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부·트랙스 '씽씽'...한국GM 내수 10% 초읽기

'신차' 승부수 적중...1~11월 누적 점유율 9.9%

카테크입력 :2016/12/27 08:48    수정: 2016/12/27 10:51

정기수 기자

한국GM이 지난 2007년(10.3%) 이후 한 번도 달성하지 못한 내수 점유율 두 자릿 수 돌파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내수 점유율 확대를 위해 절치부심 끝에 승부수로 꺼내든 '신차' 카드가 주효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올해 선보인 신형 말리부·트랙스 등이 잇따라 모두 시장에서 순항하며 9년 만에 내수 점유율 10% 달성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올 1~11월 한국GM은 국내 시장에서 16만1천962대를 판매, 전년동기 대비 15.6%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총 자동차 판매량(163만9천398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9%로 집계됐다.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이 '올 뉴 말리부'의 홈런을 기대하며 스윙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한국GM)

한국GM은 올 1월 내수 점유율 8%대가 무너지며 올해도 10% 달성이 여의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선보인 스파크가 꾸준한 판매량을 보인데다, 말리부와 트랙스 등 신차들이 날개 돋힌듯 팔리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신형 말리부의 판매 호조가 지속되는 데다 신형 트랙스의 신차 효과가 극대화 되며 내수 판매 상승세가 이어지는 모양새"라면서 "12월 판매 점유율을 합하면 한국GM의 올해 내수시장 연간 점유율은 1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실제 지난 11월 한국GM은 내수에서만 전년동월 대비 50.6% 급증한 1만7천236대를 판매하며 2002년 출범 이후 11월 판매량 중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전월 대비로도 3.0%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전체 국내 완성차업체의 내수 판매 평균 증가율(2.2%)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은 최근 전체 임직원에게 보낸 CEO 메시지를 통해 "올해는 우리 회사가 내수시장에서 판매 성장을 비롯해 많은 성과를 거둔 매우 의미 있는 한 해"라며 "지금은 두 자릿수 시장점유율 달성과 함께 올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스파크(사진=한국GM)

일단 분위기는 좋다. 한국GM의 전체 내수 판매량 중 56%를 책임지고 있는 경차 스파크는 지난달 6천533대가 팔려 전년동월 대비 46.1% 늘었다. 전월 대비로도 1.9% 늘었다. 스파크는 올 1~11월 7만956대가 팔려나가 기아차 모닝(6만6천925대)를 제치고 차급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변이 없는 한 올해 경차 시장 1위가 유력한 상황이다.

중형 세단 신형 말리부는 지난달 4천149대가 판매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9.3% 급증했다. 특히 판매가 본격화된 6월부터는 택시·렌트카를 뺀 중형 가솔린 중형차 기준 판매 1위 자리를 노조의 파업 여파로 생산량이 감소한 8월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놓치지 않았다. 11월 누적 기준 판매량은 3만2천504대로 옛 GM대우 시절인 2006년 이후 10년 만에 중형세단 연간 내수판매 3만대를 넘어섰다. 부평공장의 생산 정상화로 고객 인도 기간이 1달 이내로 줄어들며 최대 4달까지 소요됐던 공급 적체가 해소된 점도 판매 확대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최근 국토교통부 신차 안전도평가에서 최고점을 받으며 '올해의 안전한 차'에 선정된 것도 호재다. 말리부는 올해의 안전한 차 심사에서 사고예방 안전성 분야 평가기준을 유일하게 충족, 가산점을 얻었다. 한국GM은 신형 말리부의 차별화된 안전사양을 앞세워 패밀리카가 주된 수요인 중형세단 공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쉐보레 더 뉴 트랙스(사진=한국GM)

지난 10월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로 출시된 신형 트랙스 역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 트랙스는 지난달 2천505대가 판매돼 전월(1천297대) 대비 93.1% 급증, 해당 차급 2위로 올라섰다. 특히 티볼리, QM3, 니로 등 경쟁 모델들이 모두 전달보다 감소세를 기록한 것과는 달리 판매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9월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간 카마로 역시 3개월간 604대가 팔려 지난해 전체 판매량보다 14배 가까이 급증했다. 수요가 한정돼 있는 고성능 스포츠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수준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한국GM 관계자는 "올해 국내 시장에 투입한 신차들의 가성비가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끄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달 각종 프로모션 등 다양한 수단을 총동원해 남은 기간 내수 점유율 10% 달성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은 연말까지 판매 확대를 위한 공격적인 판촉을 진행 중이다. 이달 말까지 쉐보레 콤보 할부를 이용해 스파크를 구입하는 고객에게 100만원의 현금 할인과 최대 4.9% 60개월 할부 혜택을 준다. 현금 할인 대신 딤채 김치냉장고를 선택할 수도 있다.

또 2016년형 아베오, 크루즈, 트랙스 등 3개 차종을 구입하는 고객에게는 취득세 7%와 자동차세 1년치를 할인해 준다. 이 조건을 활용해 크루즈 구입 시 최대 215만원, 트랙스는 최대 206만원, 아베오는 최대 159만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말리부 구매 계약 고객 중 매일 한 명을 추첨해 100만원 상당의 SK상품권도 제공한다. 계약 고객 전원에게는 계약금 10만원도 지원한다.

쉐보레 카마로 SS(사진=한국GM)

다만 올해 한국GM이 연간 판매목표로 내세운 19만1천대 달성은 불투명하다. 올해 연간 판매량은 월평균 판매치를 감안하면 18만여대 수준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의 판매량은 올해 당초 목표치에는 못 미치지만, 이미 지난달 역대 연간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던 지난해 실적을 넘어섰다"며 "올해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경기 침체 등으로 내수부진이 지속된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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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은 내년에도 다양한 신차들을 국내 시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우선 다음달 17일 미디어 대상으로 9년 만의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인 준중형세단 '신형 크루즈'를 새해 첫 신차로 선보인다. 내년 상반기에는 전기차 볼트(Bolt)를 국내 시장에 투입, 친환경차 시장 공략도 강화한다.

내년 1월 1일부로 한국GM의 사령탑을 맡은 지 1년을 채우게 되는 제임스 김 사장은 신형 크루즈 출시 행사에서 회사의 미래전략 등을 담은 경영 메세지를 공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한국GM이 선보인 신차들이 경쟁 차종 대비 탁월한 가성비로 시장의 호응을 이끌어냈지만, 김 사장이 세일즈맨을 자처하며 대외활동에 적극 나선 점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시킨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