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17] "재미는 석기시대부터 이어진 메카니즘"

게임입력 :2017/04/25 17:53

“사람이 게임에 재미를 느끼는 것은 수렵과 채집 중심의 석기시대의 DNA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25일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2017(NDC2017)가 열린 넥슨 사옥에서 카이스트의 서기술 연구원은 ‘진화심리학으로 풀어본 게임의 몰입요소’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진화 심리학은 진화에 인간의 심리를 적응에 연관시켜 이해하고 해석하려는 심리학의 한 분야다.

인류의 역사에서 수렵과 채집 위주의 구석기 시대 생활이 약 98%를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진화심리학에서는 뇌가 정보를 처리하고 반응하는 메커니즘은 구석기시대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카이스트 서기술 연구원.

대표적으로 사람이 고칼로리 음식을 선호하는 것은 원시 시대에는 최대한 칼로리를 축적하는 것이 유리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메커니즘이 현대에도 남아있다는 것이다. 현대 도시에서는 뱀을 볼 일이 거의 없음에도 본능적으로 무서워하거나 높은 곳에 올라가는 것에 공포심을 느끼는 것도 유사하다.

서 연구원은 이러한 관점에서 게임을 즐기면서 재미를 느끼는 것도 석기시대에 느꼈던 쾌감과 성취감 등이 활성화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리그오브레전드에서 부쉬에 숨어 있다가 적을 잡아내거나 쫓아오는 적을 뿌리치고 도망치며 느끼는 쾌감은 사냥감을 추적하고 맹수로부터 도망쳐야 했던 수렵시대에서 온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서기술 연구원이 발표한 석기시대부터 이어진 재미요소.

이 밖에도 적을 조준하거나 함정을 파고, 아이템을 획득해 창고에 저장하고, 다른 이용자와 대화하며 정보를 교류하고 물건을 주고받는 등의 여러 활동은 석기시대부터 이어진 사냥, 생존, 사회적인 요소에서 발전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서기술 연구원은 의견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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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연구원은 “인간의 행동은 워낙 복잡하고 다양한 요소가 더해져 있기 때문에 하나의 원리로 설명하는 것을 어렵다. 굳이 들어맞지 않는 것을 억지로 맞출 필요는 없다”며 “다만 하고 싶은 말은 기존 게임이 어떤 몰입 요소를 가지고 있는 지 분석하고 새로운 재미요소를 발견하기 위해선 이러한 관점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다양한 재미 요소를 찾을 수 있다면 기획자 고유의 게임의 재미요소를 구성하고 각 기획자 만의 재미 스타일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예를 들어 실제 사냥에서 시간을 많이 쓰는 것은 사냥감의 위치 파악이지만 게임에서는 이러한 요소가 많이 약화돼 있다. 사냥감이 남김 흔적을 바탕으로 종합적으로 추론하고 다른 상위 포식자나 맹수를 피해서 다닌다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며 발표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