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정기 인사와 조직 개편 타이밍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삼성은 통상 매년 12월 초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다. 이후 임원(부사장 이하) 후속 인사를 하고 각 계열사 조직개편을 통해 전열을 가다듬는다. 이와 함께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장단기 투자 및 집행 계획을 확정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올해는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 수사로 최고 경영진의 발목이 잡히면서 하염없이 늦춰지고 있다.
삼성 안팎에서는 현재 2월 인사설과 특검 수사가 모두 종료되는 3월 이후설 등 의견이 분분하다.
특검팀의 수사기간은 오는 2월 28일까지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승인을 받으면 30일간 더 연장할 수 있다.
삼성이 다음달 인사에 나설 것으로 보는 배경은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현실론에 근거한다.
또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이미 반환점을 돌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가 3월 13일 이전에 결정돼야 한다는 헌법재판소 내 재판관들의 의견 등 '비선실세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불확실성이 걷혀지고 있다는 점도 2월 인사설에 힘이 실리는 배경이다.
반면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기는 했지만 미래전략실 최지성 부회장 등 경영 수뇌부가 여전히 수사선상에 올라 있고 반(反)삼성 정서가 높은 상황에서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아 3월 이후가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조직개편이 그룹 미래전략실 해체와 연계되어 있고 또 최순실 사태로 인한 기업 이미지 추락에 대한 그룹 전반의 쇄신안 마련에도 시간이 걸리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일단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경영 정상화 기류가 감지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3일 '갤럭시노트7'의 발화 원인을 발표하고, 24일에는 4분기 실적 발표까지 마쳤다.
지난 주 이 부회장 구속영장 실질심사로 무산됐던 삼성 사장단 회의도 26일에는 정상적으로 열리면서 분위기는 일단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이날 사장단 회의에 참석했던 고동진 무선사업부 사장은 삼성그룹 정기 임원인사와 관련해 결정된 사항이 있냐는 질문에 "구체적인 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오는 3월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8 출시와 미국 전장기업 하만 인수 작업 마무리 등 향후 경영 일정을 감안하면 인사를 마냥 늦출 수만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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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관계자는 "인사가 먼저 이뤄져야 밀렸던 경영 전반의 모든 것이 풀리기 때문에 시점을 고민하고 있다"며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긴 하지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재계 관계자는 "아마도 삼성 입장에서는 특검이 더 이상의 압수수색이나 영장 재청구 등 액션을 취하지 못하는 시점을 예의주시하며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며 "특검의 동력이 떨어지는 내달 2월 중순이나 탄핵 심판 직전인 3월초 타이밍을 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