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이 활발해졌다. 완성차 업체뿐만 아니라 IT업체들도 자율주행차 시장 선점을 위한 움직임에 전념하고 있다.
자율주행차 연구가 활기를 띄면서, 관련 규정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커졌다. 아직 자율주행차가 활성화 되려면 최소 2년 이상은 기다려야 하지만, 미리 관련 규정을 만들어놓으면 제조사와 고객 입장에서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은 16일 오후 서울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자율주행차 글로벌 컨퍼런스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향후 자율주행차와 관련된 어떤 규정이 마련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오갔다.
UN 산하 자동차 국제기준 관련 기구인 WP29 등에서는 현재 자율주행차 차선변경 허용 범위와 레이다(radar) 장치 통과 테스트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다의 경우 자율주행 기술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주행 시 차선 인식 뿐만 아니라 전방 차량 및 보행자 감지 시 속도를 줄이거나, 긴급 제동을 도울 수 있다.
이날 컨퍼런스에 참석한 버나드 프로스트 UN WP29 주행제동 분야 전문가그룹 의장은 “레이다가 다양한 상황에서 어떤 성능을 낼 수 있는지에 대한 테스트를 도입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테스트 도입 후 차량에 탑재한 레이다가 제대로 된 성능을 갖추지 못하면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것을 금지하는 기준도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슈퍼 컴퓨터를 활용한 주행 테스트 관련 규정 도입 필요성도 제기됐다. 슈퍼컴퓨터가 계속해서 자율주행차에 가상도로 주행테스트 솔루션을 보내고, 자율주행차가 이를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에 대해 확인하는 것도 좋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최근 랜섬웨어 관련 공포로 인한 자율주행차 사이버 보안 관련 규정도 고려 대상이다.
월터 니슬러 UN WP29 의장은 “앞으로 더 많은 자율주행차 관련 규정이 생길 것인데, 추가적으로 생길 규정에는 데이터 보호, 정보 보호, 사이버 보안, 커넥티비티 관련 내용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테슬라 등에서 자주 사용하는 무선 업데이트인 OTA(over-the-air) 업데이트의 경우, 정비소 방문 필요없이 무선으로 차량 상태를 개선시키는데 효율적이지만 무선 네트워크 해킹에 취약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심지어 랜섬웨어 공포로 인해서 완벽한 보안 체계가 갖춰진 자율주행차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처럼 자율주행차 관련 규정 마련을 위해 전 세계적인 노력이 진행중이지만, 각국 정부 상황에 따라 이와 같은 규정 실행이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컨퍼런스 기조연설을 맡은 데이비드 스트릭랜드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전임청장은 “오바마 정부 시절에는 대통령 스스로 자율주행차 도입 필요성에 대한 언급이 자주 이뤄졌다. 자율주행차 기술이 미래를 바꿀 핵심 기술이라는 것”이라며 “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 자율주행차 활성화에 대한 이야기가 전혀 나오지 않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WP29는 자율주행차 발전 가능성을 저하시키는 규정을 만들지 않겠다는 포부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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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슬러 의장은 “도로 안전을 저하시키지 않는 기술이라는 우리는 기술적인 혁신을 꾀하는 업체들의 움직임을 얼마든지 환영할 것”이라며 “나라마다 시장 규제 차이가 있지만 WP29 차원에서 글로벌 표준 방안을 마련한다면 제조사 입장에서 유리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니슬러 의장은 랜섬웨어 공포와 관련해 “현재 주행중인 차량을 살펴보면 최소 20개 이상의 네트워크 시스템이 탑재될 정도로 ‘움직이는 컴퓨터’라고 불리고 있다”며 “자율주행차가 만들어진다면 랜섬웨어 공포 등 사이버 공격을 막기 위한 이중화 장치 도입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