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가평=정기수기자)볼보자동차코리아가 세단의 주행감에 사륜구동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강력한 성능을 더한 '더 뉴 크로스컨트리'를 출시했다.
더 뉴 크로스컨트리는 볼보 만의 독특한 세그먼트로 국내에선 딱히 경쟁 모델을 찾기 힘들다. 왜건인 V90모델을 기반으로 차체 높이와 지상고를 높여 세단과 SUV의 장점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다. 해외에서는 '더 뉴 V90 크로스컨트리'로 불리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차급의 빠른 시장 안착을 위해 V90을 뗐다.
더 뉴 크로스컨트리의 최저 지상고는 210mm로 일반 SUV와 유사한 수준이다. V90보다는 65mm 높아졌다. 이를 통해 넓은 시야를 확보했고, 거친 노면에서도 차량 손상을 최소화 할 수 있다. 트렁크와 좌석의 경계가 없는 해치백의 장점도 갖춰 공간 활용도 역시 높다.
일상에서의 도심 주행은 물론, 다양한 레저 활동을 단 1대의 차량으로 모두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맞춤형 차량이다.
이윤모 볼보자동차코리아 대표는 "더 뉴 크로스 컨트리는 도심에서는 세단의 주행감과 안정성을 제공, 많은 비지니스맨들에게 최적화된 차량"이라며 "또 주말 나들이에는 SUV 못지 않은 공간 활용성을 지녀 바쁜 일상을 살면서도 여유를 즐기고자 하는 현대인의 라이프 스타일에 부합하는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더 뉴 크로스컨트리를 올 연말까지 500대 판매한다는 목표를 잡았다. 월간 기준 월 50대 정도의 물량을 이미 확보했다. 기존 XC70보다 월평균 10대 정도 올려 잡은 수준이다. 고객 인도는 오는 5월 초부터 이뤄진다.
볼보차코리아는 더 뉴 크로스컨트리 등 신차를 통해 올해 국내시장에서 지난해보다 20%가량 늘어난 6천300대 이상을 판매한다는 목표다. 올해도 국내 시장에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는 자신감이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지난해 5천206대를 판매, 전년(4천238대) 대비 22.8% 증가하며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올 들어서도 성장세가 꾸준하다. 올해 1~2월 누적판매대수 1천6대를 기록, 전년동기 대비 33.2% 신장했다. 장기적으로는 매년 2~3개의 신차를 선보여 빠른 시일 내에 연간 1만대 판매 시대를 연다는 복안이다.
더 뉴 크로스컨트리의 시승은 경기도 가평 아난티 클럽을 출발해 여주 저류지를 거쳐 되돌아 오는 왕복 160km 구간에서 이뤄졌다. 온로드 뿐만 아니라 오프로드에서의 주행성능을 모두 경험하기에 충분한 코스로 마련됐다.
시승차는 상위 트림인 '크로스컨트리 프로'였다. 디젤 상시4륜구동 모델인 D5 AWD에 풀옵션이 적용됐다. 향후 D4 모델도 국내 시장에 도입될 예정이다.
T자형 헤드램프와 세로형 그릴 등 새로워진 볼보의 아이코닉 디자인에 '토르의 망치'라는 애칭으로 더 잘 알려진 풀 LED 헤드램프가 강렬한 첫 인상을 자아낸다. 90 클러스터를 완성하는 마지막 플래그십 모델이라고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42mm까지 직경이 커진 타이어에 걸맞은 휠 아치 익스텐션과 보호막을 입힌 커버에는 오프로더로서의 자부심이 담겼다. 차체 크기는 전장 4천940㎜, 전폭 1천880㎜, 전고 1천545㎜로 웬만한 중대형 SUV와 맞먹는 수준이다.
운전석에 앉자 인체공학 설계가 적용된 나파 가죽 시트의 착좌감이 만족스럽다. 무엇보다 센터페시아 중앙에 크게 세로형으로 크게 자리잡은 9인치 터치스크린이 장착된 디스플레이가 눈에 띈다. 태블릿PC를 그대로 차량 내로 옮겨놓은 듯한 디스플레이를 통해 각종 차량 제어 및 설정 기능은 물론 내비게이션과 블루투스로 연결되는 핸즈프리, 각종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 화면전환 방식을 채택해 편의성을 높였고 애플 카플레이 이용도 가능하다.
오디오 시스템은 영국의 하이엔드 스피커 브랜드인 '바워스&윌킨스(B&W)'가 적용됐다. 총 19개의 스피커를 통해 콘서트홀, 개별무대, 스튜디오의 세 가지 모드를 지원한다.
