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사고 파는 거래소 중 유독 한국 거래소들로 투자금이 쏠리고 있다. 가격이 치솟으면서 시세차익을 노리는 이들도 등장했지만 국내 인프라가 금융거래에 최적화된 점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다 국내 주요 기업들이 연이어 이더리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관심이 더욱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암호화 화폐 비트코인은 이미 전 세계 시장에서 주요 화폐를 대체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에 활용된 블록체인이란 분산네트워크를 활용, 신뢰가 필요한 각종 온라인 계약서(smart contracts)를 '이더'라는 암호화 화폐에 올려서 주고 받을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국내 시장의 열기를 반영하듯 국내 암호화 화폐 거래소를 운영 중인 코인원 차명훈 대표는 지난 달 22일부터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컨센서스2017' 참여자들 사이에도 한국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고 밝혔다.
국내서 가장 상징적인 사건 중 하나는 지난달 25일 1비트코인 당 거래가격이 3천500~3천800달러까지 치솟았다는 점이다. 글로벌 평균 거래액이 블록체인닷인포 기준 2천387달러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고 60% 가량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졌던 셈이다. 빗썸, 코빗, 코인원 등 국내 암호화 화폐 거래소는 매월 2억달러에 달하는 거래를 처리하는 중이다.
비트코인 전문 웹진인 비트코인닷컴은 이를 두고, 비트코인 송금이 활발해지는 것에 더해 한국의 금융기술발전이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국내 거래소들이 암호화 화폐 거래에서 가장 활발한 거래량을 보이면서 가격이 치솟았던 이유는 여러가지 상황이 겹쳤기 때문이다.
크립토코인뉴스는 올해 초 중국중앙은행이 자국 내 암호화화폐 거래소에 대한 제재를 가하기 시작했던 것과 함께 한국 투자자들이 거래소로 몰리면서 가격이 폭증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이 투자 대상으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는 점에 더해 거래속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히 빠르다는 점도 가격이 치솟은 원인으로 작용했다.
외국에서는 오히려 여권 등 신분증 정보를 추가로 입력해야 하지만 국내서는 휴대폰 본인인증과 같은 수단을 활용하면 된다. 또한 암호화 화폐를 사고 팔기 위한 계좌이체 과정도 해외보다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한국은 하루 평균 3억3천500만달러 규모 이더가 거래되는 최대 이더리움 거래시장으로 부상했다. 실제 이더를 원화로 구매하려는 이들이 이더를 비트코인으로 구매하려는 이들보다 50% 가량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도요타, JP모건 등 글로벌 거대 기업들에 더해 국내 SK텔레콤, 삼성SDS 등이 '엔터프라이즈 이더리움 얼라이언스(EEA)'에 합류하기 시작하면서 투자 가치가 높아졌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월 정식 출범한 EEA는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기업용 솔루션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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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평균 거래 가격의 60%까지 오른 국내 암호화 화폐 거래 시장이 너무 과열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코인원 차명훈 대표는 "암호화 화폐의 비전을 보고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판단해 투자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