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덜트 지갑 열린다…“동심 살아있네~”

키덜트 전문관 오픈에 기획전까지

유통입력 :2017/02/23 14:40

몸은 어른이지만 마음은 아직 어린 ‘키덜트’(Kid+Adult)들의 지갑이 열리고 있다.

무료해진 일상에 지친 어른들이 잠시나마 동심으로 돌아가 취미 생활을 즐기고파 장난감에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소비심리를 꿰뚫은 온라인 쇼핑몰 업체들도 키덜트 전용관을 열거나, 기획전 개최에 나섰다. 키덜트 시장이 조만간 1조원 규모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여성에 밀렸던 성인남성이 유통업계 주요 고객으로 대접 받기 시작한 것이다.

23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키덜트 시장은 매년 20~30%씩 성장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는 이미 관련 시장 규모가 12조~15조원이며, 일본도 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는 수천억원에 달했던 키덜트 시장이 빠르게 성장해 올해 1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가장 최근에는 이베이코리아 옥션이 키덜트 전문관 ‘올 어바웃 키덜트’를 오픈하고 어른들에게 인기있는 장난감과 피규어 등을 할인 판매 중이다.

취미생활로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상품부터, 100만원을 넘는 희귀 피규어까지 키덜트들의 다양한 입맛에 맞는 제품이 판매돼 성인남성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회사는 대중적인 제품은 합리적인 가격에, 희귀 제품은 단독으로 선보이는 전략을 취해 눈길을 끈다.

옥션은 지난달에도 특별한 취미는 없지만, 취미생활을 하고 싶은 고객들을 겨냥해 ‘하비박스’를 판매해 주목을 받았다. 당시 옥션은 소품 만들기, 건담, 레고, 마술, 드론, 가구리폼 총 여섯 개 분야의 하비박스를 1만원 할인 상당의 옥션 혜택 특별가로 판매했다.

전용관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아도 키덜트 관련 상품들은 위메프, 티몬, 지마켓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 쉽게 검색된다. 드론, RC카, 피규어, 레고 등 다양한 상품 가격대 제품들이 나오는데, 그 중에는 성인남성들을 겨냥한 제품들이 제법 많이 올라와 있다. 키덜트 제품 수요가 그 만큼 많아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블루투스 스피커와 고급 헤드셋 등 IT 기기와, 전기 동력으로 달리는 세그웨이 제품들도 키덜트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 품목으로 온오프라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키덜트 열풍은 오프라인에서도 뜨겁다. 이마트가 ‘남성들의 놀이터’를 모토로 선보인 가전전문매장 ‘일렉트로마트’가 대표적인 키덜트들의 동심 저격 매장이다. 일렉트로마트 사업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키덜트 문화에 대한 관심이 반영된 결과물로 유명하다. 드론, 피규어, 3D 프린터, RC카, 캠핑 용품 등 성인남성들의 마음을 빼앗을만한 제품들이 다양하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그리고 교보문고와 같은 대형 서점에도 키덜트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전자제품과 장난감 코너가 따로 운영되는 경우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시내 곳곳에 건담 전문 매장과, 키덜트 전문 장난감 매장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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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덜트 시장이 뜨면서 전문 박람회도 열리고 있다. 지난 달 삼성동 코엑스에서는 나흘간 ‘키덜트&하비 엑스포’가 개최되기도 했다.

일렉트로마트.

업계 관계자는 “건담 프라모델, RC카, 드론 등을 좋아하고 수집하는 키덜트족이 늘어나고 있다”며 “키덜트가 취미 영역의 하나로 자리잡으면서 관련 시장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