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단종된 삼성 갤럭시노트7의 발화 원인을 배터리 결함으로 결론내렸다.
지난달 23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것과 사실상 동일한 내용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하 국표원)은 6일 "갤럭시노트7 1·2차 리콜 제품에 대해 배터리에서 발화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요인을 발견했고 스마트폰에 대해서는 특이사항을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사고 원인이 배터리 구조와 제조공정상 불량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23일 잇따른 발화 사건으로 단종된 갤럭시노트7의 소손 원인을 배터리 자체 결함으로 최종 결론냈다. 1차 리콜 대상이 된 A배터리(삼성SDI)의 경우 음극탭 부위 젤리롤 코너의 눌림 현상이 소손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으며, 2차 리콜 제품인 B배터리(중국 ATL)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융착 돌기와 그로 인한 절연 테이프와 분리막 파손을 내부 단락을 발생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밝혀졌다.
국표원은 지난해 9월 1차 리콜 후 배터리를 교체한 갤럭시노트7에서 다시 발화사고가 발생하자 판매중지 등을 권고하는 한편, 사고 재발방지를 위해 원인조사를 추진하기로 결정하고 산업기술시험원에 사고조사를 의뢰했다. 공정한 조사를 위해 하드웨어, 프로그램, 배터리 등 여러 분야의 학계, 연구소, 시험소 등 13명의 전문가로 제품사고조사협의회(이하 협의회)를 구성하고, 매주 1회 협의회를 개최(총 13회 개최)해 사고조사방법을 논의하고 조사결과를 검토했다.
■산업기술시험원 "갤럭시노트7 자체 결함 없었다"
산업기술시험원은 원인조사를 위해 제조사로부터 발화가 발생한 스마트폰 14개, 발화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스마트폰 46개와 배터리 169개, 제조사의 충방전 시험에서 배터리가 과도하게 팽창된 스마트폰 2개와 배터리 2개를 제출받아 시험과 분석을 실시했다.
또 사고원인 규명을 위해 스마트폰과 배터리 자체의 고장 메커니즘과 시험항목을 도출하고 스마트폰의 각종 보호기능의 작동여부 등에 대해 시험했다. 이와 함께 사고제품에 대한 비파괴검사, 분해 등을 통해 발화 시작점을 조사하고, 구체적인 발화요인을 밝히기 위해 정상제품 분해 및 검사도 실시했다.
그 결과 산업기술시험원은 대부분의 사고제품(스마트폰)에서 배터리 부위가 스마트폰 기기의 회로 부위에 비해 소손 정도가 더 심한 것을 확인했다.
이와 함께 높은 외부 온도에서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한 결과 애플리케이션이 강제 종료돼 온도와 관련된 스마트폰의 보호 소프트웨어가 동작함을 확인했다. 또 스마트폰의 보호 소프트웨어, 전력제어회로가 고장난 상황을 가정한 배터리 과방전 시험에서도 배터리의 최고 온도는 배터리 발화를 유발할 수 있는 온도까지 상승하지 않아 발화 유발원인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
산업기술시험원은 배터리 보호회로가 고장난 상황을 가정한 배터리 과충전 시험에서 배터리 발화가 발생되지 않아 배터리 보호회로 고장을 발화 원인으로 보기 어려우며, 스마트폰에 대한 휨, 국소적 눌림을 모의한 외부 압력 시험에서도 발화가 발생되지 않아 이 역시도 발화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스마트폰에 배터리가 장착되는 공간은 제조사가 제시한 배터리의 부피 팽창 값을 고려해 여유 공간이 확보되도록 설계됐다는 점을 측정을 통해 확인했다.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여유공간은 갤럭시S7 엣지와 동일한 설계마진을 가졌다는 게 산업기술시험원의 설명이다.
산업기술시험원은 “스마트폰의 전력 제어회로, 배터리 보호회로, 외부압력, 스마트폰 내부 배터리 장착공간 부족 등 여러 발화 예상요인에 대해 조사했지만 특이사항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A사는 '음극판 눌림', B사는 '높은 돌기' 때문" 결론
반면 산업기술시험원은 2차 리콜 대상에 포함된 B사(ATL) 배터리에 대한 비파괴 검사와 분해 과정에서는 확인이 가능한 상당수의 배터리에서 양극탭과 마주하는 음극기재 부분이 소손된 현상을 관찰했다.
산업기술시험원은 사용하지 않은 배터리를 분해한 결과, 양극탭에서 높은 돌기를 관찰했으며, 갤럭시S7 엣지에 사용된 배터리와 달리 양극탭의 반대편에 음극활물질이 위치하는 배터리 구조를 확인했다. 돌기는 양극탭에 위치한 돌출부로 초음파 용접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충방전 시험 중 팽창된 배터리를 분해한 결과 양극탭과 음극활물질의 접촉을 방지하기 위한 절연테이프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 절연테이프가 없는 경우 절연테이프가 있는 경우보다 양극탭과 음극활물질 간 접촉으로 인한 발화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결론적으로 양극탭을 용접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높은 돌기’가 분리막을 뚫고 ‘음극활물질’과 접촉하여 발화가 발생했으며, ’절연테이프 미부착‘된 경우 발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시간이 빨라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협의회는 “양극탭 맞은 편에 음극활물질이 존재하는 배터리 설계구조에서 양극탭의 높은 돌기, 절연테이프 부착 불량 등 배터리 제조공정 불량이 발생한 점이 복합적으로 발화를 일으킨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1차 리콜 대상이 된 A사(삼성SDI) 배터리의 주요 발화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산업기술시험원은 사용하지 않은 배터리를 분해해 ‘음극부 끝단이 곡면부에 위치한 점’, ‘젤리롤 측면부의 음극판 눌림 현상’ 등 제품안전자문위원회에서 검토한 1차 리콜의 사고원인을 직접 확인했다.
1차 리콜대상 배터리의 발화요인은 음극 끝단이 곡면부 위치한 상태에서 배터리 음극판의 눌림이 발생하여 내부단락으로 발화한 것으로 잠정 조사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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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의회는 "제품안전자문위원회의 판단, 산업기술시험원의 배터리 조사결과 및 스마트폰 자체의 발화요인을 못 찾은 점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사고제품의 손상양상이 당초 자문위원회에서 판단한 발화요인과 일관성을 보여 발화원인을 변경할 사유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사고의 주요 원인이 부품의 제조 공정상 불량임을 감안할 때 배터리 제조사 및 스마트폰 등 최종 제품 공급자가 공정 및 품질관리를 보다 강화했다면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을 것으로 판단하고, 이번 사고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스마트폰과 배터리 안전사고 재발방지를 위해 배터리와 휴대폰 안전관리제도를 강화하고 리콜제도 개선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