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카 시장 리더로 성장하기 위한 스웨덴 자동차 메이커 볼보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전기차 뿐만 아니라 차량 인포테인먼트, 자율주행차 분야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전략이 돋보이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합종연횡’ 강화 전략을 취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스마트카를 향한 볼보의 빠른 움직임은 지난해 11월부터 감지됐다.
당시 하칸 사무엘손 볼보차그룹 최고경영자(CEO)는 ‘더 뉴 S90' 홍보와 향후 미래차 전략을 밝히기 위해 직접 우리나라를 찾았다.
그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2019년에 500km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현재 한국은 전기차 배터리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며 LG화학, LG전자 또는 삼성SDI 관계자 등과 만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기자회견 다음 날 LG전자 관계자 등을 만나 향후 전기차 제작을 위한 사업 협력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만일 볼보가 국내 전기차 배터리 메이커들과 손을 잡는다면, 해당 배터리는 볼보가 향후 제작할 CMA 소형 전기차 플랫폼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볼보는 사무엘손 CEO의 국내 기자간담회 이후 6개월동안 구체적인 전기차 전략 구현을 위한 자체 과정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과정의 결과는 전기차에 대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이어졌다.
사무엘손 CEO는 17일(현지시간) 독일 매체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차이룽’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새로운 디젤 엔진을 개발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볼보 브랜드 첫 순수 전기차를 2019년에 출시한 후, 순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등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구글과 인포테인먼트 분야 손잡은 볼보
볼보가 자동차 업계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차량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 구글과 손을 잡았다는 점이다.
볼보가 올해 하반기 시장에 출시할 계획인 XC60에는 안드로이드 기반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됐다. 스마트폰과 USB선을 활용해 구동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 오토’보다 한단계 진화된 구조다.
XC60에는 인공지능 음성인식 시스템 ‘구글 어시스턴트’가 탑재된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차량 디스플레이 콘텐츠 뿐만 아니라 차량 공조, 시트 조절까지 도울 수 있다. 전화나 목적지 검색으로 활용되던 일반 음성인식과는 차별화를 이루겠다는 뜻이다.
■ 해결 과제 남긴 자율주행차 협약
볼보는 전기차와 인포테인먼트 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차 사업에서도 합종연횡을 강화하고 있다.
볼보는 지난해 1월 CES 2016에서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한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이 업체는 당시 엔비디아와 손잡고 ‘드라이브 PX 2' 차량용 인공지능 슈퍼컴퓨터가 탑재된 XC90 SUV를 전시했다.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한 볼보의 움직임은 생각보다 빨랐다. 우버가 볼보 XC90 기반의 자율주행택시를 지난해 12월 14일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두 회사간 자율주행차 개발 협약이 체결된 이후 4개월만이다.
볼보 XC90 기반의 우버 자율주행 택시는 시작 초기부터 우여곡절을 겪었다. 미국 컨슈머워치독이 서비스 시작 후 이틀째인 지난해 12월 16일, 우버 자율주행 택시가 적색등을 무시하고 그대로 주행에 나섰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이 우버 자율주행 택시는 지난 3월 전복사고를 겪기도 했다. 당시 자율주행 택시는 애리조나주 템페에 위치한 도로 주행 중, 상대 차량 과실로 인해 전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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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복 사고 때문에 우버는 자율주행택시 운행을 한 때 중단했다가 최근 재개 했다.
이로써 볼보의 자율주행 관련 협약은 안전 관련 사항에서 수많은 과제를 남겼다. 볼보 스스로가 선진화된 자율주행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하면,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얻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