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하다 20쌍 결혼...'영웅의 군단' 대체 뭘까?

게임입력 :2017/03/17 12:28

“운명의 배우자를 게임에서 만났다.”

게임에서 만난 인연이 결혼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결혼 커플 20쌍이 탄생한 모바일 게임 ‘영웅의 군단’을 보면 알 수 있다.

영웅의 군단은 이용자의 온오프라인 친목 모임이 활성화된 대표적인 게임이다. 이 게임은 결혼에 골인한 커플이 많아 ‘중매의 군단’, ‘결혼의 군단’으로 불린다.

17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모바일 게임 영웅의 군단을 즐기다 결혼한 커플이 20쌍을 넘어섰다.

넥슨이 서비스하고 엔도어즈가 개발한 모바일 게임 영웅의 군단은 지난 2014년 2월 14일에 출시,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넥슨의 이용자 소통 노력, 이용자 간 끈끈한 의리와 사랑이 인기 유지에 긍정적인 시너지를 냈다는 평가다.

■ 이용자 모임 활발, 연인에서 결혼까지

영웅의군단은 다른 모바일 게임과 다르게 친목 모임이 활발하다. 영웅의군단 이용자는 게임 또는 오프라인 장소에서 만나 서로 안부를 묻고, 게임 공략과 팁 등을 공유해왔다.

넥슨은 지난해 8월 영웅의군단 이용자인 ‘아이라이넬’(신부)과 ‘유박쥐’(신랑)의 결혼을 축하해주기 위해 화환과 손 편지를 전달했다.

이용자의 친목 모임이 활발한 이유는 젊은층의 이용자가 게임이란 같은 취미로 만났고, 게임 하나로 이야기할만한 내용이 풍성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영웅의군단의 주 연령층은 20~30대라고 알려졌다.최근 결혼 커플 20쌍이 탄생한 것도 친목 모임의 역할이 컸다. 지난해 8월 결혼 커플 10쌍이 탄생한지 1년도 안된 일이다.

커플 중 열 번째에 결혼한 ‘유박쥐(아이디)’와 ‘아이라이넬(아이디)’은 로마 월드 내 보탄 길드 소속으로 유명하다. 이 커플은 게임을 함께 즐기다가, 오프라인 모임에서 만난 뒤 사랑을 키웠고 가상이 아닌 현실에서 인연을 맺었다고 전해졌다.

넥슨 측은 결혼식에 축하 화환과 손편지 등 특별 선물을 보내거나, 결혼 커플의 캐릭터 명으로 축하 메시지를 담은 아이템 쿠폰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결혼을 축복해주고 있다.

■ 영웅의 군단=연예 게임?...“천만에”

결혼 커플 수를 보면 영웅의 군단은 연예 시뮬레이션, 연예 매칭 게임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 수 있는 상황. 그러나 영웅의 군단은 연예와는 무관한 전투 중심의 게임이다.

영웅의 군단은 3D 그래픽과 정통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재미를 모바일 플랫폼에 최적화한 작품이다.

턴제 방식의 전투를 강조한 이 게임은 탄탄한 스토리 라인을 기본으로 다른 이용자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영웅대전', '콜로세움', '혼돈의 탑' 등 다양한 재미요소를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넥슨 측은 영웅의 군단의 대규모 업데이트 ‘강림’을 앞두고 사전예약 이벤트를 시작한 상태다.

새로운 업데이트는 ‘5막 4장: 제국의 몰락’ 시나리오 퀘스트 추가와 신규 영웅 및 던전 등 굵직한 업데이트와 함께 ‘길드 기여도’ 시스템 등 다양한 콘텐츠로 구성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 영웅의 군단, 꾸준한 인기 유지 기대

그렇다면 영웅의 군단이 오랜 시간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까.

지금까지의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게임 운영진이 이용자의 소통을 업데이트란 이름으로 반하고 있어서다. 이익보다 이용자가 원하는 게임을 만들어가는 서비스사 넥슨과 개발사 엔도어즈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영웅의군단의 게임 운영진은 이용자와 소통하며 오랜 시간 친밀감을 형성해왔다. 이용자가 모여 있는 모임 장소에 운영진이 깜짝 방문해 소통하는 ‘GM 길드 정모 습격’과 ‘GM 번개 이벤트’는 영웅의군단의 전매특허다.

영웅의 군단 친목 모임 모습.

지난 2015년 2월 서울 충무로에서 진행된 한 길드 정모에 운영진 게임 운영진 GM스파르타가 깜짝 방문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 1월부터 일곱 차례에 걸쳐 진행된 GM 번개 이벤트에서 서비스 계획을 전하는 등 이용자와의 소통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넥슨 측은 이용자의 의견을 게임에 반영해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레전드 업데이트에서 ‘배수 시스템’ 삭제, 신세계 업데이트에서 게임 플레이에 제한을 둔 ‘의욕 시스템’을 폐지한 바 있다.

넥슨과 이용자의 소통은 또 다른 결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용자가 자발적으로 제작한 웹툰 콘텐츠가 대표적이다. 게임사 또는 게임이 싫었다면, 이런 콘텐츠는 나올 수 없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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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가 직접 제작한 웹툰.

2015년 4월 ‘햄토끼’ 이용자는 게임 공식 카페에 ‘영군덕후부부’라는 제목의 웹툰을 연재한 뒤 유명새를 탔다. 약 3개월 간 총 24회 분량으로 구성한 해당 웹툰은 게임을 즐기다 느낀 감정을 재치 있게 풀어낸 생활형 웹툰이다.또 같은 해 5월 ‘호빵빵’ 이용자는 ‘왓져의 영군일기’를 선보였다. 현재 이 웹툰은 게임 공식 카페의 ‘영군 공식 웹툰’ 게시판을 통해 인기리에 연재 중이다.

엔도어즈의 이우창 사업실장은 “지속적인 콘텐츠 개발과 편의성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용자와 활발한 소통 과정에서 수집한 내용을 바탕으로 이용자가 원하는 점이 있다면 범위에 제한을 두지 않고 게임을 변화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