제하에서의 삶이다.

잠시 미국에서 유일하게 프리랜서 관련 경제 통계 자료를 만드는 MBO 파트너스의 자료를 살펴보자.

- 현재 미국의 고용 성장이 5.4% 인데 반해 개인 독립 사업자(Solopreneur)의 성장률은 27%로 5배 이상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 개인 단위로 일하는 이유는첫째, 내 일정을 스스로 조정할 수 있어서( 61%). 둘째, 풀타임 고용직 보다 유연하기 때문( 58%). 셋째, 내가 스스로 CEO가 될 수 있어서 (54%). 넷째,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어서이다( 48% ).

- 밀레니엄 세대(21-35세)의 경우 개인 독립 사업자가 2011년 1.9백 만에서 5.35백 만으로 거의 3배 가량 증가했고 그 주요한 이유로는 회사에서 취업하여 일하는 것보다 개인 독립 사업이 재미(enjoy)있고 보람되기 때문이다.

-밀레니엄 세대 5명 중 1명은 자신을 creative 프로페셔널이라고 설명하고 있고 웹 디자이너, 작가, 그래픽 전문가로서 온라인에서 일하고 있다.

-미국에서 직원이 있는 소형 비즈니스의 절반 가량이 개인 독립 사업에서 시작하고, 2015년 개인 독립 사업자가 1천억달러 가량의 고용 창출을 했다. 앞으로도 이러한 개인 독립 사업자가 계속 성장을 할 것인데 , 그 성장 요인 중 첫째는 3D프린터, 클라우드 등 제품/서비스를 보다 싸고 손쉽게 제작할 수 있는 인프라가 성장중이고 , 둘째는 재능 마켓 플레이스 , 개인 재능 네트웍 등을 통해 고객을 보다 찾기 쉬워지고 개인 독립 사업자들간의 교류가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 미국의 경우 두개 이상 복수로 일을 하는 사람이 올해 780만으로 증가하고 있고 이중 풀타임으로 일을 하면서 파트 타임으로 일하는 경우 430만명 , 2개 이상의 직업이 모두 파트 타임인 경우가 210만 명 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위의 내용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점은 '재미 있게 일하며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이다. 자신의 시간을 보다 유연하게 사용하면서 관심있는 취미나 재능을 수익 사업화할 수 있다는 점이 점점 더 긱 경제를 활성화 시킨다.

심지어 미 대통령 후보 였던 힐러리 클린턴은 그의 경제 정책 발표에서 긱 경제와 이의 활성화에 대해 강하게 이야기 하였다.

"많은 미국인들은 남는 방을 빌려주거나, 웹사이트를 디자인하거나, 자신의 차를 운전함으로써 돈을 더 벌고 있습니다. 긱경제라고 불리우는 경제가 활발한 기회와 혁신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현재 크게 5개 분야에서 다양한 긱 서비스가 활발하게 성장하고 있다. 협업 금융 분야의 경우 업스타트(Upstart), 렌딧의 P2P 대출이나 킥스타터(Kickstarter)의 클라우드 펀딩이 대표적이고 , 개인간 숙박 분야는 에어비앤비(Airbnb)를 필두로 홈익스체인지(HomeExchange), 나이트스와핑(NightSwapping) 그리고 한옥 공유 코자자. 개인간 교통 분야의 경우 우버와 리프트를 필두로 집카, 블라블라카(BlaBlaCar), Spinlister, Goca, Turo, bus.com , 국내의 쏘카 등이 있다.

개인간 노동 분야의 경우 Thumbtack , 태스크래빗, DogVacay ,InstaCart, 숨고 등이 있다. 그리고 최근 가장 활발하게 성장하고 있는 재능 공유 분야의 경우 Verlocal, Skillshare, Couchsurfing, Vayable 등이 있다. 더불어 에어비앤비 또한 Trip 서비스를 출시하여 여행간 현지에서 다양한 전문가의 재능을 체험할 수 있는 서비스를 계속해서 제공하며 체험 공유를 계속 확장중이다. 실제 모든 서비스를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분야 및 지역에서 긱 서비스가 만들어 지고 있다.

이러한 긱 플랫폼은 주택,자동차,비행기, 보트 처럼 값비싼 자산 등을 공유하려는 이익 공유와 노동력,재능,자본 등을 공유하는 가치 공유로 구분할 수 있다. 초기 긱 경제를 우버와 AirBnB 같은 이익 공유 플랫폼이 주도 했다면 현재에는 Thumbtack이나 Verlocal 같은 가치 공유 플랫폼이 꾸준한 성장을 하며 긱 경제를 넓혀 나가고 있다.

Verlocal은 재능을 보유한 일반인들이 누구나 유료 강좌를 만들거나 직접 제작한 상품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와 비지니스 플랫폼을 유료로 제공하고 있다. 현재 미국을 포함 싱가폴, 캐나다 , 일본 등으로 꾸준히 시장을 넓히며 성장하는 스타트업으로서 CEO이자 창업자가 한국인이다.

