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2년4개월 “통신비 부담 늘었다”

단통법이 시행되면서 국민들의 통신비 부담은 증가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7일 한국방송학회 주최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용자 권익 보호를 위한 통신정책과 미디어 R&D의 방향’ 세미나에 참석한 패널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단통법으로 인해 통신비 인상 효과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김성환 아주대 교수는 “단통법 시행 이전인 2014년 1월2일부터 2월13일까지의 평균 지원금은 42만원이었다”며 “시행 이후 지원금 수준과 단말기 출고가 인하, 통신요금 인하 효과 등을 종합해보면 약 39만원의 혜택이 있었고 크게 낮은 수준은 아니지만 줄어든 것은 맞다”고 말했다.

다만, 김 교수는 “단통법 이전의 지원금 데이터가 없어 보조금 경쟁이 극심했던 대란 때의 데이터로 비교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차이는 미미한 수준”이고 “단통법의 취지가 부당한 이용자 차별 해소에 있었고 동일한 상품에 차별이 극심했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체적으로 옳았던 정책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그는 “단통법으로 인해 통신사 수익만 늘었고 결국 이용자가 피해를 봤을 것이라는 비판이 있다”며 “하지만 경제라는 것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통신사의 수익이 늘었다면 제조사나 유통에서 수익이 줄었을 것으로 예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일반 국민, 단통법 체감 효과 없어

반면, 변정욱 국방대 박사는 “단통법 시행 이후 연간 통신비가 2천600원에서 5천원 감소했는데 이용자들이 체감할 만한 수준인지는 의문”이라며 “일반 국민들이 체감하기에는 아무런 효과가 없고 오히려 저렴한 가격에 공짜로 단말을 살 수 있는 기회만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월 217~417원의 통신비 인하 효과가 발생했지만 단말을 비싸게 살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통신비 인하 효과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어, “최근에는 데이터 이용량이 계속 증가하면서 고가요금제를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며 “때문에 또 다시 통신비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고 일반 국민들은 단통법이 통신비를 증가시키는 주범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단통법을 완화하거나 폐지하면 반대로 가계통신비가 급격히 증가할 수도 있다”며 “통신시장이 경쟁적 요금보다는 독과점적 요금 구조를 띠고 있고 통신의 필수성이란 점을 감안하면 통신비 정책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한 때이고 음성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이용행태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도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요금인하 해법, 단통법보다 알뜰폰

이처럼 패널들은 단통법이 경쟁 활성화에 따른 요금 인하에 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점에서 알뜰폰을 통한 요금경쟁을 꾀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김성환 교수는 “알뜰폰 가입자 수가 이미 포화된 상태로 간주되지만 이동통신 가입자 시장의 추가적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며 “시장 확대 효과는 알뜰폰 서비스가 제공하는 저렴한 요금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알뜰폰 자회사가 시장에서 22.2%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효한 경쟁압력을 제공한다거나 경쟁촉진 효과가 제한적이라 하더라도 도매규제 정책으로서 요금인하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충분히 효과적”이라며 “자회사들이 저가요금에 특화된 일종의 서브 브랜드로써 기능한다는 점에서 후생증진적 가격차별화와 요금인하 효과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또 “알뜰폰 활성화 정책이 제4이통의 진입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에서 대체재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질적으로는 도매규제 정책의 성격을 갖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도매요금 규제정책은 향후 통신요금 정책의 핵심적 요소가 될 것이기 때문에 제도의 체계화, 정교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