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업 디스플레이(HUD) 꼭 내 차에 달아야 하나?”
신차를 구매할 예정이라면 한 번 이상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을 했을 것이다.
HUD가 장착되면, 운전자는 전방 주시 의무를 지켜가며 차량 주행에 필요한 각종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최대 단점은 가격이다.
차량 윈드쉴드에 직접 투여하는 방식인 ‘허상거리구현방식’을 쓰는 신형 그랜저의 경우 HUD의 옵션 가격은 100만원이며, 제네시스 G80 최저가 트림인 3.3 럭셔리 기준 HUD의 가격은 120만원이다. 소비자들에게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가격이다.
업계에서는 컴바이너 형식의 HUD가 해당 산업 대중화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차량 대시보드 부근에 광학유리를 탑재시키면, 허상거리구현방식 성능에 뒤치지 않는 성능과 콘텐츠를 표출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서울모터쇼에서 허상거리구현방식의 HUD 대신 두 종류(수직형, 수평형)의 컴바이너 HUD를 선보였다.
두 HUD는 표출 방식이 다를 뿐 기존에 선보였던 허상거리구현방식의 HUD와 거의 동일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 차량 속도 현황, 내비게이션 주행 경로, 돌게이트 접근 알림,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표출 여부 등을 표출시킬 수 있다. 수직형과 수평형의 차이점은 디스플레이 크기와 해상도 뿐이다.
현대모비스는 앞으로 컴바이너 형태의 HUD가 고급차뿐만 아니라 중형차 이하급 차종까지 널리 적용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적은 비용으로 운전자의 시야 분산을 최소화시키겠다는 의도다.
컴바이너 형태의 HUD는 이미 완성차 업체 일부 차종에 적용된 상태다. 대표적인 차종은 르노삼성 SM6와 MINI 클럽맨 등이다. 르노삼성 SM6의 경우 HUD,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AEBS),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등이 포함된 ‘드라이빙 어시스트 패키지 I' 옵션 가격을 145만원에 책정했다. HUD 가격이 다른 브랜드 가격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다른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기능과 묶어 옵션사양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앞으로 컴바이너 형태 HUD 차별화 싸움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시선을 두지 않아도 되는 컴바이너 HUD가 대세가 될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국내 중소기업 원모터스코리아는 후방카메라 화면과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투여시킬 수 있는 ‘Let's HUD(렛츠허드)’ 컴바이너 HUD 제품을 6월 출시할 예정이다. 출시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완성차 업체의 HUD 옵션가보다 저렴하게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손원 원모터스코리아 대표는 “우리 제품은 국내 최초로 유리 상단 부착형 컴바이너 형태의 HUD로 차량 전방 5m 앞에 증강현실 형태로 콘텐츠를 띄울 수 있다”며 “화면 투여에 필요한 초정밀 광학유리를 특허출원해 화면 왜곡 현상을 줄인 것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삼성전자에 인수된 하만의 경우, 내브디(Navdy)사의 증강현실형 컴바이너 HUD 사업 강화를 꾀할 방침이다.
내브디는 미국 내 HUD 기반 스타트업으로 지난해 12월 하만의 전략적 투자를 받은 기업이다. 하만 관계자는 “스마트폰 발달로 인한 전방주시 의무가 많아지고 있다”며 “이를 방지할 수 있는 HUD 개발에 더더욱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특허청의 지난해 자료에 따르면 HUD 전체 특허출원 수는 지난 2012년부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6년부터 2011년까지 6년간 평균 헤드업 디스플레이 특허출원은 약 28건에 그쳤지만, 2012년에는 75건으로 지난 6년 평균보다 약 3배 정도 올랐다. 특히 지난 2013년 특허출원 수는 93건까지 올랐다. 이 때문에 2006년~2015년 사이 자동차 헤드업 디스플레이 관련 특허출원 수는 총 504건에 이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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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청은 앞으로 컴바이너 형태의 HUD가 관련 출원건수 증대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같은 방식이 향후 출시될 예정인 자율주행차량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영상 바로가기 : 카카오톡 메시지, 후방 카메라 영상 띄우는 원모터스코리아 'Let's H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