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에 세상에 나온 지 꼬박 10년을 채웠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2007년 6월29일 마침내 아이폰을 선보였다. 출시 당시 전망은 소박했다. 기껏해야 시장 점유율 5% 차지하면 잘 하는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하지만 지난 10년 사이에 아이폰은 많은 것을 바꿔놨다. 통화 기기였던 휴대폰이 ‘움직이는 컴퓨터’로 자리잡는 데도 아이폰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렇다면 출시 당시엔 어떤 평가를 받았을까?
■ "PC와 똑같은 모바일 인터넷 즐길 수 있어 좋아"
당대 최고 IT 기자로 명성을 떨쳤던 월트 모스버그는 잡스가 아이폰을 공식 출시하기 사흘 전인 2007년 6월26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리뷰 기사를 게재했다. (☞ 모스버그 리뷰 기사 보기)
당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던 캐서린 보흐렛과 공동 집필한 이 기사를 통해 ‘눈 밝은 IT 저널리스트’가 오리지널 아이폰을 어떻게 평가했는지 엿볼 수 있을 것 같다.
둘의 리뷰 기사는 “최근 몇 년 사이 개인 기기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하찮은 휴대폰이 휴대형 컴퓨터로 진화한 것”이라는 글로 시작한다.
이들은 리뷰 기사를 위해 2주 가량 아이폰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애플이 당시 음악 재생기기로 인기를 끌던 아이팟에 음성 통화 기능을 결합하면서 음악과 동영상 재생을 위한 멋진 인터페이스를 함께 추가했다고 평가했다.
오리지널 아이폰에서 가장 눈에 띄는, 그리고 논란이 됐던 건 역시 ‘가상 키보드’였다.
모스버그는 “지난 1월 애플이 처음 (아이폰을) 공개했을 때 난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키보드 없는 것이] 진짜 치명적인 약점이라고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하지만 그는 “사흘 정도 사용했을 땐 (가상) 키보드 쓰는 게 너무 힘들어 집어 던지고 싶었다. 하지만 닷새째가 되자 수 년 간 사용했던 물리적 키보드에 입력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털어놨다.
모스버그 등은 또 무선 인터넷 활용 경험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아이폰은 진짜 컴퓨터 수준의 웹 브라우저로 테스트해 본 첫 번째 스마트폰이다”면서 “전체 웹 페이지를 원래 모습 그대로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이런 평가가 왜 필요할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10년 전 당시엔 스마트폰에서 PC 환경과 비슷한 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는 자체도 상당히 놀라운 점이었다.
■ "동영상 녹화 안되네"…지금 기준으론 상상하기 힘든 평가도
2007년과 2017년 사이 10년은 IT 기술, 특히 모바일 기술 면에선 ‘하늘과 땅’ 차이 정도로 큰 격차가 있다. 실제로 모스버그가 ‘오리지널 아이폰에서 빠진 기능’이라고 지적한 것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인스턴트 메시징 기능도 없으며, 동영상 녹화도 안 되는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어도비 플래시 기술을 지원하지 않아서 몇몇 웹 사이트를 이용하기 힘든 점도 있다고 꼬집었다.
내장돼 있는 음악을 벨소리로 사용할 수 없는 한계도 있으며, 게임이 하나도 없다는 점 역시 아쉽다고 주장했다. 물론 이런 한계들은 그 이후 대부분 보완됐다.
애플은 출시 당시 AT&T를 통해서만 아이폰을 공급했다. 초기 협상 한계 때문이었다.
그 무렵엔 ‘보조 배터리’ 없는 스마트폰은 없었다. 대부분의 스마트폰들은 탈착 가능한 배터리를 활용했다.
모스버그는 “아이폰은 배터리 제거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아이폰의 배터리는 훌륭하다”면서 탈부착이 불가능한 점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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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은 첫 출시될 당시 AT&T를 통해서만 공급됐다. 초기에 시장 점유율 등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 것도 그 때문이었다. 모스버그는 이 부분에 대해선 강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스버그는 “아이폰은 다른 모든 스마트폰과 구분될 정도로 뛰어난 제품이다”는 종합적인 평가를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