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7 집단소송 3건 동시다발 진행

1~3차 소송 각각 심리…재판부 판결 갈릴 수도

홈&모바일입력 :2017/05/31 14:11    수정: 2017/06/02 10:07

정현정 기자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경제적·정신적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소비자들이 제기한 집단소송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다. 현재 진행 중인 3건의 손해배상 소송에 대한 병합 심리가 이뤄지지 않을 예정으로 재판부에 따라 서로 다른 판결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갤럭시노트7 손해배상 소송을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가을햇살(추양) 권우현 변호사는 3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6부(부장판사 설민수) 심리로 열린 갤럭시노트7 1차 소송 두 번째 변론기일이 끝난 후 기자와 만나 "현재 진행 중인 1~3차 단체 소송에 대한 병합 심리를 요청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을햇살 측은 당초 3개 사건을 묶어 심리를 진행해달라고 요청한다는 입장이었지만 현재처럼 각각 다른 재판부를 통해 심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같은 결정의 이유로 권 변호사는 “판사가 바라보는 관점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갤럭시노트7 관련 손해배상 소송은 서울중앙지법에서만 3건이 진행되고 있다. 가을햇살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1~3차에 걸쳐 신청을 받아 잇따라 소장을 접수한 건이다. 당사자 수만 1차 529명, 2차 1871명, 3차 506명 등으로 총 3천명에 육박한다. 이와 별도로 갤럭시노트7 발화로 화상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개별 소송을 제기한 건도 현재 조정이 진행 중이다.

이날 열린 재판은 지난해 10월 시작된 1차 소송의 2차 변론기일이었다. 이날 재판부는 원고측 대리인에게 “원고들의 손해 사항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이를 분류하지 않고는 상황파악이 되지 않아 제대로 된 재판 진행이 불가능하다”면서 “재판 당사자를 리콜 여부와 리콜 횟수, 리콜 방법, 손해 사항 등을 정리해달라”고 재차 요청했다.

앞서 지난 4월 열린 첫 변론기일에서 재판부는 원고 측에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이 어떻게 손해를 봤는지, 프로모션 등 삼성 측의 손해배상 제안을 거부한 구매자는 몇 명인지 등에 대한 사항을 다음 기일 전까지 정리해달라"고 요청했다.

삼성 갤럭시노트7 테스팅 랩 모습.(사진=삼성전자)

이에 원고측 대리인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에 사실조회를 요청해 정보 획득을 시도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재판부는 통신사 등을 통한 간접적인 방식이 아닌 당사자들과의 직접 접촉을 통해 피해 사항을 자세히 분류해달라고 요청했다.

권우현 변호사는 "하자있는 제품이 유통됐고 이후 리콜에 응하는 과정 속에서 발생한 시간적, 경제적 손해를 일괄적으로 청구한 것인데 재판부가 개개인에 대한 구체적 사실을 요구하는 것은 집단소송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이 아닌가 싶다”면서도 “재판부에서 요청한 사항인 만큼 최대한 500여 명의 당사자와 일일이 접촉해 파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1차 소송 일정은 더디게 진행될 전망이다. 이날 재판부는 당사자별 피해 상황 분류 경과를 2~3개월 정도 지켜보기로 하고 추정기일로 결정했다. 피해 상황에 대한 분류가 마무리되는 상황을 보고 추후 기일을 지정하겠다는 의미다. 상황에 따라 준비절차로 전환해 쟁점을 정리할 수도 있다. 본격적인 변론이 진행되는 것은 그 이후가 될 전망이다.

소송 인원이 가장 많은 2차 소송의 진행이 더 빠르게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2차 소송 과정에서도 피고측 변호인이 원고측 당사자인 각 소비자들의 피해 상황 분류를 요청했지만 해다 재판부는 그럴 의무를 느끼지 못한다며 이를 기각한 상태다. 2차 소송의 신청 인원이 가장 많다. 2차 소송의 경우 오는 7월 4일 2차 변론기일이 잡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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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소송은 지난해 10월 가을햇살법률사무소 고영일 대표 변호사가 소비자 500여 명과 함께 삼성전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내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 이후 발생한 리콜 과정에서 사용권을 제한받고 추후에도 게속 사용할 권리를 박탈당한 동시에 제품 구매, 배터리 점검, 새 기기 교환, 다른 기종 교환 등을 거치는 과정에서 시간과 경비가 들었고 제품 사용에 따른 불안, 신뢰감 상실에 따른 정신적 충격을 겪었다고 주장하며 1인당 50만원의 배상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리콜이 적법한 절차를 통해 진행됐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소비자들이 주장하는 손해는 리콜 조치에 자연히 수반되는 것으로 통상 참을 수 있는 범위에 해당해 법적으로 전보(부족한 것을 메워서 채움)돼야 할 성질의 손해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갤럭시노트7을 구매한 소비자들에게 (모바일 쿠폰 등)가능한 한 최대한의 보상과 혜택을 이미 부여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