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일본)=임민철 기자]인텔이 딥러닝 분야에서 구글과 경쟁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는 일본의 스타트업 '프리퍼드네트웍스(PFN)'와 협력하기로 했다.
인텔은 6일 일본 도쿄에서 PFN이라는 현지 스타트업과 함께 '체이너(Chainer)'라는 오픈소스 딥러닝 프레임워크를 개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발표는 AI 시장 대응을 위한 사업전략 및 관련 기술 로드맵을 소개하는 '인텔AI데이' 컨퍼런스를 진행하면서 나왔다.
체이너는 PFN이 지난 2015년 6월 오픈소스로 공개한 파이썬 기반의 프레임워크다. 인텔은 앞으로 체이너 프레임워크 개발을 위해 PFN와 협력한다. 체이너를 통해 인텔 아키텍처 기반의 범용 컴퓨팅 인프라에서 딥러닝의 성능을 끌어낼 수 있는 결과물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양사 협력은 다음 5가지 활동으로 구체화한다. 첫째, 인텔아키텍처 기반 체이너 성능을 지속 최적화한다. 둘째, 체이너 업데이트에 지속 대응한다. 셋째, 범용 컴퓨팅, 가속기, 라이브러리 등을 포함한 인텔 아키텍처에 체이너를 최적화해 지속 갱신한다. 넷째, 양사 협력의 결과를 인텔의 깃허브 프로젝트 저장소 커뮤니티와 공유한다. 다섯째, AI 및 딥러닝 시장 성장을 앞당길 마케팅에 힘을 모은다.
인텔은 제온, 제온파이, 아리아(Arria) 10 FPGA 시리즈, 너바나(Nervana)를 비롯한 주요 프로세서 제품을 AI 시대에 걸맞는 솔루션의 일부로 내걸고 있다. 체이너 프레임워크는 이런 AI용 하드웨어 솔루션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인텔 매쓰커널라이브러리(MKL) 및 MKL 딥뉴럴넷(DNN) 등 오픈소스소프트웨어 라이브러리를 기본 구성요소로 활용할 예정이다.
체이너가 뭐고 이를 만든 PFN은 어떤 회사이기에, 인텔이 이렇게 공들여 협력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걸까.
토루 니시카와 PFN 최고경영자는 "도요타, 화낙, NTT, 엔비디아, 시스코, 인텔과 협력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사물인터넷(IoT) 환경 운영에 필요한 딥러닝을 위해 체이너를 활용 중인데, 체이너가 인텔 아키텍처에 최적화하면 AI와 딥러닝 개발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간 개발자들은 인공지능(AI) 애플리케이션 및 딥러닝 프레임워크를 개발하고 구현하기 위해 특수목적 컴퓨팅 환경을 갖추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고 개발 복잡성도 감수해야 했다는 지적이다. 체이너는 이런 부담을 덜어줄 수단으로 묘사됐다.
PFN 측은 2년 전 체이너 공개 후 자신들이 '기술로 구글을 앞서는 게 목표'라 공언했다. 구글이 기존 머신러닝 라이브러리 '디스트빌리프'와 이를 대체한 '텐서플로(TensorFlow)'보다 나은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뜻이었다. 인텔이 딥러닝 API 변환툴로 선보인 '너바나그래프'가 구글 텐서플로를 지원하고 있는데, 인텔은 이와 별개로 PFN의 체이너 역시 주요 AI 관련 기술로 인식하고 투자에 나선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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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파인바이런(Define-by-Run)이라는 기능이 체이너의 기술적 특징으로 강조됐다. PFN의 설명에 따르면 이는 딥러닝 구현시 복잡한 신경망 설계를 쉽고 직관적으로 하게 해준다. 토치(Torch), 카페(Caffe), 테아노(Theano) 등 기존 프레임워크의 디파인앤드런(Define-and-Run) 방식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PFN은 그간 일본 제조 기업들과의 협력 성과로도 이름을 알렸다. 2014년부터 도요타와 자율주행차량 개발을 위해 협력 중이며, 2015년부터는 파나소닉과 운전자보조시스템 개발을 위해 손을 잡았고, 산업용 로봇 제조사 화낙(Fanuc)과도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미국 시스코시스템즈와도 통신장비 제조에 딥러닝 기술을 심기 위해 협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