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다리로 걷는 로봇, 어떻게 사람 돕나

"재난-배달 등 사람 가까운 곳서 임무수행"

과학입력 :2017/02/23 10:06

손경호 기자

사람처럼 두 다리로 걷는 로봇이 등장했다. 이 로봇을 만든 회사는 2년 뒤 제작비용을 10만달러(약 1억1천400만원) 이하로 낮춰 이후에는 자동차 보다 낮은 가격으로까지 떨어뜨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재난현장은 물론 배달과 같이 사람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여러가지 임무를 수행하도록 할 예정이다.

22일(현지시간) 더버지 등 외신에 따르면 2족 보행을 하는 로봇 '캐시(Cassie)'는 미국 오레곤주립대 연구팀이 차린 애질리티로보틱스라는 회사에서 제작했다. 이 연구팀은 앞서 로봇전문회사로 유명한 보스톤다이내믹스에서 아트리아스(ATRIAS)라는 2족 보행 로봇을 개발한 바 있다.

이전 버전을 업그레이드해 제작된 캐시는 마치 날개 없는 타조를 연상케 한다. 고르지 않은 지형에서도 큰 무리 없이 균형을 유지하면서 걸을 수 있으며 심지어 조종사가 뒤에서 발로 차더라도 넘어지지 않고 균형을 잡는다.

2족 보행 로봇 '캐시'는 사람이 갈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따라갈 수 있다는 점에서 여러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사진=애질리티로보틱스)

일반적으로 2족 보행 로봇은 다리가 두 개인 대신 좁은 코너를 도는 등 움직임에서는 안정감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더버지에 따르면 4족 보행 로봇인 '치타'를 고안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김상배 교수는 "2족 보행 로봇은 안정성에 큰 문제가 있다"며 "여전히 4족 보행 로봇이 기동력만 따졌을 때는 훨씬 장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애질리티로보틱스는 왜 2족 보행로봇 개발에 공을 들이는 것일까? 이 회사 데미언 쉘튼 최고경영자(CEO)는 "사람이 살고 있는 환경에서도 별다른 문제없이 민첩하게 로봇을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사람들이 거주하던 곳에 방사능유추르, 지진, 화재 등 재난이 발생할 경우 사람과 같은 움직임이 필요한 곳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후에는 배달분야 등으로까지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이 회사는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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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는 2족 보행을 위해 사람의 다리를 모방했다. 관절들을 움직이기 위해 모터를 통해 구동하는 액츄에이터 사용을 줄이는 대신 스프링을 썼다. 그만큼 움직임의 정확도는 액츄에이터를 많이 쓰는 방식에 비해 떨어진다. 마치 자동차 서스펜션이 구동되는 원리와 같다는 것이 쉘튼 CEO의 말이다.

현재 캐시는 초당 3m 속도를 내며 최대 10시간 사용할 수 있으며, 가만히 서 있도록 조작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