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브랜드(PB) 상품으로 장바구니를 노리는 온라인 쇼핑몰들의 공세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그중 국내 소셜커머스 티몬은 지난주 생활용품 자체 브랜드 '236:)'을 출시, 소비자 일상으로 더욱 깊이 파고 들었다. 티몬의 생활용품 공략은 이용자의 접근성을 노린다는 점에서 신선식품 강화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 모든 사람이 꼭 주기적으로 구매해야 하는 식료품, 생필품의 경쟁력 확보는 이용자들이 티몬을 또 한 번 선택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다만 소셜커머스의 PB 상품은 아직 미개척지에 가깝다. 2015년 위메프가 PB 패션상품 '레드심플'을 출시했다가 2개월 만에 사업을 접은 이후, 상품을 실제로 눈으로 볼 수 없는 온라인몰의 PB상품은 이용자의 신뢰를 얻기 힘들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중론이었다.
티몬이 야심 차게 내놓은 PB 상품이 과연 살 만한지, 기자가 직접 구매해 봤다.
참고로 이번 PB상품 리뷰는 1인 가구를 뜻하는 '혼족'의 시각에서 작성했다.
기자뿐만 아니라 전국의 혼족들은 특별히 신경 쓰는 제품이 아닌 이상 생필품은 소위 '가성비'에 따라 구매할 것이다. 한 달 지출은 항상 이런 품목에서 허리를 졸라매기 마련이다. 사고 싶은 옷이나 유흥비 등의 지출은 월급날 다짐처럼 쉽게 줄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가성비 측면에서 티몬이 내놓은 PB 생필품은 어느 정도 경쟁력을 지녔을까. 최근 좋은 품질로 사랑받는 이마트의 PB 브랜드 '노브랜드'의 동종 제품과 비교해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온라인몰의 PB상품은 별로다'는 세간의 인식과 달리 모든 PB상품의 품질이 나쁘지는 않았다. 재구매 의사가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존재했다.
■ 수건, 옷걸이, 휴지는 '우위'
일단 티몬 PB 생필품 중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느낀 것은 수건이다. 티몬은 30수 130그램짜리 코마사타월 5개를 1만원에 판매한다. 크기도 40cm*80cm로 35cm*84cm짜리 노브랜드 수건보다 면적이 크다. 가격도 1매당 2천950원인 노브랜드 수건보다 1개당 2천원 꼴로 더 저렴하다. 최소 1만원 단위로 구매해야 한다는 게 단점으로 보일 수 있으나, 보통 1개만 사지 않는 제품의 특성상 무얼로 봐도 티몬에서 구매하는 게 유리하다. 게다가 더 보드랍고 색깔도 5종류라 흰색이 전부인 노브랜드 수건보다 경쟁력이 있다.
두 번째로 괜찮다고 느낀 상품은 옷걸이다. 1천650원에 10개를 구매할 수 있어 저렴하고, 사소하지만 쓰다가 종종 짜증을 유발할 수 있는 사항을 신경 썼다. 끝이 둥글어서 어깨 끝쪽이 튀어나오는 것을 방지하고, 어깨쪽에 고무를 덧대어 옷이 미끄러지지 않게 해놨을 뿐만 아니라 목 늘림을 방지하는 기능도 들어갔다. 하의를 걸 수 있는 고리도 달려 있었다. 플라스틱 재질이지만 휘는 게 걱정될 만큼 연약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반면 노브랜드 옷걸이의 경우 철제 옷걸이에 고무를 전체적으로 덧씌운 제품으로, 10개당 4천900원이다. 고무를 덧씌웠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옷이 미끄러지지 않고, 하의를 걸 수 있도록 튀어나온 부분도 있었다. 가격이 비교적 비싸지만, 플라스틱 옷걸이와 철제 옷걸이 차이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결정적으로 향후 구매 여부를 가른 것은 '색깔'이었다. 혼족들은 공감할 것으로 보이지만, 옷걸이 등의 잡다한 물건들은 웬만해선 무채색으로 고르는 것이 좋다. 아무렇게나 고르다 보면 안 그래도 살림으로 어지러운 원룸이 더 엉망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휴지는 품질 측면에선 이마트가 조금 더 부드럽다는 것 외에는 큰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다. 다만 티몬 제품은 27미터짜리 30개에 7천900원으로, 33미터짜리 18개를 9천980원에 판매하는 이마트 제품보다 가성비 측면에서 우위를 점했다.
■섬유유연제, 테이프 클리너는 '노브랜드'
반면 품질로 입소문을 탔던 노브랜드답게 우위를 점하는 제품도 있었다.
섬유유연제의 경우 가격 차이가 꽤 크다. 이마트 섬유유연제는 3리터에 3천580원으로 2리터 5천900원인 티몬 섬유유연제보다 훨씬 저렴하다.
전자는 라벤더 향, 후자는 베이비 파우더 향인데 티몬 쪽이 좀 더 향이 옅게 배었다. 불필요한 것들을 제거하고 본질만을 채운다는 캐치프레이즈 때문일까. 하지만 일반 섬유유연제처럼 들이붓고 나중에서야 '표준 사용량의 반만 사용해도 충분'이라는 홍보문구를 본 기자의 세탁물은 이마트 섬유유연제를 쓴 세탁물보다도 향이 옅었다. 또 절반만 사용한다 쳐도 1리터 기준 약 1천193원 대 약 1천475원으로 이마트 쪽이 더 저렴하다.
테이프 클리너도 이마트 제품이 앞섰다. 일단 가격 측면으로 볼 때 티몬은 본체와 리필 1개 기준 6천200원에 8미터짜리 리필 4개 기준 6천400원이었다. 반면 이마트 테이프 클리너는 본체와 리필 1개 기준 4천580원에 리필 12미터짜리 4개 기준 7천780원으로 더 저렴했다. 테이프의 점성도 이마트가 확실히 더 강력했고, 손잡이가 플라스틱이라 철제인 티몬 제품에 비해 가벼웠다. 티몬 제품이 디자인은 더 깔끔하다. 하지만 기자의 '무채색 살림' 지론은 탁월한 성능과 가성비 앞에선 힘을 잃는다.
■각사 차별화된 배송…따져보고 유리한 쪽 골라야
배송 서비스의 품질을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결론적으론 각사의 강점이 다르므로 이용자에 따라 더 편리한 쪽을 선택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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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은 2만원으로 낮은 무료배송 금액 기준과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선택할 수 있는 폭넓은 배송 시간대가 강점이다. PB상품이 아니더라도 '슈퍼마트' 코너에서 고른 품목과 합친 금액 기준이라 2만원을 넘기기는 어렵지 않다. 일부 서울 지역(17곳)에서는 오전에 주문하면 오후에 배송되는 당일 배송도 가능하다. 반면 종합 유통사인 이마트에 비해 상품 수가 적다는 게 약점이다.
이마트는 자사 창고형 마트인 '트레이더스'와 드럭스토어 '분스'에서 고른 상품을 다 합쳐 4만원을 넘기면 배송비가 면제된다. 또 오후 2시까지 주문할 경우 당일 밤 10시까지 배송받을 수 있다. 배송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