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다음달 초 또는 중순경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했다. 중금리 대출, 24시간 계좌 개설로 은행의 핀테크 혁신을 가져와야 하는 임무를 띤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공적인 안착 여부가 주목된다.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은 지난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관련 법률 제개정에 관한 공정회’ 후 서비스 일정에 대해 “다음달 초·중순경에는 시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이지만 이웃나라 중국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자리를 잡아가는 추세다. ICT 기업이 주도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초기 시장에서 성공했다는 평가를 얻으며 ICT 기업의 은행 창업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텐센트가 주도한 위뱅크가 2014년 출범한 데 이어 알리바바 마이뱅크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어 샤오미가 지난해 말 시왕은행을 바이두는 올해 1월 바이신은행을 출범하며 ICT 기업 중심의 인터넷전문은행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제 출범하는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공 여부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차별화 상품으로 내세우는 중금리대출에 달렸다. 케이뱅크는 시중은행이 할 수 없는 자체 대출과 저축은행 대비 저렴한 이율로 시장 진입을 계획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4~7등급 신용평가자들을 대상으로 기존 은행 대출 대비 3~5%포인트 낮은 금리로 자금을 빌려줄 계획이다.
심 행장은 “새로 평가되는 신용등급으로 한자릿수 금리나 10%대 초반 금리로 대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은행들은 기업금융이나 담보대출만으로도 수익을 낼 수 있어 큰 관심이 없지만 우리는 신용모형으로 (중금리대출로) 수익을 내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은행들은 4~7등급 신용평가자들에게 대출할 때 보증기관과 연계해야 해 보증수수료를 내야하지만 케이뱅크는 통신요금 납부자료, 개인사업자 매장정보 등을 활용해 세분화한 자체 신용평가 모델로 4~7등급 신용평가자 중 우량 고객을 선별해 대출을 실시할 계획이다. 케이뱅크는 자체 신용평가 모델을 돌린 결과 통신요금을 연체 없이 2년 이상 납부할 경우 신용도가 높게 나타나는 것을 이미 숫자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케이뱅크는 출범 후 당분간 기업여신은 취급하지 않고 소매금융에 주력할 계획이다. 비대면 채널로만 기업여신을 취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대규모 기업 여신을 하려면 서류 외에도 제품 생산, 유통, 원자재 수급 과정을 전문 인력이 직접 가서 눈으로 확인해야 하는데 비대면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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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행장은 “일반은행들도 모바일 뱅킹을 많이 도입하고 있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라며 “은행은 담보 대출이나 기업 대출이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소매금융에 목숨을 거는 사람들과는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케이뱅크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 산업자본의 지분율을 제한한 은산분리 규정이 신속히 해결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심 행장은 “2천500억원 자본금으로 출발했다”며 “IT시스템을 개발하고 직원을 뽑다보니 대출 자체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