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조종사 없는 ‘AI 여객기’ 개발

파리 에어쇼 앞두고 소개…내년 시험 비행

세계 최대 규모의 항공 우주 장비 제조업체인 보잉이 인공지능(AI) 탑재로 조종사를 태우지 않고 비행하는 자율비행형 상업 여객기 시험 비행을 내년 실시하기로 해 관심을 모은다.

내년 자율 비행 실시 시험 비행에는 엔지니어와 조종사가 탑승할 예정이지만, 보잉은 미래에 조종사 없이도 비행이 가능한 모델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 8일자(현지시간) 시애틀타임즈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보잉의 마이크 시넷트 부사장은 오는 19일부터 열리는 파리 에어쇼를 위한 설명회 자리에서 “숙련된 조종사와 같은 수준의 판단을 AI 혼자할 수 있는 자율 항공기‘를 소개했다.

US 에어웨이스 1549편 불시착 사고는 두 엔진이 동시에 새와 충돌해 생긴 희귀한 경우로, 당시 사렌 버거 기장의 빠른 판단으로 이륙 5분 만에 허드슨 강에 비상 착수했다. 숙련된 조종사의 판단에 승무원과 승객 전원이 무사히 살아 돌아와 ‘허드슨 강의 기적’이라 불린다.

설명회에서 시넷트 부사장은 “AI가 사렌 버거 기장과 동일한 수준의 판단을 내리지 못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시넷트 부사장에 따르면 보잉은 인간 조종사처럼 결정을 내릴 AI 시스템 시뮬레이터를 사용한 실험을 올해 중 실시할 예정이다. 또 내년에는 그 시스템을 실제 비행기에 탑재해 시험 비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실시 시험 비행에 승객은 없지만, 엔지니어와 조종사가 탑승한다.

보잉은 향후 20년간 현재 2배에 해당하는 약 4만대의 사용 제트기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상용 제트기의 증가에 따라 경험이 풍부한 조종사가 필요하지만, 이미 전세계 조종사 부족이 계속되고 있어 향후 이런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AI 제트기가 완성되면 조종사 부족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에서 제트기 사망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이에 시넷트 부사장은 “AI 시스템은 사망자 제로 이상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어햐 한다”는 입장이다.

이미 일부 자동 기술은 항공기에 내장돼 있다. 장시간 비행 시 상용 제트기는 여러 시간 동안 ‘오토 파일럿’ 비행이 가능하다. 또 상용 제트기에는 악천후로 시야가 나쁜 경우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는 ‘자동 이륙 기능’을 갖추고 있는 기체도 많이 있다. 이 기능은 기본적으로 사용이 허용되지 않지만, 이미 자율 비행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 기반이 존재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