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S8에 AKG 이어폰…하만 품은 삼성 시너지 본격화

뉴욕 한복판 美 하만 플래그십 스토어 가보니 '오디오 천국'

홈&모바일입력 :2017/04/03 13:24

정현정 기자

(뉴욕(미국)=정현정 기자) "하만은 3개의 그래미상을 받은 유일무이한 회사로 수평적인 구조이면서도 경쟁을 장려하고 기술과 속도에 강점을 지녔습니다. 매우 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과의 협력을 통해 엄청난 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믿습니다."

데이비스 로저스 하만 컨슈머오디오 담당 전무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위치한 하만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국내 기자들과 만나 이같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총 80억달러에 하만을 인수키로 결정한 이후, 지난달 미국과 한국 등 10개 반독점 심사 대상국의 승인 등 인수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마치며 하만 인수를 완료했다.

오디오 분야에서는 시너지가 가시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공개한 새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과 '갤럭시S8 플러스'와 함께 하만의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AKG의 튜닝 기술로 더욱 향상된 음질을 제공하는 고성능 이어폰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갤럭시S8 기본 이어폰은 11mm와 8mm 두 개의 진동판을 탑재해 고역대 재생력이 뛰어나며, 특히, 전 세계적으로 저명한 하만 음향 전문가들이 수년간 연구한 최적의 목표 음질 수준을 함께 최적화해 구현함으로써 소리의 왜곡 없이 균형감 있고 자연스러운 사운드 경험을 제공한다. 이어폰 자체는 하이브리드 커널 디자인으로 편안한 착용감을 제공하며, 이어폰 줄은 메탈과 섬유의 합성 소재로 제작돼 잘 엉키지 않고 내구성도 강하다.

앞서 삼성전자가 지난 2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에서 공개한 프리미엄 태블릿 '갤럭시 탭S3'에도 AKG의 튜닝 기술이 적용된 4개의 스피커를 탑재되기도 했다.

. 미국 뉴욕의 하만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방문객이 헤드폰으로 음악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1956년 시드니 하만이 설립한 하만은 미국 코네티컷주 스탬포드시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1995년 독일 베커(Becker)를 인수하면서 전장부품 사업에도 본격 진출했다. 지난해 69억1천만달러(7조7천억원)에 매출을 올렸으며, 특히 카오디오 분야에서 41%의 점유율로 압도적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 컨슈머 오디오 분야 중 이동형 스피커 시장에서도 글로벌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주요 카오디오 브랜드로는 JBL 프로페셔널, 뱅앤올룹슨, 바워스&윌킨스 등이 있으며, 소비자 브랜드로는 AKG, 하만카돈, 인피니티, JBL, 렉시콘, 마크 레빈슨, 레벨 등이 있다.

현재 하만은 뉴욕, 도쿄, 상하이 등 총 3개 도시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 뉴욕의 중심가인 메디슨 527번가에 운영 중인 플래그십 스토어도 그 중 하나다. 2013년 11월 오픈한 뉴욕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는 전문 오디오장비, 홈오디오, 고성능 스피커, 헤드폰 등 오디오 브랜드 제품을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다. 또 실력있는 아티스트와 DJ들이 스토어에서 연주하는 이벤트도 마련되며, 고객 대상으로 이상적인 오디오 환경 조성법, 나만의 맞춤 오디오 조립법 등의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뉴욕 스토어를 개장할 당시 디네쉬 팔리월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그간 하만의 브랜드들은 무대 뒷편에서 음악과 공연 등에서 중심 역할을 해왔다"며 "이번 스토어 개장을 통해 고객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한편, 무대 뿐만 아니라 자동차, 가정, 모바일 기기 등 어떤 환경에서도 하만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만의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AKG의 튜닝 기술로 완성한 '갤럭시S8'과 '갤럭시S8+' 의 기본 이어폰 (사진=삼성전자)

뉴욕 스토어는 ▲소비자들이 준비해온 음악을 하만의 전 종류의 헤드폰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해 놓은 ‘사운드 스파이더’ ▲고객이 소장한 헤드폰을 가져와 하만의 엠프와 헤드폰을 이용해 음질 비교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인 ‘사운드 큐브’ ▲마치 콘서트에서 음악을 듣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만의 전문 콘서트 시스템과 음악 스튜디오 시스템으로 구성된 ‘하만 사운드 체크’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최적의 오디오 시스템을 제안하고 매칭시켜주는 프로그램이 구비된 ‘컨시어지 테이블’ 등 4개의 존으로 구성돼있다.

로저스 전무는 "많은 방문객 수는 영업 실적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상점을 찾아와 제품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 곧 제품을 소개하는 일이자 광고를 하는 이유"라면서 "방문객수를 끌어올리기 위해 음악, 스포츠, 홀리데이, 제품 론칭, 다른 기업과의 협업 등 다양한 콘텐츠로 구성된 이벤트를 열고 있다"고 소개했다.

하만은 2014년 10월에는 중국 피아니스트이자 그래미상을 받은 랑랑을 스토어에 초청해 작은 이벤트를 진행했다. 또 NBA와도 파트너십을 맺고 다양한 테마로 이벤트를 열고 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내부 디자인을 새롭게 꾸미고 다양한 캐롤송을 튼다. 또 링컨 컨티넨탈 등 자동차 브랜드와도 협업 이벤트를 진행했으며 1만5천달러 상당의 퀸시 존스 헤드폰을 론칭하면서 VIP 초청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전장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삼성전자는 BMW, 벤츠, 피아트크라이슬러, 현대자동차 등 전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들을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는 하만 인수를 통해 단숨에 티어원(tier-1·1차공급업체) 공급사로 발돋움 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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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 사업 뿐만 아니라 다양한 TV와 스마트폰 등 소비자가전 분야 제품에 대해서도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하만은 디네쉬 사장을 비롯한 현재의 경영진에 의해 독립적으로 경영되며, 임직원과 본사, 해외사업장은 물론 하만이 보유한 브랜드도 그대로 유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