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MS 간부에 격분해 아이폰 만든 사연

첫 iOS 개발 스캇 포스톨, 아이폰 개발 일화 공개

홈&모바일입력 :2017/06/22 17:20    수정: 2017/06/22 17:24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마이크로소프트(MS) 간부가 아니었다면 아이폰은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작고한 스티브 잡스는 왜 아이폰을 만들었을까? 한 때 유력한 ‘잡스 후계자’로 꼽혔던 전직 애플 고위 임원 입에서 “스타일러스와 태블릿 자랑하던 MS 간부 때문”이란 증언이 나왔다.

흥미로운 증언을 한 것은 스캇 포스톨 전 애플 소프트웨어 사업 총괄 부사장이다. 첫 아이폰용 iOS를 만들었던 포스톨은 2012년 애플 맵 파동으로 사실상 애플에게 쫓겨났던 인물이다.

포스톨은 2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있는 컴퓨터역사박물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이 같이 말했다고 미국 IT 매체 씨넷이 보도했다. 2012년 10월 애플에서 퇴사한 포스톨이 공개적으로 연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씨넷이 전했다.

스캇 포스톨. (사진=씨넷)

씨넷에 따르면 포스톨은 “스티브 잡스는 스타일러스와 태블릿 자랑을 일삼는 MS 간부를 견딜 수 없어했다”고 말했다. 스티브 잡스가 전자펜의 일종인 스타일러스를 극도로 싫어한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스타일러스 얘기를 한 MS 간부에게 격분한 잡스는 곧바로 태블릿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이 일화는 월터 아이작슨이 쓴 스티브 잡스 공식 전기에도 나온다. 잡스는 아이작슨에게 이렇게 털어놨다.

“그날 저녁 그 간부가 내게 열번 쯤 얘기했던 것 같다. 난 그 얘기가 얼마나 지겨웠던지 집에 오자마자 태블릿을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그에게 보여주고 말겠다고 다짐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2010년 아이패드를 세상에 내놓을 수 있었다. 그런데 아이폰이 나온 건 그보다 3년 전인 2007년이었다. 태블릿 프로젝트를 먼저 시작했는데 어떻게 실제 제품 출시는 아이폰이 앞섰을까?

포스톨은 이 부분에 대한 얘기도 했다고 씨넷이 전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애플은 기로에 서 있었다. 당시 애플의 주력 사업은 아이팟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음악 부문이었다. 그런데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되면서 위기의식을 갖게 됐다.

그러던 차에 태블릿 소프트웨어 시제품을 내부에서 시연하게 됐다. 그러자 잡스가 포스톨에게 “휴대폰 크기로 작게 줄여보라”고 지시했다. 그 지시에 따라 만든 게 아이폰용 소프트웨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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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본 잡스는 아이패드 프로젝트를 잠시 중단시킨 뒤 아이폰부터 먼저 만들도록 했다고 포스톨이 설명했다. 그렇게 해서 2007년 6월 스마트폰 시장의 물줄기를 바꿔놓은 아이폰이 탄생해게 됐다.

결과적으로 MS 간부가 잡스 앞에서 태블릿과 스타일러스를 자랑하지 않았더라면 아이폰이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포스톨은 설명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