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구 우리은행장 내정자 "자회사 효율화 중요”

한일·상업 동수 임원제 넘어선 인사시스템 개편 추진

금융입력 :2017/01/25 17:48

송주영 기자

“자회사들의 수익성과 효율성이 낮은 것이 사실이라 우리은행 영업은 그룹장에게 맡기고 자회사 수익성, 효율성에 깊이 관여할 것입니다. 좋은 기회가 생기면 M&A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지만 우선 내부 성장에 중점을 둘 것입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 내정자가 25일 서울 명동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민영화 원년을 맞이해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을 위해 자회사 내실 경영, 주주사들과의 협업 강화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또 민영화 첫해를 맞아 과점주주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외부 컨설팅 업체가 참여하는 TFT를 구성해 인사제도 혁신을 이루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 행장 내정자는 “지난해 민영화에 성공해 과점주주들에 의한 집단경영이라는 새로운 지배구조를 갖게 됐다”며 “원년을 맞은 새로운 지배구조 시험대에서 막중한 임무에 감사의 마음과 무거운 책임감도 같이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사외이사들과 긴밀한 의견교환과 적극적인 협조, 지원으로 경영성과를 높여나가겠다”며 “급변하는 은행 환경에서도 발빠른 정책대응으로 주주들에게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증권·보험사 인수는 2차 과제”

이 내정자는 이 자리에서 수익 포트폴리오 강화 등을 언급하며 지주사 전환 의지를 밝혔다. 그는 “지주사로 전환하게 되면 자본비율도 좋아지고 추가적인 자회사를 매입하거나 M&A할 때 들어가는 비용도 조절되기 때문에 사외이사 협의 아래 능동적으로 대처하도록 사전에 교감을 많이 가졌다”며 “수익 포트폴리오를 빠른 시일내에 완성시키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증권, 보험사 인수, 합병은 2차 과제라고 선을 그었다. 먼저 내실경영을 강화하고 과점주주들이 속해 있는 증권사 등과의 협업에 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과거 민영화 과정에서 대형 증권사였던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비롯해 우리아비바생명 등을 매각했다. 금융지주사들이 교차판매, 복합점포 등으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는 반면 지주사 체제를 포기해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이광구 우리은행 차기 행장 내정자가 민영화 25일 기자간담회에서 민영화 원년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 내정자는 “주주들과 증권, 보험사 관련 논의는 아직 못했다”며 “(M&A)는 캐피탈 등 조그만 것부터 시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증권사는 두 번째, 보험사는 맨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보험(M&A)은 IFRS9이 시행되면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부분이 있어 몇 년후에 생각한다”며 “보험은 투자하신 과점 주주들이 갖고 있는 회사가 있기 때문에 그분들과의 코어 얼라이언스같은 것을 통해 먼저 추진하고 순차적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과점주주와의 협력을 강화해 계열사로 증권, 보험사가 없는 한계를 극복방안으로 제시했다. 사례로 한화생명과 함께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한 예를 들었다.

이 내정자는 “한화생명과 동남아 시장에 동반진출해 우리은행 동남아 네트워크에 보험 판매창구를 샵인샵으로 넣어서 같이 해보자고 한 것이 업무 협약을 맺은 좋은 사례”라며 “투자 과점 주주들의 동남아 네트워크가 은행에 비해 미약한데 협업을 할 수 있는 좋은 분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복합점포는 크게 생각하지 않고 있고 증권사들 내점 고객들도 점점 감소하기 때문에 모바일쪽으로 얼라이언스를 맺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며 위비 플랫폼을 이용한 협업 계획에 무게를 실었다.

■오는 6월까지 인사시스템 개편안 마련

또 이 내정자는 성과주의 확대를 위한 우리은행 인사제도 개편 의지도 밝혔다. 외부 컨설팅 업체와 우리은행 내부 인력으로 구성한 TFT를 발족해 새로운 인사평가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다. 그동안 우리은행 체제를 유지했던 상업과 한일은행 출신 동수로 구성했던 임원인사 시스템도 상반기 내 재정비할 예정이다.

이 내정자는 “상업과 한일은행 동수로 구성하는 데 관해서도 이번 인터뷰에서 민영화된 은행은 객관적 평가 기준에 따라 다시 시작하는게 맞지 않냐는 이사님들의 의견이 있었다”며 “이번 인사이동은 당연히 동수로 가야 할 것 같고 외부컨설팅, 인사조직하고 같이 해서 TFT를 구성해 개선안을 마련하고 객관적인 평가기준, 인사원칙에 대한 모범답안을 6월까지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를 전 직원에게 공표하고 노조와의 협의를 거쳐 올해 12월부터 출신은행별 비율이 아닌 성과평가, 인사평가를 통한 인사시스템을 재정비할 계획이다.

TFT는 성과급 체계도 마련하게 된다. 이 내정자는 “우리 직원 일부와 컨설팅 TF를 통해 인력 구조 승진에 대한 여러 가이드라인과 성과급 제도를 같이 만들려고 준비중”이라며 “어떤 성과가 났을 때 노사가 매번 새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성과 보상체제를 만드는 것이 지속적인 은행 경영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우리은행 인력구조가 중간 간부급이 많은 항아리형 구조인데 구조조정 계획은 없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임금피크 인원 600여명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며 “600명을 제외하면 모든 인력구조는 피라미드 형태의 좋은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임금피크 인력만 해결되면 되기 때문에 전체 인력을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은 생각하지 않는다”며 “매년 700여명이 자연 감소되고 타행 평균과 맞춰 신규 채용 인력을 조정해가면 좋은 모양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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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내정자는 지난 임기를 3년에서 2년으로 줄인데 이어 올해 새로 시작하는 임기도 2년이 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 내정자는 임기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에 임기를 2년으로 약속을 했다”며 “계약기간은 2년이지만 주인이 있는 은행으로 과거와 차이가 있고 일반회사 CEO 임기는 주주들에게 달렸다고 생각하며 매 순간마다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