시동을 걸고 가속페달에 발을 얹자 5m에 육박하는 큰 덩치가 무색하게 부드럽게 미끄러져 나간다. 국도를 빠져나와 다이내믹 모드로 변경하고 가속 페달에 힘을 주자 강력한 토크로 무장한 엔진의 힘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더 뉴 크로스컨트리에는 4기통 2리터 D5 트윈터보 디젤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이 적용돼 최고출력 235마력, 최대토크 48.9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압축 공기를 따로 공급해 즉각적인 터보 반응을 이끌어내는 '파워펄스' 기술도 적용됐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민첩하게 반응한다.
고속 주행에서도 실내는 조용하다. 디젤 엔진을 얹은 차량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주행감은 부드럽고 동승자와 대화를 나누는 데도 문제가 없다.
중미산 자락에서 만난 와인딩 코스에서도 차체는 안정감을 잃지 않는다. 고속의 직선 주로에서 무게감을 잃지 않았던 스티어링휠은 연속되는 회전 구간에 들어서면서 쏠리지 않고 부드럽게 차를 선회시키며 단단한 접지력으로 날카롭게 코스를 탄다. 더 뉴 크로스컨트리는 앞뒤 윤거를 각각 1천652㎜, 1천643㎜까지 넓혀 코너링시 좌우 하중 이동을 최소화해 안정성을 높였다. 기반 모델이 되는 V90의 앞뒤 윤거는 각각 1천628mm와 1천629mm다.
크로스컨트리 시승의 백미는 무엇보다 오프로드 주행이었다. 오프로드로 주행 모드를 바꾸고 여주 저류지 비포장도로 구간을 거침없이 내달렸다. 흙과 자갈이 뒤섞인 오프로드에 진입하자 차체가 요동을 쳤지만 균형은 잃지 않는다. 앞을 보기 힘들 정도로 휘날리는 흙먼지 속에서도 적절한 무게감을 지닌 스티어링휠이 보여주는 재빠른 응답력은 험로 주행에 자신감을 준다.
더 뉴 크로스컨트리에는 '올 로드 스페셜리스트'라는 별칭이 붙어있다. 다양한 주행 환경에 대한 대응력을 높여 각각 최적화된 성능을 발휘하도록 설계됐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볼보자동차코리아 관계자는 "더 뉴 크로스컨트리에는 스프링과 완충기 댐핑 컨디션을 조정한 투어링 섀시를 적용해 오프로드에서의 승차감을 향상시키고, 타이어 편평비(타이어 단면폭에 비례한 높이)를 높여 세단과 같은 정숙성과 주행감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차량 통행이 뜸한 구간에서 잠시 반자율주행이 가능한 '파일럿 어시스트2(PA2)'를 사용했다. 스티어링휠 왼쪽 키패드에 위치한 오른쪽 화살표 모양의 실행 버튼을 클릭하면 간단하게 작동시킬 수 있다. 기능이 작동되면 계기판에 녹색 스티어링휠 모양의 아이콘이 점등된다.
PA2는 차간 거리를 유지하며 일정한 속도로 달리는 어댑티드 크루즈 컨트롤(ACC)과 차선이탈 방지 시스템(LKA)이 결합된 시스템이다. 스티어링휠만 잡고 있으면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도 알아서 전방 차량과의 간격을 조절한다. 전방 차량이 없을 경우 15km/h 이상부터 140km/h까지 차선을 이탈하지 않고 달린다. 전방 차량이 있는 경우 정지 상태부터 기능이 실행된다.
실제 이날 시승에서 PA2 기능을 켜고 체험해봤다. 스티어링휠을 좌우로 움직이지 않아도 차량은 차선 중앙을 유지하며 달렸으며, 앞차와의 간격이 좁아지자 사람이 브레이크를 밟는듯 제동이 걸렸다.
적재공간도 장점이다. 2열 좌석을 모두 접으면 트렁크 공간이 최대 1천526ℓ까지 확장된다. 다양한 캠핑 용품을 싣는 데 문제가 없고 웬만한 성인이 누워도 불편함이 없을 정도다.
더 뉴 크로스 컨트리는 국내 시장에서 총 2가지 트림으로 판매된다. 판매가격은 크로스 컨트리 6천990만원, 크로스 컨트리 프로 7천690만원이다. 5년간 워런티 보장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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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시장에서는 더 뉴 크로스 컨트리의 가격대를 XC90와 S90의 중간 정도인 7천만원 중반대로 예상해 왔지만, 동일한 사양이 적용된 XC90 대비 1천만원 낮은 수준으로 엔트리 트림의 가격을 설정, 공격적으로 가격을 책정했다.
엔트리 트림에는 바워스&윌킨스 오디오 시스템이 빠지고 휠 역시 19인치가 아닌 18인치가 장착된다. 360도 서라운드 뷰 카메라와 나파가죽 시트 등 일부 편의사양도 제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