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기본 원칙이 언론 표현의 자유 침해 소지를 최소화 하는 것으로 설계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인해 문화계 블랙리스트의 실체와 방심위가 청와대의 여론통제 도구로 사용됐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방심위의 과잉심의가 없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언론개혁시민연대 김동찬 사무처장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미디어 주권자의 권리’ 토론회에서 "방송통신 심의의 궁극적인 목적은 공공성을 구현할 수 있는 여론 환경을 조성해 언론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함"이라며 “심의기구 개편 논의는 행정심의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하고 방송의 행정심의 대상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될 것'만 남기고 심의대상을 축소함에 따라 심의기구도 작아져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방심위 구성도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현행 방통위설치법은 9명의 방심위 심의위원 중 3인을 대통령이, 3인은 여당이, 나머지 3인을 야당이 위촉하도록 정하고 있다.
김 사무처장은 “대통령과 정당이 별다른 견제장치 없이 직접 심의위원을 위촉하도록 하는 방식도 정치적 종속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며 “정권과 특정정치세력이 독점하지 못하도록 변경하고, 위원의 자격요건을 강화해 심의위의 독립성을 확대하는 방안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청자 주권과 이용자 권리의 관점에서 방심위가 다뤄져야 한다”며 “국가권력에 의해 일방적으로 이뤄지는 권위주의적인 시스템이 아닌, 사업자와 이용자가 함께 이용자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모델을 모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윤성옥 경기대 교수 또한 방심위 위원 구성과 자격 제한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떤 형태로든 여야추천 인사들로만 구성하면 합의제 기구 성격상 다수결로 결정할 경우 공정한 심의가 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정당추천뿐만 아니라 방송·인터넷업계·학계·법조계·관련단체 및 시민단체 등이 추천하는 중립적 인사로 구성하는 방안을 고려해 봐야 한다”며 “현재 9인으론 부족하고 15인 내외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어린이청소년 보호, 소비자 보호와 같은 특정분야 전문성을 더 보강하고, 지역·여성·장애인·소수자 등을 대표할 수 있도록 위원회의 다양성을 개선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아울러 방송통신 환경에서 내용규제의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고 규제의 효율성을 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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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미디어에서 유통되는 내용물을 모두 일일이 심의할 수 없으니, 내용 규제의 정책에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시민 참여를 확대시켜야 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시청자들의 심의에 참여하는 다양한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며 “사법부의 국민참여재판과 유사한 형태의 시청자 참여심의제도도 보완적 제도로 고려해 볼 수 있는 방안이다”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