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지난 20일 자사 온라인 쇼핑 플랫폼인 스토어팜 개편을 진행하자, 이를 바라보는 온라인 유통업계의 시선이 곱지 않다.
네이버측은 이번 서비스 개편을 두고 판매자들이 스토어팜을 좀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개선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온라인 유통업계는 네이버가 작년 쇼핑 검색 광고를 도입한 데 이어, 업계 주요 플레이어로 본격 나서려는 것 아니냐며 경계하는 눈치다.
이에 네이버는 검색 키워드 중 쇼핑 관련 비중이 높아 온라인 쇼핑 관련 데이터베이스(DB)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 스토어팜 서비스를 지속 개선하겠다며 확대 해석을 일축했다.
■ 네이버 "스토어팜 개편, 판매자 편의 개선한 것"
네이버는 지난 4월 자사 쇼핑 파트너 블로그를 통해 이달 20일 스토어팜에 입점한 상인들이 판매 상품, 판매 현황, 정산 등을 관리할 수 있는 스토어팜 센터의 개편 사실을 알렸다.
개편 이후 달라지는 것 중 하나는 스토어팜 센터의 UI다. 사용이 편하도록 전체 화면 구성을 넓게 변경했다. 또 자사 O2O(Online to Offline) 쇼핑 플랫폼 쇼핑윈도와 스토어팜에 각각 상품을 등록해야 하던 불편함을 해소해 상품을 양쪽에 등록되게 하는 기능을 추가했다.
그 외 상품 상세 페이지 서식을 수정할 수 있는 스마트에디터3.0과 스토어팜 센터 모바일 페이지 기능 추가 등 다양한 방면으로 개편을 진행했다.
네이버 측은 이번 스토어팜 센터 개편은 판매자의 기능 개선을 위한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스토어팜 판매자 대상으로 사용성을 개편하는 것이고, 사용자 측면에서는 전혀 달라지는 부분이 없다"며 "올해 지속적으로 스토어팜을 강화해나갈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 온라인 유통업계 '네이버 예의 주시'
온라인 유통업계에서는 네이버의 스토어팜 서비스 강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같은 반응은 네이버가 오픈마켓 사업에 진출했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지난 2012년 오픈마켓형 서비스 '샵N'을 출시했다가 온라인 쇼핑이라는 골목상권 침범이라는 비판을 받고 서비스 2년여 만에 종료했다. 대신 상품 등록 시 수수료를 받지 않는 무료 온라인 판매 플랫폼 스토어팜으로 개편해 운영해 왔다.
그러다 작년 말 상품을 상단에 노출할 수 있는 쇼핑 검색 광고를 도입했다. 이어 판매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토어팜 센터의 대대적 개편을 예고하면서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영향력이 어디까지 확대될지 긴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작년 11월 쇼핑 검색광고를 도입한 이후 광고주가 매우 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자사 간편결제 서비스인 네이버페이를 강화하는 한편, 쇼핑 검색광고 도입에 이어 스토어팜의 개편 계획을 밝힌건데 쇼핑 사업 진출 의도를 숨기고 있는 듯하다"고 추정했다.
이어 "2015년 기준 네이버 쇼핑의 거래액이 1조원이었는데 올해 추정치는 4조 6천억원으로 소셜커머스 거래액을 뛰어넘는 수준"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신규·기존 상인 영입을 용이하게 하는 등 최근 네이버의 행보가 위협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검색 최상단에 위치하는 게 쇼핑 콘텐츠인 것만 봐도 네이버가 지향하는 바를 알 수 있다"며 "쇼핑이 가장 수익성이 좋은 콘텐츠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네이버 "쇼핑 서비스 개편, 검색 기능 향상 목적"
네이버는 쇼핑 서비스 개편이 자사의 핵심인 검색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자사 포털에 입력되는 전체 검색 키워드 중 30% 정도가 쇼핑 관련"이라며 "검색 기능 만족도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쇼핑 DB가 필수인데, 스토어팜 서비스를 개선하면서 상품 판매자의 입점 유인을 늘려가는 것은 더 많은 DB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네이버의 온라인 쇼핑 사업 강화를 골목상권 침해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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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만약 오픈마켓 사업 재진출을 노린다 해도 현재 오픈마켓들은 대기업이 운영하고 있다"며 "때문에 과거 자주 거론됐던 '중소 상공인 영역 침해'라는 비판을 씌우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사실상 오픈마켓 사업을 재개한다면 특정 사업 분야에서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해 업계 발전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