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에 러시아 정부의 후원을 받는 해커들의 조직적인 공격이 이뤄졌다는 의혹이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제임스 코미 미국 연방수사국(FBI) 전 국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해 대선에서 러시아 해커들이 수 백 건의 공격을 시도했다"고 증언했다.
관련 조사를 진행해왔던 코미 전 국장은 지난달 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돌연 해고통보를 받았다. FBI가 그동안 러시아 정부의 지원을 받는 해킹팀이 미국 대선을 트럼프에게 유리하도록 흔들기를 시도했는지에 대해 조사해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뤄진 일이다.
이날 전직 FBI 수장은 "러시아 해커들이 대선 결과에 영향을 주려고 시도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대선 전 수 백 건의 사이버 침투가 있었으며 수 천 건 이상으로 추정하지만 최소 수 백 건 공격이 있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코미는 또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에 출마한다고 밝힌 시점인 2015년 중순부터 러시아 해커들의 선거 개입 시도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공격은 정부 혹은 비영리 단체를 포함한 비정부 기관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이뤄졌다. 일부는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선거운동본부를 집중 공략했다.
공격자들은 또한 당시 힐러리 클린턴 후보 선거운동본부의 고위급 관리자를 대상으로 스피어피싱 공격을 수행해 위키리크스를 통해 기밀 이메일과 파일들을 공개했다고 코미는 진술했다.
그는 "러시아 정부가 DNC 해킹에 관여했다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당시 FBI가 직접 DNC의 하드웨어를 조사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DNC에 대한 해킹 흔적을 찾는 디지털포렌식을 수행한 것은 크라우드스트라이크라는 보안회사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을 대상으로 한 공격 중에는 러시아 해커들이 미국 대선 투개표 과정을 직접 조작하려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VR시스템에 대한 해킹시도가 그렇다. 이 회사는 투표 관련 인프라스트럭처와 관련된 업무를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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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언론매체인 인터셉트에 따르면 미국 국가안보국(NSA)으로부터 유출된 기밀문서에는 러시아 정부기관이 대선 며칠 전 미국 내 지역 선거 사무소에 스피어피싱 이메일을 보내 투표과정에 개입하려는 정황이 포착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코미는 "러시아 해커들이 사이버 공격을 통해 직접적으로 대선 투표 결과를 조작하려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