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테슬라, 우버를 비롯해 최근 네이버까지 자율주행차 경쟁에 뛰어든 가운데, 자율주행차의 눈이자 핵심 장치인 ‘라이다’ 개발에 아직 많은 과제가 남았다는 자료가 나와 주목된다.
라이다는 ‘Light Detection And Ranging’의 머리글자를 딴 약자로 레이저 광선을 이용해 주위 물체의 위치 관계와 거리를 파악하는 원격 감지 기술 중 하나다.
레이저 스캐너로도 불리는 라이다는 레이저 광선을 쏜 뒤 물체에 부딪친 후 되돌아오는 반사파를 이용해 물체의 이미지를 형상화하는 장치다. 초음파를 이용하는 레이더보다 파장이 짧은 레이저를 사용해 섬세한 거리 측정이 가능하며 100m 떨어진 물체와의 겨리를 수 cm 단위로 파악할 수 있다.
과학잡지인 MIT 테크놀로지 리뷰 최신 자료에 따르면 현재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라이다 장비는 자동차 지붕에 탑재돼 고속으로 연속 회전하는 타입이다. 센싱 기술에 카메라와 레이더를 사용하는 라이다는 테슬라 등의 예를 제외하고 자율주행차 실현에 있어 빼놓은 수 없는 장치로 여겨지고 있다.
■라이다 기술, 자율주행차 발전 속도 못 따라가
그러나 급격한 진화 과정에 있는 자율주행차 기술 세계에 있어, 라이다 관련 분야가 풀어야할 몇 가지 과제가 있다.
기존 라이다 시장은 매우 좁았다. 수요 자체가 한정돼 있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급격한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개발 속도도 더뎠다.
이것을 나타내는 것이 현재의 라이다 장치 크기다. 우버가 사용하는 자율주행차 프로토타입을 보면 지붕에 큰 장비가 실려 있는데, 마치 굴뚝처럼 툭 튀어나온 모습이다. 주위를 파악한다는 목적에 맞춰 라이다가 높은 위치에 설치될수록 좋긴 하지만, 이는 차량 외관을 해친다.
라이다의 비싼 가격도 문제다. 현재 한 기기당 수천 달러에서 1만 달러 수준인 라이더의 가격은 자동차 부품으로서 매우 비싼 편이다. 자율주행차 대중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일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 때문에 자율주행차 개발 현장에서는 수많은 혼란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지난 2월에는 구글의 자율주행차 독립 회사인 웨이모가 배차 서비스에서 자율주행차 개발에 나선 우버와 그 자회사 오토(Otto)를 고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웨이모가 개발해온 라이다의 기밀 자료를 전 직원이 빼낸 뒤 오토에 반입했다는 것이 웨이모의 주장이다.
라이다 관련 기업도 개발에 수수방관하는 것은 아니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과 미국 방위 고등연구 계획국(DARPA)은 라이다 시스템을 하나의 작은 칩에 탑재하는 데 성공했다. 궁극적으로는 1개당 1만원 정도의 비용으로 라이다를 자율주행차에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벨로다인과 쿼너지 등도 유사한 장치를 개발하고 있는 기업이다. 지난해 포드와 바이두는 라이더 공급업체인 벨로다인에 1억5천만 달러를 공동 투자했다. 이 회사는 산호세에 새로운 메가팩토리를 구충 중이며 내년부터 라이다를 생산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쿼너지와의 협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율주행차 실용화 위한 라이다 재개발 필요”
그럼에도 여전히 자율주행차 업계의 많은 사람들은 라이다가 충분히 실용적으로 되기 위해서는 재개발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벨로다인은 회전식 거울을 사용하지 않고 고정형 장치에서 현재의 레이저 장치를 사용해 레이저 빔을 쏘는 설계 작업을 하는 몇몇 회사 중 하나다. 이 고정형 장치는 움직이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훨씬 저렴하고 작으며 견고한 특징을 지닌다.
벨로다인은 지난해 12월 자사 프로젝트가 50달러 정도의 저렴한 라이다를 만들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을 만들었다고 발표했으나 출시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또 지난해 9천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한 스타트업 쿼너지는 올해 매사추세츠에 있는 공장에서 고정형 라이다 센서를 생산해 250 달러에 판매할 예정이지만 성능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자동차 부품 공급 업체인 콘티넨탈과 발레오도 비슷한 기술을 개발 중이며, 2~3년 내에 시장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 역시 라이다를 사용한 자율주행차 기술 연구와 더불어, 라이다 장치 없이도 카메라와 딥러닝 기술을 접목한 자율주행차 기술을 동시에 개발 중이다. 자율주행차 기술이 진화하면서 라이다의 가격 또한 점점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지만, 카메라만으로 자율주행이 가능한 기술까지 개발하고 딥러닝 기술을 통해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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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을 비롯해 BMW와 볼보, 포드 등이 2020년 전후의 실용화를 목표로 자율주행차를 개발 중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자율주행차의 실용화 시기가 핵심 장치인 라이다 개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