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w 탄생 28주년..."웹, 위협받고 있다"

창시자 팀 버너스리 "3가지 요인 경계해야"

컴퓨팅입력 :2017/03/13 14:43    수정: 2017/03/13 14:43

월드와이드웹(www)이 탄생 28주년을 맞았다. 요즘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웹 덕분에 많은 것을 누리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구 반대편 사람들과 소통하고 웬만한 정보는 각종 검색 엔진을 통해 클릭 몇 번이면 손에 넣을 수 있다. 이런 웹 안에서 우리는 부족함이 없다고 느끼기 쉽다.

하지만, 웹의 창시자 팀 버너스리의 생각은 좀 다르다.

그는 월드와이드웹 탄생 28주년을 맞는 12일(현지시간) 웹파운데이션 홈페이지(☞링크)를 통해 축하의말 대신 열린 웹을 위협하는 3가지 요인들을 경계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28년 전 나는 모든 사람이 어디에서나 정보를 공유하고, 지역적·문화적 경계를 넘어 협업하는 열린 플랫폼으로써 웹을 상상하며, 월드와이드웹을 제안했다. 열린 웹을 유지하기 위해 되풀이되는 싸움을 겪었지만, 그래도 웹은 이런 비전에 부응했다. 그러나 나는 지난 1년간 부상한 새로운 3가지 경향이 점점 더 걱정된다. 인류에 기여하는 툴로써 웹이 본연의 잠재력을 수행할 수 있게 우리는 반드시 이 3가지 문제와 맞붙어야 한다.”

팀 버너스리는 웹이 인류의 삶에 혜택을 주기 위한 도구로써 제 몫을 다하려면, 이 문제들이 꼭 해결돼야 한다고 했다. 그가 지적한 3가지 문제는 뭘까?

월드와이드웹 창시자 팀 버너스리

열린 웹을 위협하는 3가지 문제

그가 지적한 3가지 문제는 이렇다. 첫 번째는 웹 참여자들이 자신의 개인 데이터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잃고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잘못된 정보, 즉 가짜 뉴스가 확산되고 있는 문제다. 세 번째는 온라인 정치 광고가 투명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팀 버너스리는 가장 먼저 데이터에 대한 통제 능력 상실 문제를 언급했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기타 온라인 광고 및 이커머스 업체들은 사용자들의 웹 활동을 추적하고 이를 제3자에 거래하는 일로 돈을 버는데, 사용자들을 쫓아 다니는 광고도 문제지만 더 큰 일은 이런 정보가 정치 세력의 손에 들어간다는 점이라고 봤다.

“정부는 기업과의 협업 혹은 강요를 통해 점점 더 온라인상에서 우리의 모든 움직임을 감시하고 있고, 우리의 사생활보호권을 침해하는 극단적인 법률을 통과시키고 있다. 억압적인 정권에서 블로거가 체포되거나 죽임을 당하고, 정치적으로 반대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감시하는 폐해를 우리는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시민들의 최선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여겨지는 국가들 조차, 항시 모든사람들을 지켜보면서 넘어선 안될 선을 넘는다. 이런 행위는 자유로운 의견 표출을 움츠러들게 하고, 중요한 주제에 대해 탐구하는 장으로써 웹의 역할을 가로막고 있다.”

팀 버너스리는 가짜 뉴스의 확산에 대해서도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가짜 뉴스가 쉽게 확산되는 이유에 대해선 이 사이트들이 개인 정보에 기반해 맞춤형(타케팅된) 정보를 제공하고 그로인해 사이트들이 돈을 버는 구조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요즘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수의 소셜미디어나 검색엔진을 통해 웹에서 뉴스와 정보를 찾는다. 이 사이트들은 그들이 보여준 링크를 우리가 클릭할 때 돈을 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수집한 사용자들의 개인 데이터에서 학습한 알고리즘에 기반에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줄지 선택한다. 그 결과 이 사이트들은 그들이 생각하기에 우리가 클릭할것 같은 콘텐츠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이 것은 놀랍거나, 충격적이거나, 우리의 편견을 자극하는 잘못된 정보 혹은 가짜뉴스가 들불처럼 퍼지게 되는 결과를 만든다. 또 나쁜 의도를 가진 데이터 과학자 혹은 봇이 금전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원하는 바를 얻으려고 잘못된 정보를 퍼트리는데 이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

팀 버너스리는 마지막으로 온라인상에서 정치 광고는 더 투명하고 분별력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온라인 정치 광고는 빠르게 정교한 산업이 됐다. 정치 캠페인은 이제 사용자들을 직접 타겟으로하는 개별 광고를 만들고 있다. 지난해 미국 대선 기간 동안 5만건의 변칙적인 정치 광고가 페이스북에 쏟아졌다. 모니터링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미국 및 전세계서 일부 정치 광고가 비윤리적인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유권자들을 가짜 뉴스 사이트로 유도하고, 여론조사와 다르게 생각하도록 만드는 방법이다. 타겟팅된 광고는 한 캠페인이라도 그룹에 따라 완전히 다른, 심지어 상반되는 내용을 전달하게 한다. 이 것이 민주적인가?”

■해결 방법은? "우리가 요구해야 얻어 낼 수 있다"

팀 버너스리는 앞서 지적한 3가지 문제가 “복잡하고 간단하지 않은 문제다"라면서도 자신이 생각하는 몇가지 해결 방법을 제안했다.

그는 먼저 “웹 회사들이 사용자들 손에 공평한 수준의 데이터 통제권을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생성한 데이터에 대해선 자신이 소유권을 가질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그는 제안했다. 팀 버너스리는 이와 관련해서 애플리케이션에서 데이터를 분리하는 '솔리드'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용자가 자신의 데이터를 저장할 공간을 선택하고, 접근을 허용한 애플리케이션만 와서 허가받은 데이터만 읽을 수 있게 하는 개념이다.

관련기사

팀 버너스리는 또 정부의 지나친 감시에 대해 맞서야 하고, 구글.페이스북 같은 인터넷 게이트키퍼들이 가짜뉴스를 몰아내는 일에 노력을 기울이도록 압박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왜 이런 정보를 보게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있도록 알고리즘의 투명성도 요구하고, 온라인 정치 광고에 대해서 더 많이 공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물론 '우리'가 이런 것들에 대해 요구하고 협상해야 한다. 현재 사회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참여할 방법이 존재하는지 분명하지 않지만, 적어도 우리는 웹이라는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 30년 가까운 시간동안 우리가 정보를 공유하고, 기회를 제공하며, 협업하는데 기여하기 위해 개발된 플랫폼이다. 우리가 마음을 먹으면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