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먹히는 앱, 비결 살펴보니

언어 지원·국가 문화 특성 고려해

인터넷입력 :2017/03/29 13:46    수정: 2017/03/29 15:30

해외 시장에서 사랑받은 앱들의 남다른 비결은 무엇일까.

성공 경험자들의 의견은 시장 수요와 이용자 특성을 고려한 앱 개발과, 해외 시장에 대한 과감한 도전으로 압축됐다.

29일 구글캠퍼스 서울에서 열린 '구글플레이 개발자와의 대화'는 해외 시장 공략에 성공한 3개 앱 개발사의 이야기로 채워졌다.

오늘 행사에는 노트 앱 '컬러노트'로 성공을 거둔 소셜앤모바일의 김미재 이사, 이미지·영상·음악 공유 플랫폼 앱인 '배경화면 HD'을 제작한 OGQ의 신철호 대표, 카메라 앱 '캔디카메라'로 히트한 제이피브라더스의 안세윤 이사가 참석해 자사 경험을 공유했다.

■시장 수요 고려해 앱 개발

구글플레이가 29일 대치동 구글 캠퍼스 서울에서 ‘구글플레이 개발자와의 대화’ 첫 번째 행사를 열고 ‘해외 시장에서 빵터진 한국 앱’ 개발사 패널 토크를 진행했다. 왼쪽부터 소셜앤모바일 김미재 이사, OGQ 신철호 대표, 제이피브라더스 안세윤 이사.

개발사 3사의 공통점은 시장 수요에 신속히 발을 맞췄다는 점이다.

김미재 이사는 컬러노트를 만든 이유에 대해 "원래 개발했던 사전 앱과 연동해서 사용할 만한 노트 앱 개발 요구가 있었다"며 "노트 앱이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앱이라 시장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해 개발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미국에서 모토로라 스마트폰이 출시된다는 소식을 들어 출시 시기에 맞춰 2주 만에 컬러노트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현재 컬러노트는 실용성·간편함을 살려 다운로드 수가 1억을 돌파했다. 한 달간 서비스를 이용한 순수 이용자 수를 나타내는 월 활동 사용자 수(MAU)는 2천만명이 넘는다. 전체 이용자 중 94%가 해외 이용자다.

신철호 대표는 "향후 10년 뒤에도 변치 않고 이용될 서비스는 무엇인지에서 출발했다. 메시지, 이미지, 동영상 서비스 등이 답으로 나왔다"며 "처음에는 사진작가들을 섭외해 콘텐츠를 제공했지만, 사진을 업로드하고 싶다는 이용자들의 요구를 받고 자유롭게 콘텐츠를 올릴 수 있도록 서비스를 변경했다. (배경화면 HD는)작가와 사용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답했다.

배경화면 HD의 경우 190여개 국가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MAU 7천만 명이 한 달간 1억회를 방문, 3천500만장의 이미지를 다운로드하는 등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또 달마다 약 30만명이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작가로 가입하고 있다.

안세윤 이사는 "개인 개발자로 시작해 초기 앱인 '셀카가 반대로 나올 때', '아이메라' 등을 서비스하다 보니 사용자 반응 중 카메라 필터에 관한 것이 매우 많았다"며 캔디카메라를 개발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2013년 출시된 캔디카메라는 브라질, 터키, 멕시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세계 234개국에 앱 사용자를 보유했으며 전세계 다운로드 횟수가 1억8천만 정도다. 하루 평균 3천만장의 사진이 캔디카메라를 통해 찍힌다.

■해외 시장 공략법 공개…이용자 특성 반영

왼쪽부터 제이피브라더스 안세윤 이사, OGQ 신철호 대표, 소셜앤모바일 김미재 이사.