지금까지 긱 경제의 긍정적인 면과 장밋빛 미래를 보았다. 과연 문제는 없을까? 물론 많은 선결 과제들이 있다.

먼저 긱 워커 입장에서 가장 큰 고민은 수입이 불규칙하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풀타입과 파트 타임을 함께 병행하며 여러 개의 일을 동시에 해야 한다. 스스로 스케쥴을 잘짜고 시간을 관리해야 한다. 일반 회사원의 경우 회사에서 주어진 출.퇴근 시간을 채우면 인정적으로 급여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긱 워커는 자신의 시간을 잘 운영해야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또한의료 및 연급 보험, 퇴직금 등이 없다 보니 생활이 안정성이 떨어진다. 이 부분은 정부의 법적인 제도 지원과 긱 워커 스스로 이러한 부분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준비해야 한다. 수입의 일정 부분은 항상 미래를 위해 저축하는 등 긱 워커로서 성공적인 삶을 살기 위한 준비를 미리해야 한다. 긱 워커로서 준비해야 할 주요 사안들에 대한 내용은 "다이엔멀케이의 The Gig Economy" 를 참고하기 바란다.

여러 준비중 당부하고 싶은 것은 '모든 것을 기록하라'는 것이다. 긱워커들의 경험과 재능은 아주 중요한 자산이다. 이러한 자산을 키우고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기록하여 남겨야 한다. 스마트폰의 카메라와 간단한 노트 앱 만으로도 모든 것을 기록할 수 있다. 남겨야 공유할 수 있고 공유해야 커뮤니티가 만들어지고 긱 워커 경제가 작동된다.

정부의 역할 또한 절대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 최근 우리 나라의 당면 과제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일자리 창출이다. 긱 워커는 단순 일용직이나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없는 계약직이 아니라 1인 기업가, 자기 고용 사업자이다. 1인 기업가를 양성하면 일자리 문제와 직업의 다양성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

기존 사업자와 마찬가지로 1인 기업가도 정부 및 관련 기관에서 별도 분류하여 등록하고 합법적 세금을 낼 수 있게 하고법적인 테두리에서 보호, 규제 및 감독을 해야 한다. 가령, 국내에서 자차로 출퇴근 시간외에 탑승 공유를 하고 대가를 받으면 불법이다. 이를 합법화해야 한다. 합법적으로 등록하고 여기서 수익을 등록하고 합법적으로세금을 내고 보호를 해 주어야 한다. 특히, 정부는 긱 워커( 프리렌서, 계약직 노동자 포함)가 차별적 대우를 받지 않고 의료보험, 연금 보험 등 사회적 보장 장치를 제공하여 안정적인 환경을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긱 플랫폼 업체 또한 풀어야 할 문제가 많다. 먼저 가장 중요한 문제로는 '서로 간에 어떻게 신뢰(IOT, Internet of Trust)할 것인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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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를 통해숙소를 구하거나 우버 서비스를 이용할 때 또는 Verlocal을 통해 재능 체험을 할 때 신뢰가 무척 중요하다. 이를 위해 긱 플랫폼은 공유 대상에 대한 보다 상세하고 질좋은 컨텐트를 공개하도록 하고 , 사용자들의 후기와 평가가 공유되도록 한다. 또한 참여자의 페이스북 등 소셜 계정을 공개하고 손해 보험 가입 등을 통해 보다 높은 신뢰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신뢰가 중요한 이유는 긱 경제가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작동되기 때문이다. 차량 렌트 업체가 모바일 앱을 제공한다고 해서 그 업체를 차량 공유 플랫폼이라고 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지속적이고 자발적인 회원들의 참여와 공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신뢰 구축은 긱 경제 기반 플랫폼과 서비스에서 아주 중요한 문제이다.

최근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범 국가적인 차원에서 여러 노력들이 펼쳐지고 있다. 긱 경제 시대에 1인 자기 고용의 활성화는 가장 큰 고용 창출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다. 특히, 인공지능, 로봇 기술의 발전에 따라 많은 영역에서 인간들의 일자리가 없어질 전망이다.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창의적인 일자리를 준비하고 일자리의 다변화 차원에서도 긱 경제 활성화가 필요하다. 규제철폐 등 정부의 노력을 기대한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박재현 IT컬럼니스트

포항공대에서 DBMS와 Mining 등을 전공 후 현대전자 S/W연구소에서 DBMS,OLTP 엔진 등을 개발했으며 Core Java , Core CORBA 등 다수의 책을 집필,번역하였다. 에이전텍과 와이즈프리를 창업해 에이전트와 검색엔진, 텍스트 마이닝 기술 기반의 솔루션을 개발했으며 , 씽크프리에서 웹 오피스와 삼성전자에서 챗온 메세징 서비스와 삼성페이 서비스를 비롯하여 빅데이타 플랫폼 등 다스의 글로벌 플랫폼과 서비스 개발을 주도했다. 현재 차세대 모바일 디바이스인 자동차를 중심으로 공유 경제, 인공지능 , 핀테크 등 다양한 분야의 개발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