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랩스는 어떻게 유럽 최대 규모 인공지능(AI) 연구소인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XRCE)을 인수할 수 있었을까?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건 두 회사 연구방향이 일치한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그에 더해 자유롭고, 몰입과 협업을 강조하는 기업문화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송창현 네이버랩스 대표 겸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XRCE 인수를 위해 다른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을 펼쳤다.
네이버 관계자에 따르면 실사에 직접 참여한 송 대표는 XRCE측 관계자들과 직접 기술향상을 위한 방안에 대해 토론을 하면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더해 네이버랩스가 가진 자율과 몰입을 강조하는 문화도 XRCE의 마음을 흔든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관계자는 "실사 과정에서 자유롭고 가감 없는 기술적 질의와 대화를 통해 서로의 전문성을 확인하는 한편, 오직 기술 향상을 위해 격의 없는 토론이 이어졌다"며 "다수 글로벌 기업들이 인수전에 뛰어들었음에도 XRCE가 네이버랩스와 함께 하기로 한 결정적 이유에는 XRCE 연구원들이 네이버랩스의 기업문화를 직접 경험했다는 점 역시 크게 작용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머신러닝과 데이터마이닝 핵심 기술인 NMF(Non-negative Matrix Factorization) 창시자로 유명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댄 리 교수는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은 오늘날 기업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핵심 기술"이라며 "이번 네이버랩스의 XRCE 인수는 그들이 한국을 넘어 유럽으로 기술 연구를 확장하는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NMF는 컴퓨터 비전, 문서 분류, 음파 분석, 계량분석화학, 추천 시스템 등에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기술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랩스 조직문화의 핵심은 '스스로 몰입해 실행하는 자율적 문화'에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원 개개인이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로서 전문성을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주도해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의사결정 과정 역시 간소하고 빠르다.
네이버랩스유럽으로 탈바꿈한 XRCE 역시 네이버랩스와 유사한 직원 중심 조직문화를 가졌다. XRCE 채용 관련 페이지에서는 다양성과 기회를 중심에 두고 일하는 직원이 중심이 된 다양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실제로 해외 구직사이트 글래스도어에는 XRCE 전현직 직원들이 꼽은 이 연구소의 장점으로 탄력적인 근무환경, 프로젝트와 학술연구에 대해 열려있는 기회, 토론을 중시하는 수평적인 문화, 직원의 복지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곳이라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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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랩스의 경우도 비슷한 기업문화를 가졌다. 자신이 몰입하고 싶은 시간에 맞춰 일할 수 있는 책임근무제, 변화하는 기술 트렌드에 맞춰 끊임없이 최신 지식을 소통 공유할 수 있는 수평적 문화에 더해 연구원들이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행정적인 업무나 프로세스를 도와주는 오피스 어드민 제도도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고 네이버 관계자는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조직체계 역시 직급에 관계 없이 누구와도 협업하며 기회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프로젝트 중심으로 구성된다는 점도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