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 반도체 매각 '독점요구권' 건으로 소송 중인 도시바가 자사 생산 거점인 일본 욧카이치 공장 운영권에 대해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도시바가 전날(7일) WD에 '공장의 운영권은 도시바 측에 있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고 8일 보도했다.
도시바는 서한을 통해 "그간 양사의 합작 계약에 따른 쌍방의 권리 내용에 대해 충분히 검토했다"며 "욧카이치 공장에 관해서는 WD와 생산 설비를 공유하고 있는 한편, 공장 건물과 토지 등의 소유권은 명백히 우리(도시바)가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WD가 지난주 도시바 측에 "합작 회사의 지분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을 한 것에 대해 도시바가 공장의 권리 관계를 서신으로 확인시켜 준 것이다.
신문에 따르면 도시바는 WD와 오는 2021년 종료되는 합작 계약을 맺을 당시, '계약상 욧카이치 공장 토지건물설비 등이 도시바 소유'라는 근거를 들어 이같이 주장했다.
WD는 최근 도시바가 반도체 사업을 타 업체에 넘길 것을 대비해 욧카이치 신공장(제7공장)의 건설을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회사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도시바에 의한 일방적인 사업 매각이 양사간 합작 계약을 위배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국제중재법원(ICA)에 반도체 사업 매각에 의한 지분 이전의 철회 등을 금지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산케이신문은 "WD가 도시바 반도체 사업 매각에 방해 행위를 계속한다면, 도시바는 WD와의 합작 계약을 갱신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도시바가 서한을 보낸 것은 이를 염두에 두고 WD를 견제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 진행 중인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 입찰엔 ▲SK하이닉스와 미국 베인캐피탈 연합 ▲일본 산업혁신기구 및 KKR 연합(미일연합) ▲대만 홍하이정밀공업(폭스콘) ▲미 반도체기업 브로드컴 ▲WD 등 5진영이 경합 중이다.
앞서 6일 일본 아사히신문과 마이니치신문이 도시바 반도체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 후보로 미국의 브로드컴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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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직 도시바 측 공식입장은 나오지 않았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예정일 역시 불투명하다.
이와 관련해 산케이신문은 7일 "도시바의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 메모리' 매각 절차가 막바지를 맞이하고 있다"며 "WD를 포함해 5개 진영엔 각각 장단점이 있어 장기간 후보를 좁히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