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은 삶을 더 깊이 이해해야합니다."
'생활환경지능'을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한 네이버의 노력이 자율주행차,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3차원 실내지도 제작 로봇이라는 결과물로 이어졌다.
네이버는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검색 포털 회사를 넘어 생활과 밀접한 공간, 이동, 인지라는 세 분야 기술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강하게 드러냈다. 이런 계획이 네이버랩스를 통해 구체적인 제품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30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 개최된 '2017 서울모터쇼' 프레스데이에서 공개된 자율주행차는 이런 흐름을 잘 보여주는 상징적인 제품이었다. 특히 자율주행차는 지난 1월 네이버로부터 독립한 네이버랩스의 첫 성과로도 많은 관심을 모았다.
송창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네이버랩스 대표는 이날 "이제는 사람이 도구나 기술을 배우고 이해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공간과 이동에 대한 생활환경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사람과 사회가 도구에 얽매이지 않고 더 중요한 삶에 몰입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네이버랩스는 사용자를 둘러싼 공간과 환경을 깊이 이해하고, 지능적인 이동성이 만들어 낼 수많은 가능성에 주목하며 삶의 가치를 높이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 네이버랩스, 공간-이동 주목한 생활환경지능 내세워
지난 1월 네이버 연구개발 조직에서 별도 법인으로 독립한 네이버랩스는 '공간'과 '이동'에 대한 인텔리전스 연구에 본격적으로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송창현 대표는 "네이버랩스가 추구하는 기술의 방향성인 생활환경지능은 우리 생활 속 다양한 상황을 인지해 필요한 순간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과 서비스를 의미한다"며 "사용자들의 발길이 닿는 무수한 공간과 이동 경로를 데이터화하고 그들의 삶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네이버랩스는 차세대 이동 솔루션을 연구하고 인공지능(AI)과 로봇기술의 융합을 통한 생활공간의 정보화를 지속하는 한편 새로 개발 중인 IVI 플랫폼을 오픈해 더 많은 파트너와 협력을 넓혀가는 방식으로 기술과 서비스의 선순환을 이루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최근 이 회사는 M1을 통한 초정밀 3D지도 맵핑 기술을 구현한데 이어 도심 등 실외지도를 만들기 위해 에피폴라를 인수했다.
■ 자율주행차 자체보다 주변 인지 기술에 집중
송 대표는 "자율주행차에 대한 연구는 본격적으로 이런 사업과 서비스를 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자율주행차 자체보다는 네이버가 내세운 생활환경지능을 구현하기 위한 도구로서 자율주행차를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때문에 네이버랩스는 자율주행차에 대한 연구 중 특히 주변을 인지하는 분야에 집중적으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 분야는 정밀한 자기 위치, 사물의 인식 및 분류, 상황의 판단 등 자율주행에서 핵심적인 감각기관과 두뇌의 역할로 정보와 데이터의 분석 처리가 중요하다.
송 대표는 "네이버랩스가 이미 역량을 키워왔던 비전 기술과 딥러닝 기술을 바탕으로 자율주행 분야의 R&D 속도를 높이고 있다"며 "특히 머신러닝 기반의 기술을 실제 차량 주행에 접목시키는 다양한 실험을 통해 경제적이고도 정확도가 높은 인지 기술을 개발해 나가는 것이 네이버랩스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2017 서울모터쇼에서 네이버랩스는 딥러닝 기반 이미지 인식 기술을 통해 도로 위 사물과 위치를 정밀하게 파악해 차량의 경로를 계획하고, 측후방 영상에서 빈 공간을 판단해 차선 변경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등 기술을 공개했다.
송 대표는 "기존 자동차 업계가 각종 센서로부터 받은 데이터를 활용해 주행로직을 개발한다면 네이버랩스는 라이다, 레이더, 카메라 등 센서로부터 로데이터를 직접 받아 직접 자율주행차의 인지, 판단, 제어 등에 필요한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자율주행 기술 발전을 위해서는 실제 도로 주행을 통한 경험과 데이터를 쌓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실 주행 거리를 늘려가며 미래 이동성 개선과 도로 정보화 연구를 지속하는 동시에 다양한 파트너와 협업을 통해 기술 수준을 더욱 높여 나갈 계획이다.
■ 네이버가 고안한 IVI, 뭐가 다를까
네이버랩스는 이날 카쉐어링 및 자율주행 시대에 맞춰 차량 내 개인 환경에 최적화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인(IVI) 플랫폼 시제품도 공개했다.
IVI는 차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와 정보시스템을 총칭하는 용어로 음악, 영화, 게임, TV 등과 같은 엔터테인먼트 기능과 내비게이션, 모바일 기기와 연동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기 또는 기술을 말한다.
네이버랩스가 하드웨어 개발사와 협업해 만든 IVI는 네이버 로그인을 하면 어느 자동차에서나 동일한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주의분산이 최소화된 사용자경험(UX), 절제된 음성 인터페이스로 운전 환경에 적합하도록 설계됐다.
네이버 지도와 연계된 내비게이션을 통해 저장해 놓은 목적지로 바로 길안내를 받을 수 있으며 날씨, 캘린더, 음악, 라디오 등 상황에 맞는 콘텐츠 활용이 가능하다. AI 기술은 운전자의 음성을 인식해 목적지 검색과 길 안내를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러한 기능들은 대부분 음성을 통해 조작할 수 있다.
실제 시연에서는 내비게이션으로 경로를 검색하면 길안내 정보가 오른쪽에 표시되고, 왼쪽에는 음악을 포함한 여러가지 콘텐츠가 표시되는 등 편의성을 높였다.
네이버랩스는 운전자의 환경과 안전에 초점을 맞추고, 차량 정보와 연결된 IVI 플랫폼을 다양한 파트너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개선, 발전시킬 계획이다.
■ 3차원 정밀지도 기술을 구현한 M1 로봇 시연
네이버랩스는 이번 서울모터쇼에서 도로와 구조물로 이뤄진 모형 전시공간을 마련해 3차원 실내 정밀지도 제작 로봇인 'M1'이 자율주행으로 해당 공간을 이동하며 3D 정밀지도를 만드는 과정도 시연했다.
M1은 자동으로 돌아다니면서 레이저로 스캔한 수많은 점으로 된 데이터를 메시(mesh)라고 불리는 3차원 공간 데이터로 변환시킨 뒤 카메라로 촬영한 이미지를 붙여 3차원 지도를 만든다.
이를 위해 자율주행에 더해 레이저 스캐너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3차원 실내지도를 만들고, 지도 상 로봇의 위치를 파악해주는 '실시간 3D SLAM(real-time 3D SLAM)', 로봇이 3차원 레이저 스캐너와 360도를 볼 수 있는 카메라로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해 3차원 실내지도를 만드는 '포토-리얼리스틱 3D 맵 제네레이션(photo-realistic 3D map generation)' 기술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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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1 개발 배경은 GPS가 잡히지 않는 실내공간의 디지털화를 위해서다. M1으로 제작한 3D 정밀지도를 통해 대규모 실내공간에서도 현재 위치를 간단히 파악하고 길 찾기가 가능해지면 부동산 정보, 게임, 광고를 비롯한 여러 공간 기반 서비스들의 핵심 플랫폼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네이버는 서울모터쇼를 찾은 방문객들이 네이버의 미래 기술뿐 아니라, 자동차 정보를 직접 검색하고 찾아볼 수 있는 공간도 별도로 운영하는 등 다양한 고객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