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거리 연장 전기차, 국내 車 새 시대 여나

쉐보레 볼트(Volt) 출시로 시장 활성화 조짐

카테크입력 :2017/01/31 16:00    수정: 2017/01/31 16:01

‘EREV'가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순수 전기차, 수소차 등으로 나눠진 국내 친환경차 시장에 새롭게 등장했다. 그 시작을 연 EREV 모델은 내달 1일부터 일반 판매에 나서는 쉐보레 볼트(Volt)다.

자동차 업계에서 쓰이는 용어인 ‘EREV'는 ’Extended Range Electric Vehicle'의 줄임말로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라고 불린다. 만일 차량 내 탑재되는 배터리가 소진될 경우, 엔진의 동력으로 배터리를 충전시킬 수 있는 것이 EREV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이다.

■티볼리로 EREV 시대 준비한 쌍용차

EREV는 지난 2015년부터 국내 시장 진출 준비에 나섰다. EREV 양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기업은 바로 쌍용자동차와 한국GM 등이다.

쌍용자동차는 지난 2015년 스위스 제네바모터쇼 현지에서 전기 콘셉트카 ‘티볼리 EVR'을 최초로 선보였다.

당시 공개된 티볼리 EVR은 소형 가솔린 엔진과 95kW급 모터, 25kWh급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됐다. EV모드로 주행하면 최대 130km까지 주행할 수 있으며, 레인지 익스텐드(Range Extend) 모드로 설정하면 최대 500km까지 주행할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 티볼리 EVR의 EV(전기차) 모드시 주행거리는 현재 판매중인 르노삼성 SM3 Z.E. 순수전기차 주행거리(135km)와 맞먹는 수준이다.

2015년 제네바모터쇼에서 최초 공개된 쌍용차 주행거리 연장 전기 콘셉트카 '티볼리 EVR' (사진=쌍용자동차)
티볼리 EVR 뒷모습 (사진=쌍용자동차)

쌍용차는 이에 힘입어 기존 티볼리 양산차 플랫폼을 적용한 또다른 ‘티볼리 EVR' 모델을 지난 2015년 6월 2일 코엑스 ’국제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에서 선보였다. 당시 공개된 모델은 80kW급 전기모터와 25kWh 고전압 리튬 폴리머 배터리가 탑재돼, 제네바판 ’티볼리 EVR'보다 낮은 성능이다. 그래도 EV모드 시 주행거리는 125km며, 엔진이 개입되면 최대 400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쌍용차는 현재 EREV 기반 양산차를 시장에 내놓을지에 대한 여부를 고민중이다.

최종식 쌍용자동차 대표이사는 지난해 5월 12일 ‘자동차의 날’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향후 친환경차 출시 방향에 대한 회사 측 입장을 전했다.

최 대표는 “쉐보레 볼트(Volt) 같은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로 개발할지, 아니면 순수 전기차로 개발할지 고민중”이라며 “친환경차 개발방향은 올해 내로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번 충전으로 최대 400km 이상 주행 가능한 쌍용차 티볼리 양산형 기반 '티볼리 EVR' (사진=지디넷코리아)

■부산모터쇼 이후 8개월만에 일반 판매되는 볼트

한국GM도 쌍용차와 비슷한 시기에 EREV 시장 준비에 나섰다.

세르지오 호샤 전 한국GM 사장은 지난 2015년 5월 4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세계전기차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차세대(2세대) 쉐보레 볼트를 오는 2016년 한국에 출시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차세대 볼트는 국내 전기차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샤 전 사장의 로드맵은 약 1년 1개월만에 이뤄졌지만,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다.

볼트는 지난해 6월 부산모터쇼서 국내 최초로 공개됐다. EV모드 시 주행거리는 89km며, 가솔린 엔진 주행거리 합산시 최대 676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순수 전기차에 육박하는 18.4kWh 용량의 LG화학 배터리가 탑재돼 업계 이목을 사로잡았다.

쉐보레 볼트(Volt)를 소개하고 있는 데일 설리번 한국GM 부사장 (사진=지디넷코리아)
쉐보레 볼트(Volt)(사진=한국GM)
쉐보레 볼트(Volt) 실내(사진=한국GM)

하지만 볼트는 부산모터쇼 공개 이후 곧바로 일반 판매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EREV는 미국과 달리 국내 시장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볼트의 국내 국고 구매 보조금은 500만원에 불과하다. 약 894만원(7천500달러)인 미국 내 볼트 구매 보조금보다 턱없이 부족한 편이다.

결국 볼트는 부산모터쇼 개최 이후 3개월 만인 지난해 9월부터 국내 카셰어링 업체에 우선 보급됐다. 한국GM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부터 12월까지의 볼트 보급대수는 총 40대다.

그동안 자동차업계에서는 볼트가 카셰어링 업체로만 보급되기엔 아깝다는 평가를 냈다. EREV 모델 기반인 볼트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이탈 방지 보조시스템 등 부분 자율주행을 즐길 수 있는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기능도 탑재됐기 때문이다. 국내 자율주행 및 친환경차 발전을 위해서는 볼트의 일반 판매가 필요하단 목소리도 있었다.

쉐보레 주행거리 연장 전기차 볼트(Volt) (사진=지디넷코리아)

고심 끝에 한국GM은 내달 1일부터 볼트의 국내 판매를 결정했다. 부산모터쇼 최초 공개 이후 약 8개월만이다.

볼트 판매 가격은 3천800만원이며, 500만원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구입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반영할 경우 3천157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웬만한 일반 준중형차보다 비싸다는 점은 옥에 티다. 180만원에 해당하는 ADAS 관련 패키지를 선택할 경우, 소비자가 부담해야 할 가격은 3천300만원대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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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은 볼트의 가격이 비싸지만 EREV가 친환경차 시장을 이끌 수 있는 매력이 있다고 강조한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전 사장은 내달 1일 출시될 볼트에 대해 “전기차의 가장 큰 문제는 충전 인프라 부족과 제한된 충전 거리다. 볼트는 이 두가지 도전과제를 극복할 수 있는 모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