이번 패널토크를 통해 나온 해외 시장 공략법은 '이용자를 우선으로 생각하라'는 것이다. 3사 모두 각국 이용자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신 대표는 "처음엔 10개국 언어 사용자를 대상으로 앱을 제공하고, 차후 좋은 반응이 나타나면 30개국으로 언어 서비스를 확대하는 식이었다. 이용자들이 표출하는 불만사항을 눈 치우듯이 빨리 개선하고, 피드백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이사도 앱 이용자 반응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 이사는 "방대한 시장 조사가 성공 요인"이라며 "캔디카메라를 개발할 당시 유행하는 필터카메라가 많았는데, 장점이라고 꼽히는 특징들을 모아 앱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는 "컬러노트 같은 경우 개발 단계부터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삼았다"며 "북미·유럽 쪽 이용자를 공략층으로 삼아 아기자기하고 예쁜 디자인보다는 실용성·기능성을 중시해 앱을 개발했다. 이후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브라질 등 신흥국 이용자들이 많이 쓰는 저가폰에서도 앱이 원활하게 구동되도록 앱 용량을 작게 유지한다"고 비결을 밝혔다.

물론 여러 국가 이용자들의 문화·특성을 전부 파악하고 그에 맞춰 반응하기는 쉽지 않다. 이용자 특성을 미처 생각지 못한 적이 있다는 고백도 여럿 나왔다.

신 대표는 "한 번은 앱에 올라간 이미지가 유태인 학살 장소 사진이라는 장문의 메일을 받은 적이 있다"며 "콘텐츠의 함의도 신경써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계기"라고 말했다.

안 이사는 "각 나라 문화를 이해하기 어려웠고 아직까지도 숙제"라며 "작년 7월 워크샵을 다녀오고 나니 활성 사용자 수가 30%나 증가했다. 일을 안해야 사용자가 증가하는 것 아니냐는 농담도 했는데 알고 보니 라마단 기간이 끝나고 사진을 찍는 이슬람 사용자 수가 증가한 탓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는 "언어 지원 관련해서 외부 번역업체를 통해 서비스하고 있는데, 번역자들이 앱을 확실히 이해하지 않으면 잘못된 번역이 생길 수 있지만 내부적으로 검토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해외 앱 시장, 국내 시장과 다르지 않아"

패널 3명은 앱 개발사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 권장했다.

김미재 이사는 "해외 시장 공략을 생각조차 못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하지만 앱 개발·배포 과정은 해외 시장과 국내 시장이 다르지 않다"고 조언했다.

신철호 대표는 "국내 개발사의 앱들은 매우 수준이 높고 기술력도 좋다. 다만 언어 지원 준비를 소홀히 하거나 나중으로 미룬다는 점이 아쉽다"며 "언어 지원만 잘해도 해외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는 회사가 많다. 구글 마켓 알고리즘 자체가 앱 서비스를 잘하고, 이용자 리뷰 대응에 신경 쓰면 그만큼 앱 노출이 많이 되도록 구현돼 있다"고 말했다.

안세윤 이사는 "시장 진출을 고려하는 국가의 문화·성향을 참고했으면 좋겠다. 기존의 성공 케이스들을 공부해 반영할 수 있는 요소는 반영하는 게 해외 시장에 편히 진출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향후 성장 계획에 대해 안 이사는 "일단 다운로드 수 2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틸리티 앱이다 보니 수익성이 그리 좋지 않은데 올해는 수익성을 확보하고자 한다"며 "카메라 앱을 상반기 내 2개 더 출시할 계획이고, 카메라가 아닌 다른 서비스 앱도 개발 중인데 인앱 결제로 수익 창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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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이사는 "컬러노트 앱이 무료 서비스였는데 올해는 수익 창출을 시도해보고자 한다. 사업 방향성을 다듬고 컬러노트 유료 서비스 출시와 컬러노트 무료 앱에 광고를 다는 것을 검토중"이라며 "구체적인 수치까지는 정해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지금 MAU의 1.8배 정도인 2천만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월 방문 수도 1억회에서 2억회로 늘리고 앱 체류 시간도 3분에서 5분으로 늘리고자 한다"면서 "인앱 결제 수가 2%만 나와도 수익은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