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상생 플랫폼' 힘차게 뛴다

협업 프로젝트 본격 가동…O2O 플랫폼 변신 선언

인터넷입력 :2016/12/30 11:08    수정: 2016/12/30 13:08

손경호 기자

국내 양대 포털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올해 키워드는 '플랫폼'과 '상생'이었다. 이들은 올 한해 줄곧 플랫폼을 통한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메시지를 강조해왔다.

사실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파트너와의 협업은 필수가 된 지 오래다.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공룡기업들도 무료 API를 공개하며 외부 개발사를 끌어들이는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행보도 이런 트렌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물론 일부에선 거대 포털이 골목상권을 침해한다거나 스타트업 아이디어를 빼앗아간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포털과 모바일메신저를 쥐고 있는 이들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협업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당장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플랫폼 비즈니스는 인터넷 기업의 장기 생존과 성장을 보장하는 필수 조건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 네이버, 샵윈도-프로젝트 꽃 등 협업 프로젝트 연이어 공개

네이버가 내세운 대표적인 파트너 협업 플랫폼은 2014년 12월 선보인 '샵윈도'다. 이후 2015년 10월부터 네이버쇼핑 '윈도시리즈'로 이름을 바꾼 이 서비스는 오프라인에서 옷이나 인테리어 제품, 피규어, 화장품, 음식 등을 판매했던 소상공인들이 무료로 입점해 자신들의 상품을 온라인에서도 유통할 수 있도록 했다.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거나 매장이 없더라도 정품을 취급한다는 등 조건을 충족하면 이곳에 입점할 수 있다.

네이버는 지난 8월에는 '프로젝트 꽃'을 발표하면서 상생 키워드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창작자와 스몰비즈니스(소상공인)가 오프라인에서 대중들과 만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마련해 나가겠다는 것이 '프로젝트 꽃'에 담긴 비전이다.

내년부터 네이버를 이끌게 되는 한성숙 대표 내정자가 이 프로젝트와 함께 네이버쇼핑 윈도시리즈 등을 이끌어 왔던 만큼 앞으로도 오프라인 상점, 창작자, 스몰비즈니스를 지원하기 위한 네이버의 행보는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5월 기준 네이버쇼핑 윈도시리즈에 입점한 오프라인 매장은 전국 6천여개다. 서비스 초기에는 패션, 리빙, 신선식품으로 시작했으나 이후 백화점, 뷰티, 키즈, 레저용품 등으로 영역을 확대한 결과다. 네이버가 입점 매장 623개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45.3%가 온라인 매장에서 오프라인 매장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카카오, O2O 플랫폼 사업자로 자리매김 하나

카카오는 다음과 합병 후 김기사를 인수하면서 확보한 지도 데이터를 활용하는 카카오택시, 카카오드라이버, 카카오헤어샵 등을 제외한 나머지 분야에서는 'O2O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10일 3분기 실적발표에서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스마트모빌리티 영역을 제외한 생활 플랫폼 영역에서 '게임 for kakao' 처럼 O2O플랫폼 사업자들과 협업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직 구체적인 방안은 나오지 않았지만 음성인식, 언어처리, 인공지능 등 기술을 활용해 24시간 카카오톡 내에서 챗봇을 통한 구매, 결제, 상품문의를 지원하게 된다.

최근 내놓은 카카오TV는 카카오톡과 시너지를 내면서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하는 홈쇼핑 혹은 소상공인이나 전문 창작자들의 모바일 상품 소개 채널로 활용될 전망이다. 카카오TV로 상품을 본 뒤 카카오톡 내에서 상품에 대한 문의를 하고 카카오페이로 결제하는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관련기사

카카오가 올해 초 1조7천800억원 거금을 들여 인수한 로엔엔터테인먼트는 2014년부터 음악플랫폼인 멜론을 서비스하면서 쌓아온 빅데이터를 기획사, 아티스트에게 공개하는 '뮤직라이프커넥티드플랫폼(MLCP)'을 내세우는 중이다. 이를 지원하기위해 아티스트 마케팅 플랫폼인 '파트너센터'를 구축해 기획사가 팬들의 콘텐츠 이용내역, 음악감상패턴 등을 보고 필요에 따라 마케팅 전략을 운영할 수 있게 했다.

MLCP를 통해 멜론 내에서 해당 아티스트를 좋아하는 전체 사용자수, 아티스트들과 커뮤니티를 통해 연결된 팬 수와 함께 팬들의 날짜별, 성별, 연령별 현황 등에 대한 빅데이터를 기획사와 아티스트들이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팬들과 소통할 기회가 부족한 인디 아티스트나 해외 아티스트들도 이를 활용해 활동영역을 넓힐 수 있다"고 로엔 관계자는 설명했다. 현재 멜론 파트너센터에는 약 2만6천명 아티스트가 등록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